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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흙이랑 다육이랑

by 깜쌤 2012. 1. 9.

퀴즈를 하나 내어보자. 어지간한 분이라면 거의 다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문제 : DAUM 국어사전에서 아래 글과 같이 설명하고 있는 이 식물의 종류는?

 

1. "줄기나 잎 또는 식물체 전체가 두껍게 살이 찌고, 수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식물, 대체로 햇빛이 잘 들고 물이 잘 빠지는 곳에서 자라며, 가뭄이 지속되는 건조한 곳에서도 잘 견딘다."

 

2. "백합, 선인장, 등대풀, 용설란 따위가 이에 속한다"

 

힌트: 정답이 아리송할 경우 위에 올려둔 사진을 보고 답을 해도 된다.  

 

 

 정답은 당연히 다육식물이다. 

 

 

 

백원짜리 동전크기만한 작은 녀석들도 수두룩했다. 앙증맞다. 서재에 소장하고 있는 동아원색세계대백과사전을 펼쳐서 다육식물에 대해 확인을 해보았다.

 

 

다육식물(多肉植物) succlent plant : 사막이나 고산 등 장기간 수분이 적은 지역에서 자생하고 건조에 견딜 수 있도록 지상의 줄기나 잎에 다량의 수분을 저장하는 식물.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선인장과의 식물은 말할 것도 없고, 국화과 초롱꽃과 석류풀과 돌나물과 닭의장풀과 백합과 수선화과 등의 식물도 포함된다. 선인장류는 종류도 많고 성상(性狀)이나  형태가 상당히 특이하므로 선인장류로 다루고 선인장 이외의 것만을 다육식물이라고 한다.

 

 

 

이왕 인용하는 김에 조금만 더 인용해보도록 하자.

 

다육식물은 잎이 다육인 것과 줄기가 다육인 것으로 구별할 수 있는데, 원래 있어야 할 잎을 모양과 수를 적게하면 유포르비아의 일종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줄기만으로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마 여기에 모아놓은 것들은 손님이 수집한 것을 보관해주고 관리해 주는 것들인 모양이다. 

 

 

나는 그런 것을 보며 주인이 따스한 성품을 가졌을 것이라고 짐작해보았다.

 

너무 귀여운 것들이어서 한개 정도는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백원짜리 동전과 비교를 해보면 크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에선가 물소리가 나는듯해서 궁금했는데 주인장이 일하는 공간 부근에 작은 분수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물소리는 거기서 나는 것이었다. 이제는 정말 보기 어려운 펌프 모양으로 생긴 분수대다.

 

 

주인 아줌마는 너무 일에 열중해 있어서 그런지 내가 문을 열고 들어서서 둘러보는 것도 모르고 있을 정도였다. 그게 너무 미안해서 나는 일부러 인기척을 내고 인사를 드렸다. 

 

 

입구쪽에서 내 눈을 확 잡아끄는 다육이가 하나 있어서 나는 다시 다가가 살펴보았다. 어찌보면 서리를 맞아서 물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게 아니다. 녀석은 원래 색깔이 그랬던 것이다.   

 

 

실내 분위기가 정갈했다. 내가 추구하는 분위기와 흡사하다.

 

 

깔끔한 가운데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다는 것은 주인의 성품이 그렇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리라.  

 

 

 

처음 보는 손님인데도 불구하고 차를 한잔 권해왔다.

 

 

그럴 땐 거절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다. 나는 주인 아줌마가 갖다 주신 커피를 마시며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음미했다.

 

 

한두번 보고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은 거의 만용에 가까운 일이지만 나는 주인에게서 수줍음 속에 녹아들어있는 수더분함을 느꼈다.

 

 

음식을 들고 있던 아줌마는 그게 미안했던지 일어나서 못다 처리한 일에 열중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허락을 얻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어느 다육이 가게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앙증맞음과 아기자기함은 기본이다. 문제는 사람을 대하는 주인의 성품이 아닐까 싶다. 

 

 

나는 내 명함을 드리고 다시 인사를 드렸다.

 

 

사실 말이지 어떤 가게를 소개한다는 것은 포스팅을 하는 블로거에는 모험이나 다름없다. 나는 정말 기분좋은 인상을 받았는데 다른 분이 글을 보신 뒤에 막상 가보았더니 그게 아니더라는 식으로 일이 진행될까봐 두려운 것이다. 특히 음식점이 그런 실수를 하기 좋은 편에 들어간다.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것은 상대적인데다가 미적인 기준이 다 다르므로 이런 가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오늘은 그런 실수를 한번 해보고 싶다.

 

 

저번에 경주 남산으로 가는 도로가에 자리잡은 다육이 가게를 한번 포스팅했었는데 나중에 가보니 문을 닫아버렸다. 글을 읽어보신 분들께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른다. 당연히 그 글을 이제는 미공개로 해두었다.

 

 

이 집은 7번 국도가에 자리잡은 청강사라는 거대한 절 바로 앞에 터를 틀었다.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올려둔다. 

 

 

 

 

                              큰지도보기를 눌러보면 위치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안에서 밖을 본 모습이다. 밖에 보이는 절이 청강사다. 규모가 아주 큰 절이어서 7번 국도에서도 보인다.

 

 

단언하건데 나는 주인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다.  

 

 

 전화번호는 772-2147이다. 만약 휴대전화로 걸어야 할 경우에는 앞에 054를 붙여야 한다. 054는 경북 지역번호이다. 주인 휴대전화번호는 사진 속에 들어있다. 혹시 누가 수집해서 상업성 스팸문자나 보낼까 싶어 직접 올리지 않았다.

 

 

물론 비닐 하우스로 된 가게다. 청강사 앞에까지만 가면 바로 눈에 띄일 것이다. 모두들 다육이와 좋은 인연을 맺어보시기 바란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