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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방학이 오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아이들도 있었다 11

by 깜쌤 2012. 2. 1.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충분히 해주고 차분하게 설득하면 아이들은 거의 다 자석에 끌린 것처럼 따라오게 되어있습니다. 꾸중을 할때는 하되, 칭찬을 할때는 꾸중보다 더 멋지게 해서 아이들이 받은 작은 마음의 상처라도 깨끗이 씻어주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기를 가르치다보면 한반에 서너명 정도는 기가막히게 재치있는 연기를 하는 아이들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말 한마디만 덧붙여해주면 알아서 척척해내는데 어른인 제가 봐도 감탄할 지경입니다. 멋지게 연기하는 장면을 보게 되면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말고 칭찬을 해주면서 은근히 아이들 사이에 경쟁심을 불어넣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번에 말씀드린대로 1학기때부터 시간을 내어서 슬금슬금 <슈렉1>이나 <사운드 오브 뮤직>같은 멋진 영화도 보여주고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과 영화음악들, 세미클래식과 고전이 된 팝음악도 들려주고 좋은 문학작품을 추천해주며 읽어보라는 식으로 나오면 아이들은 2학기만 되면 거의 다 풍부한 감성을 지니게 되어있습니다. 

 

자기 내면속에 만들어진 감성을 바탕으로 해서 감정을 살려 말과 표정과 몸짓으로 나타내는게 연기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본을 소화낸다는 말은 대본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자기자신을 철저하게 동일시한다는 말도 될 것입니다. 단순히 대사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 속으로 들어가라고 강조를 하다보면 아이들의 연기가 일취월장하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   

 

두번째 주일부터는 은근히 아이들 사이에 경쟁심을 유발하도록 합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연습을 할때도 그냥 시키는 것이 아니고 잘하는 아이들과 모둠을 칭찬해가며 우수한 아이와 모둠에게는 특혜를 조금씩 주라는 말입니다. 아이들 심리는 참으로 단순한 것이어서 교사가 주는 작은 사탕같은 먹을 것과 자기들만이 갖는 휴식시간에도 즐거워하는 법입니다.

 

 

"영어놀부전 모둠은 아주 멋있게 잘했으므로 지금부터 앉아서 다른 모둠이 하는 것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단 떠들거나 휴식하는 태도가 나쁘면 '합격'이라고 말했던 사실을 취소하고 다시 나가서 연습하도록 하겠다."는 식으로 선포해두면 아이들은 다른 모둠이 교사 앞에서 연습하는 것을 진지한 태도로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남이 하는 것을 보고 다시 배우는 식이죠.

 

바로 위에 올려둔 사진을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이 앉아있는 태도가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교사의 말은 권위가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말한마디를 던져 변화를 줄 수 있으려면 교사 자신이 언행에 신중해서 모범을 보이는 것을 물론이고 말한 것을 그대로 실천할줄 아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조금 빗나간 이야기가 되겠습니다만 저는 새벽에 집을 나갈 일이 자주 있습니다. 새벽 두시가 되었든 세시가 되었던 도로를 건널때 빨간 불이 켜지면 무단횡단을 하지 않고 기다립니다. 젊었을때부터 그렇게 살아온 것이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지금은 조금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다룰 때도 그와 같은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사가 말한 대로 실천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번 뱉은 말은 최대한으로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며 자기가 했던 말을 바꾸어야할 때는 아이들에게 이유를 상세히 이야기한 뒤 사과를 하는 것이 옳습니다. 6학년 정도만 되면 아이들도 사리판단을 잘하게 되므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두번째 주일부터는 다른 곳에서 연습한 것을 교실에 와서 교사앞에서 시범을 보이도록 매일 기회를 줍니다.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아이들이 연습하러 가기 전에 미리 책상을 앞이나 뒤로 옮겨두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잘 합니다. 표현이 조금 그렇습니다만 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머리가 희미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문장입니다.

 

미리 책상을 옮겨두면 교사에게 연습한 내용을 보이러 온 아이들이 다시 책상을 옮기기 위해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게을리하면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야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지루해 합니다. 그러므로 교사는 작은 과정 하나라도 세밀하게 신경을 써서 아이들을 지휘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것이죠.    

