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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초등학생이 쓰는 영어보고서 1

by 깜쌤 2011. 2. 7.

 

 6학년 2학기 국어 읽기 마지막 다섯번째 마당 속에는 보고서 글을 읽어보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사이버 스페이스인 인터넷 속에 등장하는 글을 읽어보는 것도 함께 소개됩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이런 글들이 소개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시대의 흐름이 이런 변화의 속도를 더 빠르게 유도하는듯 합니다. 이미 많은 학자들은 우리가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아니 살아남기 위해서도 창의성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부르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초등학교에서는 어떤 시기에 어떤 방법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여 창의성을 개발해나가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논의하는 것 자체의 범위가 너무 넓고 막연한 일이어서 선뜻 달려들어볼 마음이 내키지 않지만 초등학교 선생님들 가운데 현장연구논문을 쓸 계획이 있는 분이라면 이런 영역으로 도전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뜻에서 오늘은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해서 보고서 쓰기 활동을 통해 창의성을 계발시켜 나가는 방법을 한번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면 영어로 보고서를 쓰는 것도 현재 수준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보고서를 쓰이도록 한다니 좀 이해가 안갈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아이들이 사고력을 기르도록 하는데는 그저 그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경험을 가지고 비추어볼때 저학년은 무리이고 6학년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어느 정도 훈련이 되면 어지간한 회사원 뺨칠 정도로 논리적인 글을 써낼줄 아는 것이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의 능력이기도 합니다.

 

 나는 이제 26번째 6학년 담임을 끝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2011년 올해 2월에 졸업장을 쥐어 떠나보내는 아이들이 26번째로 졸업을 시키는 아이들이 됩니다. 그동안 중소도시의 시골아이들을 대상으로 여러가지 교육적인 실험을 해보았습니다만 결과는 놀랄 만한 일들이 많았다는 것이죠.

 

 예전에 쓴 글들 가운데 요리만들기 실습에 관한 글이 있었습니다. 바로 위에 올려둔 그림이나 주소를 눌러보면 그것과 관계된 글이 떠오를 것입니다. 실습활동과 관계된 글을 한번 읽어보고 이 글을 계속 읽어나가면 훨씬 이해하기가 빠를 것입니다.

 

 

 여기에서 잠시 고민해볼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어쨌거나 간에 실습활동을 한번 하고 끝내면 만사가 다 잘된 것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정도는 대한민국의 초등학교 교사라면 누구나 다 할수 있는 교육활동입니다.

 

 한걸음 더 나가서 아이들에게 실습활동을 하고 난 뒤 보고서를 받도록 하면 어떨까요? 그러면 이제 아이들이 써낸 음식만들기 실습 보고서 한편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말씀을 드리지만 경주시내의 중심가에서 약간 떨어진 2급지 변두리 학교의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보면 좋겠습니다.

 

 

 보고서가 조금 길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아이는 자그마치 14장이나 되는 실습 이야기를 나름대로 꾸려나갔습니다. 길게 쓴다고 반드시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정도로 자유롭게 그러면서도 조직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아이들이라는 말이죠. 

 

 

 그렇다고 해서 터무니없이 이야기를 늘여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체제를 갖추어서 이야기를 해나간다는 것이죠. 전체의 얼개를 짜고 제목을 붙인 뒤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기록해나간다는 자체가 놀라운 일 아닐까요?

 

  

 영어에 호기심을 느끼는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답게 중간중간에 영어를 조금씩 섞어서 넣기도 했습니다.

 

 

 보고서 내용을 읽어보면 어떤 식으로 모둠을 편성했으며 어떤 방법으로 평가를 했는지에 관한 내용들까지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글 속에는 아이들의 별명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산골에','이그드라실'같은 표현들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요리방법, 준비물까지 세밀하게 표현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글 중간에 인용해서 쓴 사진들은 제가 실습시간 중간중간에 찍어서 학급 카페에 올려둔 것들을 퍼가서 편집을 한 것입니다. 학급 카페에 글을 올려주는 이유는 학부모님들께 실습내용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죠. 학급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교육활동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해준다는 말입니다.

 

 

음식을 다 만든뒤 세팅하는 과정까지 세밀하게 묘사를 했습니다.

 

 

이제는 다른 모둠이 만든 요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 나름대로 자기가 본 다른 모둠의 요리에 관한 평가까지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는 요리실습에 얽힌 나름대로의 비화를 꺼내고 있고요......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그 무엇인가를 배우고 익혀나갑니다. 지난 학년때 있었던 실습활동과 비교도 할 줄 압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창의성의 발로 아닐까요?

 

 

이젠 스스로 평가를 해본 내용을 나타냈습니다. 사진은 담임교사가 찍어서 올린 것을 퍼갔지만 어떤 아이들은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와서 직접 찍어서 보고서에 올려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우리반의 모든 아이들로부터 이런 보고서를 받아 세밀하게 읽어보았습니다. 실습활동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기본이고 아이들이 구사하는 낱말의 수준과 문장력, 문서편집능력, 자료수집능력, 여러가지 프로그램 사용능력같은 것을 살펴보는 것은 기본입니다.

 

다음 글에 계속하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