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방학이 오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아이들도 있었다 9

by 깜쌤 2012. 1. 27.

 

 

 [연기지도와 연기연습]   

 

다시 한번 더 아래에 올려둔 달력을 보도록 합시다. 첫번째 주일에는 대본을 가지고 부지런히 보고 읽으면서 외우도록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저번에 이야기를 드린바 있습니다. 두번째 주일부터는 외운 것을 바탕으로 해서 연기연습을 해야합니다. 그러니까 초록색으로 색칠된 날짜들이 있는 주일이죠.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연기지도를 해나갑니다.                                              

 

                                                    2011년 12월

 

  월  화  수  목  금  토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이 부분에 와서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에 연극을 해보지 않은 분들은 어떻게 연기지도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학창시절이나 성인이 되고난 뒤에도 연기를 공부한 사실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아래 대본을 잠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놀부전

: 옛날

: 어느 농촌

                           나오는 사람들 : 놀부(최수용), 놀부 아내(권소현), 흥부(박세웅), 흥부 아내(최유미), 아낙네1(이은영) 2(박지해) 3(김경민), 노인1(김태형) 2(김원효) 3(김한목), 하인들1(최연지) 2(김은지) 3(권영훈), 소리(박지해), 해설자(권소현)

 

[PowerPoint : Scene 1]

[PowerPoint : 슬라이드 1]

 

막이 오르면, 마을의 너른 마당이 펼쳐진다.(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고개를 숙인 채 흩어져 꼼짝 않고 서 있다. 석고상 같다. 무대가 천천히 밝아지면서 꽹과리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이어서 장구, , , 소고 등이 한데 어우러진다. 사람들 흥겹게 어깻짓을 하며 노래 부른다. ‘놀부전이라고 쓴 파란 천의 깃발도 함께 나부낀다.

 

[PowerPoint : Scene 2]

[PowerPoint : 슬라이드 2]

 

              해설자 : (판소리의 아니리처럼) 제비다리 고쳐 주고 큰 복을 받은 흥부를 본 심술쟁이 놀부, 그 심정은 과연 어떠하였을까요? 심술보가 부글부글 끓어올라 공연히 억울한 생각에 잠을 설친 놀부는 흥부를 찾아가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중략~

              주렁주렁 주렁주렁 주렁주렁....... 우리들의 놀부전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징이 울리자, 무대 위의 사람들 다시 한데 어울려 춤추고 노래한다.마을 사람들 무대 밖으로 하나 둘 사라질 때, 무대 점점 어두워진다. 꽹과리 소리가 마지막으로 잦아들면서 무대가 완전히 어두워진다. 잠시 뒤, 무대 왼쪽 천장에서 조명이 동그랗게 떨어진다. 흥부네 사랑방. 놀부가 상석에 앉아 거드럭거린다.)

 

[PowerPoint : Scene 3]

[PowerPoint : 슬라이드 3]

 

 

 

위에 여러가지 색깔로 된 대본은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연습하기에 좋도록 스스로 컴퓨터를 사용해서 입력하고 수정한 것들입니다. 제가 아이들이 만든 대본 한글 파일을 구해서 제 컴퓨터에 저장해둔 것인데 복사를 해서 올려본 것입니다. 

 

이 모둠의 아이들은 실제공연에 대비하여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어느 부분에 어떤 화면을 넣을 것이라는 표시까지 다 해두었습니다. 이 극본의 원본은 5학년 국어 읽기 교과서에 등장합니다. 이번에 바뀐 교과서 속에도 들어있는지는 아직 확인을 못했습니다.  

 

물론 이 대본은 모둠장이 가지고 있으면서 사용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복사를 해서 나누어 주기도 했더군요. 담임선생인 제가 만들어준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자기 힘으로 만든 것이죠. 그래서 저는 아이들의 창의력과 능력이 무한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른 대본을 하나 더 보겠습니다. 아래에 올려둔 대본은 다른 해에 가르친 아이들이 한글 파일로 입력을 해서 만든 것입니다.

 

 

                                                            

놀부전

 

: 옛날

: 어느 농촌

나오는 사람들 : 놀부 , 놀부 아내, 흥부, 흥부 아내, 아낙네 1,2,3,  꼬마 아이 1,2,3  농부1,2,3 

      노인 1,2,3 하인들, 해설자 

 

 

막이 오르면,마을의 너른 마당이 펼쳐진다.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고개를 숙인 채 흩어져 꼼짝 않고 서 있다. 석고상 같다. 무대가 천천히 밝아지면서 꽹과리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이어서 장구,,,소고 등이 한데 어우러진다. 사람들 흥겹게 어깻짓을 하며 노래 부른다. '놀부전'이라고 쓴 파란 천의 깃발도 함께 나부낀다.

 

 

함 께 : 옛날 옛날 한 옛날에 / 흥부 놀부 살았다네 

          맘씨 좋은 동생 흥부 / 제비다리 고쳐 주고 

          복바가지 얻었다네. / 푸짐한 복 받았다네

 

 

해설자 : (판소리의 아니리처럼) 제비다리 고쳐 주고 큰 복을 받은 흥부를 본 심술쟁이 놀부, 그 심정은 과연 어떠하였을까요? 심술보가 부글부글 끓어올라 공연히 억울한 생각에 잠을 설친 놀부는 흥부를 찾아가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놀부가 회심의 미소를 짓는데, 어째 심상치 않습니다그려.

