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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경주, 야생화, 맛/맛을 찾아서

푸짐하게 차려내면 다일까?

by 깜쌤 2012. 2. 15.

 

사진을 척보는 순간 일본식 음식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정도라면 그분은 틀림없는 고수다. 음식고수라는 말이다. 나같이 평범한 인간은 아무리 봐도 사진 한장만으로는 일본식 음식인지 한식인지 양식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처음으로 배낭여행을 다닐때 타일랜드의 낙원같은 사무이 섬에서 이탈리아 로마의 고급호텔 지배인으로 일하는 음식전문가를 만나서 며칠동안 같은 게스트 하우스에 묵으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부인은 성악가로서 소프라노 가수였는데 조수미씨와 같은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불러봤다고 했다.

 

 

그가 지니고 있는 일본 음식에 대한 인식은 최고급이라는 사실이었다. 아울러 일본음식이 가진 시각적인 아름다움은 참으로 뛰어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때 나는 속에서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 후로도 제법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음식을 정갈하게 만들어 꾸미는 것은 물론이고 그릇 하나에까지 신경을 쓰는 치밀함에다가 일본인들이 가진 미적인 감각과 위생에 대한 인식이 어우러져 최고급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으리라.

 

 

음식은 만드는 사람의 의식을 대변하는 예술작품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직도 푸짐하게만 차려내면 다른 나라 사람들도 모두 좋아할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제법 되는 것같다.

 

 

푸짐함은 우리 한국인 특유의 정(情)문화가 녹아들어 있는 한국 음식문화의 특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과연 그럴까?

 

 

우리가 아직도 굶주리는 후진국이라면 질보다는 양을 따져서 거하게 상차림하는 것을 자랑해도 될 것이다.  

 

 

질보다가 양만을 따지고 고집하게 되면 우리 음식문화를 가지고 세계속으로 뛰어들겠다는 꿈은 깨끗이 접어야 한다. 

 

 

한국 음식을 명품화시키는 것은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할 일이지만 일반 가정에서도 음식문화를 바꿀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지방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몰라도 안동지방에서는 예로부터 각상(各床)림으로 손님을 대접하기도 했다.

 

 

이제는 한식에서도 음식점에서만은 각상차림을 적용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밥한그릇, 국한그릇, 그리고 간결하게 차린 몇가지의 반찬만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을까?

 

 

사진 속의 밥은 송이밥이었는데 처음 모습은 이렇지 않았다. 무의식중에 비벼버리고 나서 아차하고 후회를 했었다. 

 

솔직히 나는 음식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낭비적인 요소가 다분한 현재의 상차림만으로는 한식의 세계화가 요원하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해보는 소리였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