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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오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아이들도 있었다 7

by 깜쌤 2012. 1. 22.

 

[리더 훈련]

 

저번 글에서 이야기를 한 것처럼 지금 이 아이들은 연극공연을 하기 위해 임시로 3개의 모둠으로 짜여진 모둠 속에 들어있습니다. 어디에 소속이 되어도 반드시 들어있게 마련입니다. 연극공연은 4편인데 하나는 제가 연습을 시켜나가는 것이니 제가 팀리더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팀구성을 할때 각 팀마다  리더십이 넘치는 아이를 반드시 한두명씩 끼워두어야 일이 쉽게 잘 풀립니다. 그러면 리더가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정리를 해드리겠습니다.

 

1. 교사를 대신하여 아이들을 연습장소로 데려가고 데려오기

2. 연습시키기

3. 교사가 가르쳐준 연기하는 법을 잘 익혀서 아이들을 지도하기

4. 염극에 관한 팀 멤버들의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수렴하여 수용하고 적용하기

5. 입장과 퇴장 연습시키기

6. 아이들의 분장상태와 소품상태 확인하기

7. 효과음을 담당한 아이와 효과음 및 필요한 음악 준비하기

8. 배경화면 선택하기

9. 영어연극일 경우 문장을 번역하고 여러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자료화면 만들기

 

 

 

대강 정리를 해봐도 이 정도이니 팀리더를 뽑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나는 팀리더도 반드시 자원을 하도록 했습니다. 물론 자원하는 아이에게는 특별대우를 해주고 신임을 하는 식으로 충분히 보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공부만 잘하는 얌전한 아이보다는 활달하면서도 팀을 이끌어나갈 줄 아는 능력이 더 소중한 아이들이 아닐까요? 우리 사회는 공부 성적으로 아이들의 장래를 포함한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같아서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사회성도 좋으면서 리더십이 있는 아이를 길러내는 교육은 어디로 가고 시험성적 하나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교육풍토가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리더들의 훈련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저와 일년동안 생활하면서 여러 활동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아 자연스럽게 리더로 거듭나는 과정을 밟은 것입니다. 온갖 종류의 프로젝트 학습과 수업시간의 활동과 특별활동과 보고서쓰기, 그리고 수학여행이나 소풍과 체육대회같은 행사를 통해서 능력을 인정받은 아이들은 저절로 두각을 나타내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보면 누가 진정한 리더인지 다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6학년의 학습내용 가운데에는 면담하기 같은 학습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팀리더가 필요한데  팀리더를 지원하여 뽑아둔 다음 아이들로 하여금 같이 일하고 싶은 리더를 선택하도록 해보았더니 아주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나더군요. 그럴때 유심히 살펴보면 누가 친구들 사이에 신망을 얻고 있는지, 누가 누구와 친한지를 한꺼번에 다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평상시의 학교생활과 학습활동을 통해 두각을 나타낸 아이들은 이런 큰일을 할때 자기가 가진 능력을 확실하게 나타냅니다. 교사는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가 가진 장점을 찾아내고 능력을 인정해주며 장래희망과 연관지어 아이의 특징과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하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팀리더로 뽑힌 아이들은 한번씩 교사에게 와서 어려움을 호소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느니 연습할 때 마구 떠든다느니 혹은 누구누구는 잘 모이지 않는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이럴때 교사는 리더의 호소를 신경써서 잘 들어두었다가 마지막에 함께 모여 연습을 하고 집에 갈때 리더의 편에 서서 아이들에게 꾸중할 것은 꾸중하고 협조를 구할 것은 구하는 식으로 나와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려움을 호소할 것입니다. 팀멤버들이 말하는 그런 민원사항(?)들도 교사는 당연히 귀담아 들어야 하되 팀리더의 체면을 깍아내리는 호소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를 하든지 아니면 일기장에 적어내든지 혹은 이메일을 보내달라는 식으로 중단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팀리더를 공공연히 혼내는 것은 신중하게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능한 학생들을 많이 발굴할수록 교사는 일을 진행하기가 편합니다. 학급경영의 재미는 그런데서 나타나는 법이죠. 좋은 리더를 길러내는 교육이야말로 참된 가치가 있는 교육이 아닐까요? 혹시 먹을 것이나 마실 것이 하나 생겨도 나는 팀리더들에게 우선적으로 나누어 줍니다. 그럼으로서 다른 아이들에게도 그런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죠.

 

 

우리가 잘하는 서양역사에서 공화정 로마시대의 로마군단(레기온)은 천하무적의 군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었습니다. 로마군단은 6천명으로 하나의 군단이 이루어집니다. 로마군단의 뼈대는 누가 뭐래도 백명으로 구성되는 작은 부대, 즉 켄투리온이라 부르는 백인대장(百人隊長)이었습니다.

 

백인대장의 능력이 전쟁의 승패를 결정한 사례는 무수히 많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백인대장은 졸병으로 입대한 사람들 가운데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차곡차곡 승진한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팀리더도 백인대장과 같은 일을 한다고 보면 틀리지 않습니다.

 

아이들 조직을 군대, 그것도 낯선 나라의 조직에 비교한다는 것이 그렇기도 합니다만 여러가지 일읕 통해 경험을 쌓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리더가 되어 능력을 발휘해나가도록 한다는 의미니까 오해하지 않기 바랍니다.        

 

제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어떤 분들은 학급회장단에게 왜 그런 일을 맡기지 않느냐고 물어보고 싶기도 하겠습니다만 이런 일은 학급회장이니 부회장이니 하는 그런 조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물론 회장이나 부회장을 하는 아이들도 능력이 된다면 얼마든지 팀리더를 지원할 수 있으며 반대로 아무런 감투를 쓰지 않은 아이라 할지라도 능력만 된다면 어떤 일이든지 맡겨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입니다.  

  

 

 

다른 교실이나 빈공간에서 연습을 하기 위해 아이들이 장소를 옮겨갈때도 팀리더가 앞장을 서서 줄을 세운뒤 데려가도록 하는게 좋습니다. 그래야 질서가 지켜지고 소란행위나 장난을 치는 행동같은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작은 것 하나까지도 팀리더가 하도록 배려를 해주는게 좋습니다. 요즘은 선생님의 말씀도 아이들이 잘 안듣는 시대인데 하물며 같은 또래가 하는 말을 친구 아이들이 잘 듣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여 무능한 교사보다 더 능숙하게 아이들을 잘 다루기도 합니다. 

 

교사가 모든 것을 다하려고 할때 행사자체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다 맡길수도 없는 일이므로 적당한 권한을 나누어 주는 것은 정말 소중한 것입니다. 수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사가 모든 것을 가르치려고 들면 실패하고 맙니다. 수업활동 속에서 교사는 학습의 안내자이며 조언자이고 방향을 설정해주는 사람이며 리더입니다.

 

영어연극을 맡은 팀장은 교사가 따로 불러서 발음을 들어보고 잘못된 부분들은 자세하게 교정해주고 억양과 대사를 이루는 문장의 이해력과 번역 상태까지 확인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극본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도 잘 살펴야만 자기의 감정을 살려 내면을 살린 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왕이면 영어연극을 하는 팀리더의 언어실력이 출중하면 정말 좋습니다. 출중하지는 않더라도 보통 이상은 되어야만 팀멤버들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두도록 합시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