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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방학이 오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아이들도 있었다 8

by 깜쌤 2012. 1. 25.

 

 

[수화연습]  

 

아이들이 대본을 외우는 동안 교사는 매일 발표회의 순서에 관련된 다른 연습을 조금씩 시켜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연극공연이라고 해서 달랑 연극 몇편만 하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생각해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바이올린 연주

2. 깜짝인사

3. 인사말

4. 나무꾼의 도끼 - 영어연극

5. 놀부전 - 우리말 연극

6. 영어 놀부전 - 영어연극

7. 동화 메들리 - 우리말 연극

8. 수화 노래

9. 끝인사

10. 뒤풀이

 

이 중에서 아이들이 중점적으로 연습해둘 것은 연극뿐이고 나머지는 그냥 간단히 해서 넘어갈 수 있는 것들입니다. 연극공연을 모두 다 마친 뒤에는 아이들이 무대위에 다 올라와서 수화로 노래겸 인사를 할 예정이므로 미리 연습을 해둔다는 것입니다. 

 

 

                                                      <공연무대의 실제모습>

 

수화로 노래를 부르려면 미리부터 연습을 해두어야 합니다.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므로 충분한 연습기간이 필요하기에 미리미리 조금씩 틈을 내어 연습을 해둔다는 것이죠. 이런 것을 연습하기 위해 따로 시간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집에 가기 전에 교실내에 달려있는 대형 텔레비전 화면으로 동작이 들어있는 동영상을 띄워두고 함께 해보는 정도로 합니다. 

 

하루에 한번씩만 연습을 하면 아이들은 금방 따라합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잘하는 아이를 내세워 시범을 보이게 하고 따라하도록 하면 됩니다. 지금 사진 속에서 보는 장면은 바로 그런 모습을 찍은 것입니다. 텔레비전 화면 속을 보면 어떤 분이 시범을 보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가사를 소개해봅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그러나 솔잎하나 떨어지면 눈물따라 흐르고
우리 타는 가슴 가슴마다 햇살은 다시 떠오르네

아 영원히 변치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아~ 아~ 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노래를 부른 분들은 1980년대 초반에 왕성한 활동을 했던 '해바라기'라는 분들입니다. 남자 두분으로 이루어진 보컬이었는데요 상당히 아름다운 노래들을 많이 불렀습니다.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검색해보면 뜰 것입니다. 물론 저는 제 개인용 컴퓨터에다가 동영상 자체를 저장해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 문제로 인해 동영상을 올려드리지 못하는 것을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부르는 이 노래를 듣고 수화를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의 연기와 능숙한 진행 모습, 그리고 수화로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며 자녀의 성장모습에 감격을 하기도 했기에 눈물이 나오더라고 하시더군요.  

 

 

 

결국 이런 활동은 학부모님들에게는 성장한 자식에 대한 대견함을, 아이들에게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의도적인 행사였지만 효과는 만점이었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무엇이든지 하나씩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하게 해나가는 모습이 중요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공연장에서 실제 공연을 할때는 무대 뒤에 내려와있는 대형 스크린에 수화 동영상이 같이 뜨게 됩니다. 어머님들도 같이 해주십사하고 권하면 거의 다 함께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객석으로 보면서 하는데, 객석 끝머리 - 그러니까 관중석 제일 뒤편 - 에는 대형 텔레비전이 달려있어서 아이들이 보고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당연히 연습을 할때에는 그런 사실을 이야기해주지 않습니다.  

 

 

 

 

[깜짝인사

 

'깜짝인사'라고 하니 어떤 인사를 하는지 궁금하시리라 믿습니다. 이런 행사를 할때 정장을 한 학급회장이 일어나서 습관적인 인사를 하는 그런 식으로는 절대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신선미가 떨어지기 때문이죠. 제가 하는 방식은 아주 간단한 인사인데요, 한두번만 연습을 하면 아이들은 금방 익힙니다.

 

저녁 7시 반에 연극공연이 시작된다고 학부모님들께 미리 안내를 드렸으므로 시작 시간 15분 전쯤부터 아이들은 모두 관중석 제일 앞쪽에 두줄로 앉아있어야 합니다. 절대 움직이지 못하도록 철저히 단속을 해둡니다. 7시 27분이 되면 담임교사가 마이크를 들고 일어나서 휴대전화를 꺼달라는 식으로 간단한 안내를 드립니다. 

 

정확하게 7시 반이 되면 바이올린을 든 아이가 무대 중앙에 올라서서 <과수원길>을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피아노 반주를 곁들이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연주를 할때 다른 설명은 필요없습니다. 구질구질한 안내말씀을 드리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바이올린 연주가 시작될 때 아이들은 개인별로 준비한 하얀색 장갑을 학부모님들이 모르게 끼고 인사준비를 합니다. 바이올린 연주가 다 끝나면 미리 피아노 앞에 앉아 기다리던 다른 아이가 피아노로 C(도)음을 땅하고 쳐줌과 동시에 그 음에 맞추어 아이들 전체가 "엄마~~"하고 부릅니다.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부르는 소리에 순간적으로 얼떨떨해집니다.

 

그다음에 피아노로 음을 쳐주면 이번에는 아이들이 "아빠~~"불러줍니다. 물론 음 높이에 맞추어서 하는 것이죠. 음을 쳐주면 다시 한번 더 엄마를 불러줍니다. 마지막으로 높은 를 치면 도음 높이에 맞추어 "안녕하세요~~"하고 외치게 했습니다. 그럴때 아이들이 모두 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뒤돌아보며 장갑낀 두손을 반짝반짝 흔들면서 인사를 하는 것이죠.

 

 

 

구경하러 오신 관객들은 순간적으로 멍해졌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저절로 박수를 치면서 웃게 됩니다.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런 방식의 인사가 이루어진다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기습을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기 때문에 반응이 재미있게 나타납니다. 

 

그 여운이 가시기 전에 어린이 대표가 나서서 원고없이 10초이상 간단히 인사말을 하게 합니다.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단번에 첫번째 팀이 올라가서 연극공연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깜짝 인사도 미리 슬쩍 연습을 해두는데 아이들에게 단단히 일러서 절대로 비밀이 누설되지 않도록 입단속을 해둡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은 공연에 대한 설렘과 기대를 하게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아까 위에서 바이올린 연주 이야기를 했는데요, 아이들의 재주를 보아가며 어떤 해는 플룻 연주를 하기도 했고 어떤 해는 피아노 독주를 하기도 했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