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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 정도는 훈련시켜 두어야 한다 - 4 : 모둠별 발표훈련

by 깜쌤 2012. 3. 21.

 

사회 교과서의 본문을 보고 내용을 정리하는 것은 발표수업을 위한 가장 초보적인 훈련의 1단계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더 진행하기 전에 한가지 양해를 구해둘 것이 있습니다. 제가 지금 이야기드리고자 하는 이런 부분은 제 자신이 자주 쓰는 교수학습 모델가운데 하나라는 것이지 가장 보편적이며 타당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선생님들이 적용해보고자 할때 반드시 자기화시켜서 해볼 것을 권합니다. 혹시 선생님이 가진 견해와 다르더라도 '이럴수도 있는 것이구나' 하는 정도로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학습장을 정리하는 것은 과제로 미리 내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교사의 입장에서는 '다음 과제는 이것이다'라는 식으로 매일매일 과제제시를 하는 것이 번거로울 수 있으므로 아이들에게 미리 '자동적으로 이런 것 정도는 해와야한다'는 식으로 미리 못을 박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학습훈련이라는 것이죠.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과제를 해오지 않는 아이는 어떻게 하느냐'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정말로 어렵고 힘든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 부분에 관해서는 다음에 다시 말씀을 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저는 한마디로 이렇게 대답합니다. '안하거나 못하면 하도록 만들어준다'고 말이죠.

 

수업이 시작되면 교사는 수업주제와 목표를 확인해주고 동기유발을 시켜 학습에 관한 의욕을 불러일으킨 뒤 모둠활동을 하게 합니다. 모둠활동을 하는 단계부터가 정말 중요합니다. 오늘 공부할 내용에 대해 미리 파악을 해서 학습내용을 정리해둔 학습장을 펴두고, 모둠을 만든 네명의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모둠 멤버들끼리 반드시 존대말을 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존대말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행동특성상 자기들끼리의 토론에서 반말을 하게 되면 쓸데없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이야기를 해나가다가 의견이 엇갈릴 경우에는 감정에 치우쳐 쉽게 상스런 소리를 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지 안그런지는 한번 실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해나갈때는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반말을 해도 관계없는 일이지만 일단 공적인 자리에 서면 서로가 존대말을 하는게 예의입니다. 그러므로 아이들간의 대화이지만 수업이라는 공식적인 활동속에서는 존대말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모둠을 이루는 네명가운데 한명을 모둠장으로 임명해서 모둠 안에서의 자유스런 토론을 이끌어나가도록 해두는 것이 여러모로 효과적입니다. 학년초여서 아이들의 특성과 능력을 파악하여 모둠장으로 임명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지혜를 조금만 발휘하면 쉽게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학기초에는 진단평가를 하게 됩니다. 진단평가 자료를 잘 활용하면 아이들의 학력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가 교직생활을 하는 경상북도의 경우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진단평가 시험을 치렀습니다. 요즘은 답안지 작성시 OMR카드를 쓰는게 대세입니다만 천만다행으로 문제지는 수거해서 폐기하지 않았기에 문제지에다가 정답을 함께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OMR카드를 수합하여 상부기관에 제출하고 난뒤 시험지를 가지고 정답을 확인해보면서 아이들의 학력실태를 쉽게 파악해볼 수 있었습니다. 일주일 정도 생활하면서 알게된 아이들의 수준에다가 진단평가 결과를 대입해보았더니 누가 모둠장으로 적합한지 대강 답이 나오더군요. 이런 과정을 통해 예상외로 모둠장 임명에 대한 문제가 아주 쉽게 해결되었습니다.

 

 

 이제는 모둠장을 줌심으로 해서 서로서로 의견을 나누어 보는 시간입니다. 아이들끼리 이야기를 해보도록 유도하는 단계로서 닫힌 말문을 트게 해보는 것이죠. 자기들 모둠 안에서 조사해온 자료를 가지고 자유롭게 서로 발표를 하는 것이므로 아이들도 발표에 큰 부담을 가지지 않습니다. 

 

모둠 안에서 단순히 발표만 한다면 잡담으로 그칠 수도 있으므로 전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해서 브리핑을 하기 위한 핵심내용을 정리하도록 미리 요구를 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핵심내용 정리에 관한 약간의 힌트가 숨어있습니다.

