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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방학이 오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아이들도 있었다 1

by 깜쌤 2012. 1. 3.

 

12월이 되면 아이들은 겨울방학을 기다립니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학교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조금이나마 숨돌릴 여유가 생기는 방학이기에 학창시절에서 방학만큼 기다렸던 날들이 또 있었던가요?

요즘 6학년 아이들은 중학교 입학전에 실시하는 배치고사 준비도 해야하고 중학교 예비과정 공부도 해야하니 쉴 시간이 없고 놀 틈조차 없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해서 자신감을 키워주고 초등학교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겨울방학을 앞둔 12월에 자그마치 3주일이 소요되는 프로젝트 학습을 하나 준비했습니다. 학급 어린이 전체가 다 출연하는 연극활동입니다. 

 

도대체 어떤 활동이기에 3주일간의 긴 시간이 소요되는 것일까요? 그것을 이해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 깜쌤이 담임하고 있는 반의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올린 글 전문을 미리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깜쌤이 가르치는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이 모이는 카페에 원문이 있습니다만 글 전체를 이리로 복사를 해왔습니다. 그러면 먼저 아래 글을 보도록 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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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계시지요? 오랫만에 글을 올립니다.

저는 사는 것이 항상 바쁘기만 합니다. 

남들은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던데 말이죠.

 

이제 약 3주일 후면 방학이 시작됩니다. 그런 뒤는 겨울방학이 되고

얼마 뒤에는 졸업이 될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대강 들어서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방학을 앞두고 마지막 추억만들기 행사로 학급연극을 해보려고 합니다.

5,6학년 교육과정에 극본쓰기와 연극하기가 나오므로 시도해보려고 합니다만

문제는 아이들 연습시간입니다.

 

 

 

지금까지의 제 경험으로 보면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 연습을 하는데만

약 3주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한주간은 대본을 읽어서 의미를 파악해둠과 동시에 전체 줄거리를 기억해두고

그다음 한주간은 대본을 외웁니다.

마지막 한주일은 연기를 하며 출연하는 아이들이 호흡을 맞추어야 합니다.

 

제가 당면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요즘 아이들의 학습량은 엄청나므로

정규수업시간을 빼서 연습할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연습을 위해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은 오후시간 뿐인데

겨울철에 접어들므로 해가 일찍 빠지게 되어 아이들 귀가 시간이 문제가 됩니다. 

오후 수업을 마치면 3시가 되고 청소후 연습을 하다가 보면

금방 4시 반이되고 맙니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이제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으므로

서서히 준비를 해야할 시기이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가 워낙 교육에 목을 매는 분위기여서 그런지

벌써부터 사교육기관이나 개인들은

아이들 모집에 열을 내게 되고 방과후부터 곧장 수업을 하게 되더군요.

 

아이들이 대본을 외우고 손발을 맞추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연습을 해야하지만

그런 사교육 기관과의 시간 조절이 쉽지 않을 것이므로

이렇게 상의를 드려보는 것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기본 원칙은 우리반의 모든 아이들이

 빠짐없이 다 출연한다는 것입니다.

원하는 아이들만 모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죠.

 

 

 

 

 

6학년 아이가 쓴 대본이 하나 혹은둘 영어로 된 연극이 하나,

그리고 5학년 교과서에 등장하는 연극이 한편, 이렇게 세편이나

네편을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반 아이들이 모두 서른한명이므로 두번씩은 모두 출연해야 합니다.

그런데 누구 하나라도 빠지면 연습하는 것이 엉망이 되고 마는 것은 물론이고

팀웍이 모두 흐트러지고 맙니다.

그래서 여기에 상의하는 글을 올리는 것이죠.

 

학부모님들이나 아이들이 원하지 않으면

굳이 밀고 나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이들 분위기는 거의 모두가 해보자는 것이지만

학부모님들 생각은 다를 수 있기에 여쭈어보는 것입니다.

 

 

 

자녀를 참가시킬 뜻이 없을 경우 여기에는 글을 안올리셔도 됩니다.

자녀에게만 살며시 의견표시를 해주시든지 아니면

저에게 메일을 보내주시든지 휴대전화로 문자를 날려주시면 됩니다. 

 

비밀은 철저히 보장해드리겠습니다.

누구누구때문에 안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몇번씩이나 강조를 합니다만 담임 선생이 원하는 일이니

어떻게 반대를 하겠느냐는 식으로는 절대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잘 아시겠습니다만 저도 엄청 바쁜 사람이고

할일이 쌓여있는 사람입니다.

연극 한편 하는 것이 뭐 그리 큰일이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해야할 일이 많습니다.

 

중요한 역할을 맡을 아이들 두셋만 시간을 내지 못해도

연습은 불가능하므로 그점을 잘 이해하시고 결정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올해 아이들의 능력과 수준이 그렇게 우수한 편이 아니어서

말을 꺼내놓은 지금 이순간, 저도 엄청 걱정이 됩니다.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싶어서 말이죠.

 

학부모님들의 현명한 조언과 결정을 기다리겠습니다.

가능하면 금요일 저녁까지는 확실하게 결심하셔야합니다.

 

감사합니다.

 

 

깜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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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핵심은 연극공연을 하려고 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므로 양해를 해달라는 것과 학부모님들의 도움과 이해가 있어야 일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나는 이런 행사를 10여년 이상 꾸준히 진행해왔습니다만 시절이 시절인지라 학부모님들의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시하지 않는 것을 윈칙으로 했습니다. 이 글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다음 글에 소개하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