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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 정도는 훈련시켜 두어야 한다 - 3 : 학습장 정리

by 깜쌤 2012. 3. 19.

 

윗글에서 사회과목을 중심으로 해서 발표훈련을 시키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그 과정을 소개해드리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이어나가보겠습니다. 학기초에 기본 생활훈련을 시켜놓은 뒤 학습훈련을 시켜나갑니다. 첫날이나 이튿날부터 당장 진도를 나가는 선생님들도 계십니다만 저는 그것을 정도(正道)라고 보지 않습니다. 학습훈련을 먼저 시켜두고 진도를 나가는 것이 도리라고 본다는 말이죠.

 

학습훈련이라고 할 경우 어떤 내용을 포함할까요? 제일 첫번째가 말하는 사람을 쳐다보는 훈련입니다. 교실에서 말하는 사람은 교사 아니면 아이들 뿐입니다. 교사를 포함하여 누구든지 교실에서 일어서서 말을 하게되면 반드시 쳐다보도록 훈련을 시켜둔다는 말입니다. 

 

우리 한국인들이 빨리 버려야 할 습성 가운데 하나가 대화를 하면서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길거리나 엘리베이터 속에서 눈이 마주쳤다고 해서 살인사건까지 벌어지는 나라는 아마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학교나 학원에서도 교사나 강사가 강의를 하면 모두 고개를 숙이고 부지런히 받아적는 것을 공부라고 착각하는 이런 분위기속에서 토론학습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말하는 사람을 쳐다보는 훈련이 이루어지면 그 다음에는 두번째로 이런 정도를 짚어두어야 합니다. 내용이 엄청나므로 일일이 설명할 수 없기에 목록을 만들어 대강 정리해보겠습니다. 

 

 

♥ 수업을 시작하기 위한 인사

♥ 책상줄을 맞추어두는 방법

♥ 자기자리부근을 깨끗이 하는 방법

♥ 발표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고 앉는 요령

♥ 필통 정리방법

 

♥ 책상속 정리방법

♥ 책가방을 거는 위치

♥ 책과 학습장에 이름쓰기

♥ 발표하는 자세

♥ 발표자가 겹칠 경우 우선순위를 두는 요령

 

♥ 모둠을 만드는 방법

♥ 모둠을 해체하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법

♥ 모둠장 뽑기

♥ 목소리 크기 조절 훈련

♥ 발표자의 위치에 따라 쳐다보는 방법

 

♥ 발표자가 향하는 자세

♥ 교실 안에 있는 각종 학습기계 조작법 - 모니터, 비디오, 컴퓨터, 실물화상기, 세계지도

♥ 레이저포인트 사용법

♥ 일제히 답을 할때의 목소리크기 조절

♥ 학습장 정리요령

 

♥ 교과별 교과서 보는 방법

♥ 워크북 사용법 - 실험관찰, 수학익힘책, 사회과 탐구, 도덕과 보조교과서 사용법

♥ 포스트 잇을 사용한 첨지 사용법

♥ 형광펜, 네임펜, 사인펜, 볼펜, 색연필, 자동연필 등 각종 필기도구 사용법

♥ 간지 사용법

 

♥ 문헌 인용법

♥ 학습장 정리시에 필요한 일련번호 붙이기  

♥ 학습결과물 모으기

♥ 학습과제검사방법

♥ 학습장 및 일기장 제출요령

 

♥ 브리핑 요령

♥ 자, 삼각자 등 각종 학습도구 준비

♥ 모둠 안에서의 말을 주고받는 요령

♥ 복잡한 내용을 간단한 표로 만들기의 중요성

♥ 바른 연필잡기와 글씨쓰는 자세

 

♥ 보충설명 방법

♥ 질문요령

♥ 발표시의 변명과 역습요령

♥ 모둠별 학습시의 모둠내 토론시의 목소리 크기

♥ 발표지 작성 훈련

 

대강 정리해봐도 이런 정도는 언급해두어야 학습을 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추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복잡하고 자잘구레한 이야기를 언제 다할 시간이 있던가요? 그러므로 어느 한과목을 택해서 학습훈련을 해나감과 동시에 하나하나 언급하여 지도해나간다는 말입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사회과를 택하여 훈련을 시켜나갔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면 아래 사진을 보겠습니다.      

 

 

현재 6학년 담임을 하고 있거나 작년에 가르쳐 본 분이라면 공책 정리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과에서 새로운 큰 단원을 시작할 경우에는 한시간 정도를 투자하여 단원도입 내용을 파악하고 들어가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 부분에 관한 언급은 생략하고 두번째 차시의 수업내용부터 언급을 해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발표훈련을 시키면서 동시에 토론훈련을 시켜나가기 위해 먼저 첫번째 주제를 학습장에 정리하는 요령부터 가르쳤습니다. 지금 제가 이글 속에서 인용한 사진은 작년에 가르친 아이들의 공책정리모습입니다. 올해 아이들의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회고 수업을 위해 공책을 가지고 올때 작년에 쓰던 공책을 가지고 와도 된다고 했는데 아이들은 거의다 새로운 공책을 가지고 왔더군요.

 

 

선생님들도 잘 아시다시피 초등학교에서는 학습장 정리를 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교과서가 워크북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수업을 할때 아이스크림 같은 사이트에 접속해서 자료화면을 띄운뒤 그냥 클릭클릭해서 화면을 보여주고 마구 넘어가기도 합니다만 그것은 절대 옳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이트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그런 식으로 수업을 하는 것은 정도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슈타이너 교육 혹은 슈타이너 학교라는 말을 들어본 분들이 있지 싶습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독일 슈타이너 학교교육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교과서없이 공부를 한다는 것과 학습장 정리를 잘 한다는 것입니다. 학습장 정리를 잘 하는 아이들은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위력을 나타낸다고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정리한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모두들 정리한 내용이 다 다를 것입니다. 정리한 형식은 비슷할지 몰라도 정리한 내용은 아이들 수준에 따라 다 달라진다는 말입니다. 발표훈련을 시키기 전에 사회교과서를 보는 방법과 학습장 정리 요령을 가르쳤는데 벌써부터 정리하는 내용이 달라지기 시작하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제가 가르치는 반 아이들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학습장의 정리내용이 다 다르게 나옵니다. 지금은 그런 일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일부 학교 소수의 교실에서는 교사의 판서내용을 그대로 베껴쓰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어떤 아이들의 공책은 위에서 조금 언급한 독일 슈타이너 학교 아이들의 학습장처럼 예술적인 모습을 띄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 학습장을 아이들이 버릴 수가 있을까요? 자기가 정성을 들여 정리한 아이들은 학습장을 평생을 두고 소중하게 간직합니다. 슈타이너 학교의 졸업생들도 그런 모습을 보인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그정도로 잘한다는 말이 아니고요, 아이들은 핵심을 정리하고 학습한 내용을 보충,보완하는데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다는 말입니다. 

 

학습장이 단순히 아름답고 예술적인 모습을 가진다고 해서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학습장은 발표학습을 해나가기 위한 기초자료에 불과합니다. 한가지 주의할 것은 절대로 남의 공책을 보고 그대로 베끼지 못하도록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교과서를 정독해보고 핵심내용을 간추려 두어야만 발표학습에 끼어들 여지가 생기는 것이죠. 이런 훈련을 한시간에 걸쳐 실시를 했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지므로 다음 글에서 계속하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