 

 

저번 글에서 교사가 학습을 위해 점검해야할 사항으로 필기도구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모두 개인용 네임펜이나 형광펜 같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내용을 강조한다던가 실물화상기에 발표지를 올려두고 발표를 할때 그와 같은 필기도구들은 아주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네명의 아이들이 오늘 주제에 관한 내용을 서로 확인해보며 발표지를 만드는 모습입니다. 중요한 것은 학습내용을 이야기해보는 것인데 그게 과연 될까 하고 의심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실제로 시도를 해보면 아이들은 예상외로 쉽게 적응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자료를 찾아보고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사회과 교과서에는 유난히 많은 사진과 통계표와 그림같은 것이 등장하는데요, 그런 것들은 보기 좋으라고 있는게 아닙니다.

 

아이들은 다양한 자료들을 보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그림자료들을 보고 알 수 있는 사실을 이야기해보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기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게 이루어지면 그다음에는 통계자료를 가지고 알 수 있는 내용을 이야기해보도록 유도합니다. 

 

 

이런 훈련과정을 조금만 거치면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야기할 거리가 수도없이 많이 있음을 깨닫게됩니다. 이 말을 뒤집어 말을 하면 결국 사회과 수업에는 수많은 자료들이 필요하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이는 사회과 부도와 사회과 탐구 같은 교과서가 필요한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식의 기본훈련이 되어있지 않은 아이들은 말을 할 기회를 잡지도 못할 뿐더러 수업시간에 할말이 없어서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이런 수업을 해보면 노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될것입니다. 문제는 발표의 빈도와 수준문제인데 그것도 세월이 지나면 조금씩 해결될 것입니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경우 전체토론에서도 발표를 하는 아이들이 학급내 30명 가운데 25명 이상이 되더군요. 모둠안에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숫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말하기를 권하면 모두들 한마디씩 다하게 됩니다. 그정도만 되면 발표학습이 저절로 토론학습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부해 온 학습내용을 서로 이야기해보고 정리하는데 절리는 시간은 숙달되면 8분 정도에 해결이 납니다. 학년초에 처음 훈련을 시킬때는 약 20분 정도가 소요되었는데 일주일만 지나면 15분 정도로 줄어들고 나중에는 10분 정도까지, 마지막에는 8분 정도대까지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로 하여금 발표할 내용을 표로 만들게 하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핵심내용만 정리해두고 나버지 내용들은 머리속에 저장시켜 두었다가 나중에 발표를 할때는 자기가 알고있는 지식을 총동원하여 이야기를 하게 합니다. 그래야만 아이들의 발표실력이 늘어갑니다. 정리한 종이를 들고 단순하게 읽어내려가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그려나가는 표를 보시기 바랍니다. 표를 만든답시고 표둘레의 선까지 다 넣으면 한없이 시간만 흘러갑니다. 그러므로 이런 식으로 간단히 나타낼 수도 있다는 것을 다른 모둠 아이들에게 소개를 해주면 소요시간을 빠르게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표를 만들고 정리를 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버리면 정작 아이들이 말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다 뺐기고 맙니다.

 

 

모든 모둠마다 정리하는 모습이 다릅니다만 내용은 거의 비슷합니다. 주제가 같으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적용해보면 알겠습니다만 이런 것은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한두번만 훈련을 하면 아이들은 쉽게 따라옵니다. 제경험으로 보았을때 3학년 아이들도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다른 글에서 이야기를 한 사실이 있습니다만 제가 가지고 다니는 외장 하드 속에는 이런 사진들이 엄청나게 많이 저장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필요할때마다 모니터에 연결하여 아이들에게 보여줍니다. 이 글을 읽어나가시는 선생님들도 손에 폰카메라나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수업장면을 자주 촬영해두면 다음 학기나 다음 학년도에 아이들을 가르칠때 엄청나게 유용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훈련에 좀 더 숙달된 아이들은 참고도서를 가득 들고오기도 합니다. 참고도서를 많이 활용할 줄 아는 아이들은 교과서만 가지고 공부를 하는 아이들보다 지식수준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처음에 한두명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순식간에 전염되어 서로 경쟁을 하게 되는데 나중에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오는 일까지 벌어지게 되는 것이죠.

 

 

 전체발표를 위하여 사용하는 종이는 이면지를 재활용한 것입니다. 학교 복사기 부근에 돌아다니는 복사지를 모아서 교실의 특정한 장소에 가져다 두고 마음껏 사용하게 합니다. 그러면서 자원재활용교육까지 겸하는 것이죠. 단 이면지는 쉬는 시간에 미리가져가도록 철저하게 지도해두어야합니다. 수업이 시작되고 난 뒤에 종이를 가지러 가도록 허용하면 수업분위기가 깨어지기 때문입니다. 교사는 이런 식으로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도 신경을 써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글에서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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