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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공간에서 마시는 한잔의 커피

by 깜쌤 2012. 2. 23.

 

커피의 원산지는 에티오피아(=이디오피아)로 알려져 있다. 이디오피아는 6.25 전쟁때 군대를 보내주었던 아프리카 동부에 있는 나라이다. 이 나라 최후의 황제는 하일리에 셀라시에 황제로 알려져 있는데 1968년에 우리나라를 다녀간 사실이 있다. 이디오피아를 아랍어 발음으로는 아비시니아라고 부른다.  

 

 

이디오피아에서 시작된 커피는 오늘날 전세계로 퍼져 누구나 즐겨마시는 기호식품이 되었다. 물론 나도 커피를 마실줄 안다. 내가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처음에는 설탕과 프림과 커피가루가 한봉지 속에 다 들어있는 믹스트 커피(Mixed Coffee)를 마셨다. 인스턴트 커피의 특징인 그 특유의 달달함이 은근히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커피의 원산지격인 이디오피아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나라다. 이디오피아를 아랍어로 아비시니아라고 한다는 사실은 위에서 언급한 그대로다. 1902년 2월, 영국의 저명인사들로 이루어진 장난꾼들이 아비시니아 황제의 가족으로 위장하고는 당시 영국해군 최강의 군함으로 알려졌던 드레드노우트호에 승선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 장난꾼 가운데는 우리가 잘 아는 버지니아 울프가 끼어들어 있었던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미남시인으로 잘 알려진 박인환의 시에도 등장한다. <목마와 숙녀>속에 등장하는 것이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소녀의 옷자락을 생각한다 '는 식으로 등장한다. 버지니아 울프와 박인환이 커피를 즐겨마셨는지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다.

 

 

출근하면 달달한 커피를 한잔씩 마시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거의 중독(?)이 되었다. 중독이라니까 조금 이상한 표현이긴 하지만 마시지 않을때는 한두달씩 마시지 않아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나는 한때 차 애호가였다. 물론 지금도 차를 좋아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얼마전에도 좋은 홍차를 한통 구해다 놓았을 정도였으니까.

 

 

집근처에 커피가게가 생겼다. 한 일년 반정도 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집 부근에 있으니 한번씩 가서 원두커피를 마시고 온다. 드디어 믹스트 커피에서 원두커피로 내 수준이 진화를 하게 된 것이다. 내가 자주 가는 커피가게는 아직 미혼인 총각이 경영하는 작은 가게다. 체인점이 아닌 가게이니 규격화된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된다는 좋은 점이 있다.

 

 

<따뜻한 공간>이라는 이름을 가진 커피점인데 내가 정작 이 가게에 출입하게 된 진정한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주인이 양심적이라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운데 하나이지만 피스커피를 원두로 쓴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피스커피라니? 영어로는 Peace Coffee로 쓴다. 바로 밑에 올려둔 지도를 보기로 하자.  

 

 

 

구글 지도를 가공한 것이다. 한눈에 척보고 나라 이름을 알아낼 수 있다면 지리적인 실력이 대단한 분이다. 강호에는 내공이 아주 뛰어난 숨은 초절정 고수들이 많아서 뭐를 갖다대도 척척 알아보는 실력가도 많다. 빨간색 숫자는 다음과 같은 나라를 의미한다.

 

1 : 말레이지아             2 : 인도네시아             3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4 : 필리핀

 

빨간색 점이 찍혀있는 곳도 한개의 나라다. 어떤 나라인지 단번에 알아낸다면 정말 존경해주고 싶을 정도다. 그 부분을 확대시켜본다. 바로 아래에 올려둔 지도를 보기 바란다.

 

 

 

 

작은 섬의 오른쪽 부분이 한개의 나라다. 그 나라의 영토는 섬의 왼쪽 부분에도 조금 걸쳐져 있다. 이 나라의 대통령이 2004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사실이 있다. 나라 전체의 인구는 약 110만명 정도이다. 2002년에 인도네시아로부터 정식 독립이 이루어졌다. 이 정도만 이야기 해도 어떤 나라인지 알아차리는 분이 많을 것이다. 빨간색 점이 찍혀있는 곳이 이 나라의 수도인 딜리이다. 