 

아이들은 행동특성상 작은 틈이 생기면 떠들고 장난을 치게 됩니다. 아이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거의 모두가 교사들 책임이지만 많은 선생님들은 자기 자신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반성하기보다는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과연 아이들이 꼭 말을 듣지 않는 그런 존재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무능한 지휘자가 아래 사람들을 욕하고 흉보는 법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교직생활을 하면서 무능한 교장이나 교감이 교사들을 힘들게하고 괴롭게 하는 수많은 경우를 보았습니다. 관리자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승진을 위한 점수따기에만 혈안이 되어 승진을 하긴했지만 정작 부하직원을 다루는 모습이나 학교경영 모습은 정말 아닌 그런 경우를 숱하게 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을 다루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것이죠.

 

 

우리말 연극 한편과 영어연극 두편을 연습한 뒤에는 아이들 전체가 한꺼번에 모두 출연하는 동화메들리 연습을 시킵니다. 이 연습을 제일 마지막에 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다 모여야하기 때문입니다. 전체연습을 할때도 아이들을 설득하고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얘들아, 집에 일찍 가고 싶니?"

"예~~"

"집에 일찍 가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되겠니?"

"선생님과 우리들 모두의 마음에 들도록 열심히 하면 됩니다."

"그럼 좋다. 하는 중간에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얼마든지 일찍 보내 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둔뒤 연습을 시켜봅니다. 집에 일찍 가고 싶어하는 아이들은 정말 열심히 하게 되는데 이럴 때 처음 한 3,4분 정도를 지켜보다가 중지시키고는 뭐라고 말할듯이 잠시만 뜸을 들여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은 아주 긴장한 모습으로 교사를 쳐다볼 것입니다. 합격 불합격이 걸린 문제이고 집에 일찍 가느냐 못가느냐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자기 이익이 걸린 문제에 더 특별히 민감하게 되어있는 존재들입니다.

 

이때  '합격!'이라고 큰 소리로 말해해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 반응이 달라집니다.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띄면서 박수를 치기도 할 것입니다. 만약 아이들이 박수를 치지 않고 무덤덤하게 있으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많은 교사들은 그런 순간을 무심코 넘겨버립니다만 저는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기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집에 보내준다면 그 교사는 아이를 다루는 재주가 없는 편에 들어갑니다. 아이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으면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깝다! 정말 아깝다. 너무 아깝다."

 

그러면 아이들은 틀림없이 "왜요?'하고 묻습니다. 그런 식으로 반응이 오는지 안그런지 실험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때 교사가 그 다음 말을 이어갑니다.

 

"여러분들은 방금 집에 일찍 갈 수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린 것이다. 여러분들이 기뻐하지 않는 것을 보니 진정으로 집에 일찍 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는 것으로 생각을 할 수밖에 없구나. 합격이라는 말을 취소하고 다시 연습을 하도록 하자."

 

이렇게 말을 하면 눈치 빠른 아이들은 재빨리 박수를 보낼 것입니다. 그때 교사는 아이들을 두손으로 제지하거나 손가락을 입에 대어 조용히 시키고나서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들이 하는 행동을 보니 내 마음이 조금 흔들리는구나. 그러면 너희들의 정성을 생각해서 다시 한번 더 기회를 주도록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연습하는거다. 합격!"   

 

합격이라는 말한마디에 이번에는 아이들이 박수를 치고 발을 구르고 난리가 날때 교사는 연습전체를 마치고 집에 보내주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해가며 말한마디로 학생들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을때 일류교사로 거듭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집에 보내주기 전에 다시 한마디를 더 붙입니다만......  

 

 

"집에 가기 전에 수화연습을 한번만 해봐야지. 어때?"

 

담임교사의 권위로 아이들을 누르기 보다는 6학년 정도가 되면 아이들을 인정해주면서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담임선생이 마음 먹으면 기어이 하고야만다는 사실을 잘알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를 꺼내지 않습니다. 그렇게 동의를 구하고 난 뒤 교실내에 비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수화연습을 하고 나서는 미련없이 마쳐주면 됩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