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차타기를 좋아합니다.
어딜 가려하면 제일 먼저 기차편이 있는지부터 살핍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경치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습니다.
기차로는 하루 종일이라도 멀리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혼자서도 기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할머니 집에 갈때도 두시간씩이나 기차를 탔습니다.
이제는 어머니를 뵈러 갈때 두시간씩 기차를 탑니다.
기차시간이 바뀌면서 버스를 갈아탈 수 없게 되었습니다.
탈 수 있으면 좋을텐데......
탈 수 있으면 정말 좋을텐데.....
나는 도로를 따라 걷기로 했습니다.
걸으면 두시간 정도 걸리지 싶습니다.
그 정도는 기본으로 걷습니다.
갓길을 따라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젊었던 날에는 기찻길을 따라 참 많이 걸었습니다.
한참을 걷다가 오리나무 숲을 만났습니다.
자작나무를 닮은 하얀빛이 좋아서 숲속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나는 자작나무 숲이 주는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이게 비록 오리나무 숲이라고 할지라도.....
길가 동네 교회의 뾰족탑을 살폈습니다.
기적소리와 함께 기차가 지나갔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걸어오는 자식이 안스러웠던가 봅니다.
골목에 나와 계셨습니다.
어머니마져 안계시면 언제 찾아올까 싶습니다.
마음이 아려옵니다.
괜히 눈시울에 이슬방울이 맺히기 시작합니다.
어머니께서는 자식을 위해 된장을 담아주십니다.
메주콩을 삶아 직접 담그신 된장입니다.
고추도 박아넣으셨습니다.
주름 가득한 손으로 담아주는 된장입니다.
그리고는 다시 꼭꼭 눌러 덮으셨습니다.
나는 짬을 내어 뒷동산에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무덤가 잔디밭에 팔베개를 하고 누워 하늘을 보았던 날들이 그립습니다.
나에게 남겨진 날들은 얼마쯤 될른지.....
그리운 얼굴들은 이제 다 가슴에만 묻어둡니다.
뿔뿔이 흩어져 못본 얼굴들이 너무 많습니다.
내 놀던 옛동산에 이제 와 다시 서니.....
산천 의구란말 옛시인의 허사로고....
나는 나직하게 노래를 불러보았습니다.
'옛동산에 올라'라는 노래말입니다.
산등성이에는 못보던 길이 닦여져 있었습니다. 어리 버리
'사람살이 > 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 나빠지기 전에 더 많이 보고 싶다 (0) | 2012.02.16 |
---|---|
이제 와 다시 서니 2 (0) | 2012.02.08 |
그들 때문에...... (0) | 2012.01.08 |
해운대에서 공연하다 (0) | 2011.12.18 |
11월말까지도 봉숭아들은 꽃을 피웠다 (0) | 2011.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