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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1 중국-대륙의 극과 극:산동, 청해성(完

태안에는 고수가 산다

by 깜쌤 2012. 1. 24.

 

얼마나 걸었을까? 드디어 아까 올라가면서 본 경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계곡 중간 중간에 작은 댐을 쌓아 물을 가두어두었다. 그런 곳마다 제법 참한 저수지가 만들어져 있었다.  

 

 

문제는 밑으로 내려올수록 수질이 눈에 띄게 나빠진다는 것이다.

 

 

아침에 우리들은 건너편 도로를 따라 산으로 올라갔던 것이다. 저수지의 규모가 제법 컸다.

 

 

태산은 바위산이다. 바위의 종류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지만 재질이나 색깔로 보아서는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산같다.

 

 

중국인답게 무지막지하게 둑을 쌓아 물을 가두어둔 것은 좋은데 환경에 대한 고려는 거의 하지 않은 것 같다.

 

 

댐 밑에도 물을 가두어둔 곳이 있었다. 여기만 해도 이미 수질은 형편없었다. 물색깔이 벌써 초록빛이었다.  

 

 

쉼터마다 쓰레기는 왜그리 많은지......

 

 

우리나라가 제법 깨끗해졌다고는 하지만 내가 사는 도시의 주택가와 번화가를 보면 아직도 차례가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태안 시가지 가까운 태산 자락의 상황은 어떨까? 이미 이 정도가 되면 벌써 쓰레기장 수준이다.

 

 

골짜기마다 사람들이 넘쳐났다. 우리가 걸어서 내려온 태산의 위쪽은 물이 맑았지만 하류는 형편무인지경이었다.

 

 

그런 물에 사람들이 바글거렸던 것이다.

 

 

하기사 물의 특성상 흘러내리게 되면 하얀 포말이 일면서 맑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지만 알고 보면 실망을 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오염의 원인은 인간들이다.

 

 

인간의 무지와 과욕이 빚어낸 비극인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어쨌거나 태산은 아름다운 곳이었다.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기에 그만큼 훼손도 심했다고 봐야한다.

 

 

드디어 우리는 태산을 다 내려온 것이다.

 

 

원래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하루 종일 엄청나게 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로 빨리 돌아가서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너무 피곤했기에......

 

 

결국 우리는 택시를 잡아탔다.

 

 

이쪽으로 오니까 태안 시가지가 지저분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터미널 부근에 와서 내렸다.

 

 

우리가 묵고 있는 싸구려 호텔로 돌아와서는 샤워를 하고 잠시 쉬었다.

 

 

해질 무렵에 창밖을 보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제 그 사연을 공개해보자. 위에 보이는 건물이 버스터미널이다. 터미널 부근에는 로터리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로터리 한가운데는 보통 화단이나 기념물이 있고 그 주위를 차들이 돌아가면서 적당히 방향을 잡아 알아서 들어가고 나가게 되어 있다. 

 

 

그런 시스템은 사람들이 양보도 할 줄 알고 교통질서도 잘 지키는 곳에서나 통하는 것이지 아무 곳이나 다 적용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그럼 중국에서의 현실은 어떤지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자, 로터리 부근의 모습이다. 일단 자전거를 탄 사람을 살펴보기 바란다. 자전거 짐받이에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아이가 타고 있는 여자가 모는 자전거를 찾아보시라. 이제부터 그 자전거를 유심히 살펴보기로 하자.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자동차의 핸들은 같은 방향에 붙어있으니 어느쪽이 진행방향이고 역방향인지 쉽게 구별될 것이다.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소녀를 태운 자전거에 아줌마도 기어이 올라타고는 마주 오는 자동차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간다. 

 

 

자동차를 마주본 상태에서 틈바구니를 헤쳐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호텔 창문에 붙어서서 이 광경을 보는 내가 가슴을 졸이기 시작한다. 저러다가 사고라도 나는게 아닐까 싶어서 내가슴이 조마조마해지지만 아줌마는 용감하게 잘만 뚫고 나아간다. 

 

 

버스와 택시를 피하고나자 이번에는 마주오는 자전거부대와 오토바이 부대를 만났다.

 

 

아직까지 아무 탈없이 잘 헤쳐나가고 있는 중이다. 치열한 전쟁터에서 살아나온 베테랑 전투원 못지 않다. 그것도 자전거 2인승을 한 상태로 수많은 자동차와 오토바이와 자전거 부대를 뚫고 나가는 저 용감무쌍한 정신은 단연 훈장감이다.   

 

 

이제 제법 안전지대로 나갔다. 뒤에 올라탄 소녀는이 와중에도 천하태평인것 같다.

 

 

드디어 그녀들은 내 시야에서 벗어났다. 태산파 무림지존이라고나 해야할까? '자전거 무술'이라는 새로운 유파(流派)를 하나 만들어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 무협소설감이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