 

드디어 이듬해 봄, 놀부는 자기 집에 제비들이 둥지를 틀기만을 학수고대하였습니다. 허어, 하늘이 무심치 않았나요? 드디어 놀부 집에도 제비들이 날아들었고, 집을 지었습니다. , 그런데 이 놀부란 놈 행실 좀 보소, 제비집에 손을 넣어 새끼제비의 다리를 '' 분질러 놓고 그 다리를 고쳐 줍니다. 병 주고 약 준다더니 다리 분질러 놓고 그 다리 고쳐 준다? 놀부란 놈의 심술보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었을까요?  

 

(여러 악기가 어우러져 흥겨운 가운데, 해설자가 부채를 펴들고 무대를 한 바퀴 휘 돈다.)

 

다시 이듬해 봄, 돌아온 제비는 놀부에게도 박씨 하나를 가져다 줍니다. 아이고, 예븐 우리 제비! 아이고, 예쁜 우리 박씨! 놀부 내외는 갖은 정성을 다하여 그 박씨를 심고 키웁니다. 여름이 되고, 하얀 박꽃이 피고, 지붕에 박이 열립니다. 주렁주렁 주렁주렁 주렁주렁...... 우리들의 놀부전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징이 울리자, 무대 위의 사람들 다시 한데 어울려 춤추고 노래한다.)

 

 

함 께 : 옛날 옛날 한 옛날에 / 흥부 놀부 살았다네.

맘씨 나쁜 형 놀부는 / 제비다리 부러뜨려

박씨 하나 얻었다네. / 큰 박이 열렸다네. 

 

(마을 사람들 무대 밖으로 하나 둘 사라질 때, 무대 점점 어두워진다. 꽹과리 소리가 마지막으로 잦아들면서 무대가 완전히 어두워진다. 잠시 뒤, 무대 왼쪽 천장에서 조명이 동그랗게 떨어진다. 흥부네 사랑방, 놀부가 상석에 앉아 거드럭거린다)

 

===================================================================

 

두개의 <놀부전> 대본 가운데에서 앞부분을 조금 발췌해서 올렸습니다만 자세히 보면 약간의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소개한 부분은 연극 제일 처음에 시작하는 해설부분입니다. 그러므로 해설을 맡은 어린이 한명이 줄줄 외워서 시작을 해도 되고 아니면 해설이 진행되는 동안 재미있는 동작을 섞어넣어도 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선생님같으면 어떤 식으로 지도를 하겠습니까?

 

 

우리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성악가인 소프라노 조수미씨를 보고 신이 내린 목소리를 가졌다고 극찬을 했던 분이 누구일까요? 어지간한 클래식 매니아라면 다 아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입니다. 지구에 살면서 1989년에 타계한 지휘자 카라얀을 모른다면 ET 정도로 취급을 받아도 할말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모차르트가 남긴 악보는 같은데 왜 지휘자에 따라서 - 모차르트가 작곡한 - 음악 연주는 다 다르게 나오는 것일까요? 왜 모두들 한결같이 같은 악보를 보고 연주를 하면서도 서로 다른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던가요?

 

많은 사람들은 카라얀을 두고 황제(카이저)라고 불렀습니다. 그가 그런 별명을 얻게 된 가장 근원적인 이유는 뛰어난 악보해석력때문이었습니다. 악보를 두고 작곡자가 의도한 바를 정확하게 분석해서는 자기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여 고급스런 음악을 만들어내었기 때문에 그는 황제라는 별명을 얻은 것은 물론이고 남들이 누리지 못한 커다란 명예와 부귀를 얻게 된 것입니다.

 

연극대본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본은 악보와 같습니다. 이 대본을 두고 어떻게 해석을 하고 어떻게 연기를 하느냐의 문제는 연출자와 배우의 몫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아이들이 대본을 나름대로 능숙하게 해석하는데는 무리가 따르므로 결국은 연기에 교사의 입김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죠.

 

이런것까지 다 따지기 시작하면 어떻게 연극공연을 하느냐하고 지레 겁을 먹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미숙한 아이들이 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전문배우가 아니므로- 약간 어설프게 보여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연기지도를 하기전에 중요한 것은 자기가 출연하는 부분의 대본을 능숙하게 외운는 것과 큰소리로 말하는 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쳐 본 선생님들이라면 잘 이해하는 사실이지만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는 잘 떠들고 놀면서도, 정작 수업시간에 발표를 할때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자신감 부족입니다. 공연은 발표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여서 대본을 외우지 못할 경우 틀리면 어떻게 하나라는 부담감 때문에 실제 공연에서는 주눅이 들어 기가죽게 마련입니다. 결과적으로 공연을 망치게 되죠.

 

공연을 망칠 경우 문제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아이는 자신감을 잃어버리게되고 자괴감이나 자기비하에 빠져 세상을 살아나갈 용기까지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능숙하게 외운다는 것과 큰소리로 말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나는 아이들에게 연기지도를 하기 전에 위대한 영화배우 말론 브란도 관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므로 다음에 계속하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