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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1 중국-대륙의 극과 극:산동, 청해성(完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4

by 깜쌤 2012. 1. 11.

 

십팔반지점이 시작되는 곳 부근에 자리잡은 이 가게는 규모가 제법 컸다.

 

 

이제 제일 힘이 많이 드는 지점이 남았다. 계단의 경사도가 갑자기 더 급해지면서 마지막 남은 힘까지 다 써야만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뜻에서 십팔반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지도 모르겠다.

 

 

자꾸만 십팔반이라고 하니 조금 이상하게 여길 분도 계실지 모르겠다. 혹시 십팔기를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닌가 하고 오해를 할 분도 있지 싶어서 미리 정리를 해두고 넘어가기로 한다.

 

 

 십팔기라는 말은 들어본 분이 많지 싶다. 십팔기는 '조선 후기에 군사들이 꼭 익혀야했던 무술을 정리한 종합무예'를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는 십팔반(十八)이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무예십팔반(武藝十八般)이라는 말과는 한자가 다르다. 盤이라는 글자는 소반 같은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믿받침그릇 정도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이 험한 길을 기어 올라가는 녀석이 있었으니......  이 녀석은 어느 세월에 다 올라가랴 싶었다.

 

 

인간들에게 밟히면 국물도 없을텐데.....

 

 

이제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 부근부터는 고통이 극대화되기 시작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장딴지가 땅겨오는 것은 물론이고 조금 무리한다 싶으면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여기서는 내려가는 것도 고통이다.

 

 

많은 사람들이 계단 여기저기에 앉아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아래를 내려다보면 우리가 걸어올라왔던 계단길이 까마득하게 보인다. 개미떼처럼 많은 인간들이 계단 난간을 붙들고 올라오고 있었다. 아쿠다가와 류노스케가 쓴 유명한 단편소설 <거미의 실>이라는 소설이 생각났다.

 

 

 

 

단편소설의 내용을 여기에 옮기기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생략하기로 하자.

 

 

이제 마지막 고비가 남았다.

 

 

이젠 골짜기의 폭도 좁아져있으므로 그냥 똑바로 오르기만 하면 된다.

 

 

승선방이다. 여길 오르면 인간도 신선으로 변한다는 뜻일까? 이제 계단길 저 끝머리에 남천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번 오르고 치울 길이지 두번 오르내릴 길은 아니다.

 

 

이제 거의 다 올라온 셈이다. 고개를 들고 위를 쳐다보았더니 아까 저 아래에서 올려다 보았을때 붉은 색 성문처럼 보였던 남천문(南天門)이 바로 위에 보였다.

 

 

마침내 다 오른 것이다. 그러나 너무 좋아하지 말기 바란다. 계단길이 여기서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가 남천문이다. 골짜기의 끝이다.

 

 

고개를 돌려 우리가 올라온 길을 내려다 보았다. 무시무시하다.

 

 

남천문 한쪽으로 난 길에는 삭도를 타고 온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이러니 산 정상부근은 인파로 넘쳐날 수 밖에 없다.

 

 

남천문 안으로 바로 들어가려다가 입구 부근에서 좀 쉬어가기로 했다.

 

 

 

인파를 피해 옆으로 나와서 바위 위로 몸을 얹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남천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남천문 설명판에 의하면 도사님이 만드신 것이란다. 그렇다. 여기는 확실히 도관 (道館)냄새가 난다. 절 냄새가 아니었다.

 

 

어느 정도 쉬면서 원기를 회복한 우리들은 남천문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나서면 곧바로 도관이 나타난다.

 

 

무슨 향촉이 저렇게도 많은지 모른다. 사랑을 맹세한 자물쇠는 또 왜 그리 많은지.....  사랑의 맹세만큼 허무한 것이 또 있을까?

 

 

연기에 그슬린 자물쇠들이 거멓게 변해가고 있었다.

 

 

여긴 완전히 시장터다.

 

 

이게 무슨 산이란 말인가? 도떼기 시장이라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시장도 이런 시장이 없다.

 

 

사진의 오른쪽에 붉은색으로 빛나는 건물이 남천문이다. 

 

 

여기서 빨리 빠져나가는 것이 향을 태움으로서 발생하는 매연을 조금이나마 적게 마시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천문 뒤로 가보았더니 태산의 북쪽면이 보였다.

 

 

남천문 북쪽 뒤로 펼쳐지는 경치는 수수하기 그지 없었다. 그렇다고 실망할 일은 아니다. 이게 태산의 진면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시 정상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