 

 

그정도만 하면 나라 이름을 유추해낼 수 있지 싶다. (東) 티모르라는 나라다. 그 나라는 너무 가난하다. 자원도 빈약하고 인구도 적은데다가 인도네시아 영토 안에 폭 파묻혀 있으므로 미운 털이 박혀 걸핏하면 인도네시아로부터 은근슬쩍 핍박을 받는다.

 

 

이디오피아에서 번져나간 커피는 이제 동티모르에서도 재배가 된다. 우리가 흔히 커피 생산국이라고 하면 브라질이나 베트남, 콜럼비아,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만 떠올리기 쉬운데 동티모르도 어엿한 커피열매 생산국가인 것이다.

 

 

내가 자주가는 커피가게의 총각주인은 그의 선량한 얼굴만큼이나 착한 양심을 가진 분이어서 동티모르에서 생산된 피스커피를 가지고 커피를 뽑아준다. 2004년에 동티모르의 대통령이었던 구스마오(=구스망)가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지원을 요청했을때 우리나라의 YMCA에서는 도움을 주기로 약속했다. 동티모르에서 생산된 커피를 제법 양심적인 가격에 수입하여 주기로 말이다. 

 

 

가난한 국가의 아이들은 노동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먹고 살기위한 노동에 아이들이 동원된다는 것은 장래를 위한 교육을 포기한다는 말이다. 장래가 구만리같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정상가격으로 커피를 사주고 착한 가격으로 소비를 촉진시킨다는 커피가 바로 피스커피다.

 

 

피스커피는 공정무역을 실현하는 방안의 하나이다. 다 잘알다시피 지금은 자유무역시대다. 자유무역을 슬쩍 거스린다는 의미를 품고 있는 것이 공정무역인데 가난한 제3세계의 생산자들이 생산한 물건을 정당한 가격을 주고 사준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공정무역을 하자는 운동이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는 여러가지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여 노예노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본이고, 정직하게 거래하며 생산자에게 최소한의 가격을 보장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임과 동시에 환경을 소중히 여긴다는 고상한 가치도 포함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생산자를 살리는 착한 무역을 하자는 것이다.

 

 

이런 이상을 실현하는 단체는 여러군데다. <아름다운 가게>와 <한국 YMCA>, <아이쿱 생협>, <페어트레이드 코리아>같은 곳이 대표적이다.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네팔의 험한 산골짜기에 터잡고 살면서 산지를 개간하여 힘들게 재배한 커피인 '히말라야의 선물'이라는 이름을 가진 커피를 판다.

 

 

같은 처지에 있는 남아메리카의 페루에서 생산한 '안데스의 선물' 커피도 공정무역의 대상품목이다. 동티모르에서 생산한 피스커피도 같은 맥락의 산물이니 선한 양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마셔줄만 하다. 피스커피는 YMCA에서 취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자주 간다는 커피가게는 바로 이런 커피를 취급하는 곳이다.

 

 

<따뜻한 공간>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커피 가게는 이름만큼이나 따뜻한 양심을 파는 곳이다.

 

 

내가 자주 마시는 아메리카노는 한잔에 2천원이다. 그정도 같으면 아주 착한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 큰 가게는 아니지만 주인총각의 따뜻한 마음씨와 성실한 자세때문에 자주 출입을 하는 편이다. 이제는 제법 단골이 생겨서 가게를 드나들다가 아는 사람을 간혹 만나기도 한다.

 

 

 

 

위치는 황성공원 부근에 자리잡은 푸르지오 아파트 바로 옆이다. 지도를 보면 아주 찾기 쉽게 되어있다. 더 자세한 위치를 파악하려면 큰지도보기를 누르면 된다.

 

 

오늘도 나는 아침에 찾아가서 커피를 마셨다. 착한 가격에 멋진 커피향기를 맡으며 주인과의 아름다운 대화를 즐기는 것은 덤이다. 커피가게의 특징인 테이크아웃도 당연히 가능하다. 아메리카노의 경우 개인이 컵을 가지고 가면 1000원으로 마실 수 있다.

 

주인이 아주 부지런한 사람이어서 아침 8시부터 문을 여는데 단 토요일은 오후 1시부터 영업을 시작하고 주일은 문을 열지 않는다. 전화를 해두고 찾아가면 기다리는 시간없이 가져갈 수 있다.

 

가게전화번호 : (054) 748-9000

휴대전화 : 010-8586-6533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