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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초등학생이 쓰는 영어보고서 3

by 깜쌤 2011. 2. 10.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현재의 우리나라 아이들가운데 학교교육만을 받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해서 영어에세이를 쓰게 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한걸음만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면 영어문장으로 된 에세이를 쓰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영어, 영어하니까 거부반응을 보일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제가 논하고자 하는 것은 영어교육을 해야하느냐 말아야하느냐와 같은 당위성을 따지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하면 더 효과적으로 가르치고 더 나은 실력을 가질 수 있게 하느냐의 문제이니 착오없으시기 바랍니다. 

 

 

 실과 요리만들기 실습을 하고 난 뒤 우리 반 아이들은 모두들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앞글에서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보고서를 제출한 아이들 가운데 세명은 영어로 된 보고서를 써온 것이었습니다. 영어로 된 실습보고서를 보고 사실은 저도 놀랐었습니다.

 

 2009학년도에 가르친 아이들 가운데서 한명은 자동번역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보고서를 만들어온 사례가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이 미흡해서 그런지 읽고 이해하기가 상당히 난해했습니다.

 

 

 그런 사례가 있었다는 것을 2010학년도,그러니까 지금 제가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에게 소개를 해주고 한번 도전해보기를 권했더니 놀랍게도 세명의 아이가 도전을 해서 써 온 것이죠.

 

 결국 교사는 아이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도전의욕과 성취의욕을 불러일으켜서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도록 유도를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더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일일이 아이들에게 영어 문장을 이렇게 작성하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지도를 하기보다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보도록 권하고 유도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말입니다.

 

 

 영어로 된 보고서를 쓰기 전에 영어 일기를 써보도록 권하는 단계를 거치면 더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영어문장 쓰기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6학년 영어교과서에는 영어일기 쓰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간단하게나마 써보도록 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아이들의 어휘력과 작문실력인데요, 낱말과 문장작성 실력을 올리기 위해 나는 아이들에게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수많은 영어 동화듣기를 집에서 계속하도록 꾸준하게 강조를 해왔고 아울러 매달 말일에는 일일이 점검을 했었습니다.

 

 

 아이들 실력으로 완벽한 영어문장을 쓴다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문법에 딱 맞는 표현을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알아보려면 우리말로 된 글짓기 작품을 읽어보면 단번에 표시가 납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아이들이 쓰는 일기장을 봐도 단번에 구별이 됩니다.

 

 블로그나 카페, 혹은 인터넷상의 수많은 기사를 봐도 구별이 되지 않습니까? 우리말을 아름답게 잘 구사하기도 어려운데 영어로 된 글을 써보라고 하는 것은 얼마나 힘이 들겠습니까?

 

 

 문법이 틀렸다고 해서 낱말이 틀렸다고 해서 타박을 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죽이 되었든 밥이 되었든 간에 이런 도전을 해보았다는 사실에 더 많은 의미를 두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자세가 교사에게는 절실히 필요합니다.

 

 

 다른 글에서 우리반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급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런 사이버 공간에 아이가 쓴 영어보고서를 소개하기도 하고, 교실에서는 학급아이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많은 칭찬과 격려를 해주면 어설픈 영어실력을 지닌 아이라 할지라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다른 아이가 쓴 영어 보고서를 소개하겠습니다. 표지를 보면 이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아이는 차례 밑부분에 자기가 처음으로 써보는 영어보고서라는 사실을 밝혀두고 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는 현재 중소도시 2급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 환경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면 좀더 규모가 큰 도시나 더 나은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충분히 더 가능하지 않을까요?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틀린 부분이 있는걸 찾아서 지적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까? 아니면 칭찬을 하고 격려를 하며 우수사례로 소개해서 아이로 하여금 자신감을 가지도록 하는게 중요하겠습니까?

 

 

나는 아이들이 쓴 글을 원어민 교사에게 들고가서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되는지도 확인해보았던 것이죠.

 

 

 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과 무궁한 능력을 지닌 존재들입니다. 지금까지 6학년을 스물여섯번 가르치면서 - 물론 다른 학년의 아이들도 가르쳐보았습니다 - 그들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외국어라는 영역에서는 더더욱 그렇더군요. 

 

 

 아이들을 훈련시키기에 따라서 자유로운 토론학습이 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외국어에 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이 왕도(王道)는 아닐지 몰라도 하나의 사례로서는 가치를 지니고 있을지 모릅니다. 다같이 한번 더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새롭게 접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긴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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