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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1 중국-대륙의 극과 극:산동, 청해성(完

깜쌤이 동쪽으로 간 까닭은? 2

by 깜쌤 2011. 11. 8.

내가 앉은 맞은 편에 앉은 아가씨는 아주 유창한 영어를 구사했다. 무엇보다 발음이 완벽했다. 그녀는 사범학교에 다니는 것 같았다. 영국신사친구와 기념촬영을 했다.

 

 

 

서녕에는 피서를 다녀오기 위해 방문했었다고 한다. 이메일주소를 적어주었는데 유감스럽게도 그녀는 이메일을 쓰지 않고 있었다.

 

 

 

배가 고파진 우리는 점심겸 저녁으로 컵라면을 먹기로 했다. 중국 객차 속에는 뜨거운 물이 나오는 곳이 반드시 있으므로 컵라면을 어떻게 먹느냐는 식의 걱정은 붙들어매어 놓아도 된다. 젓가락 걱정도 안해도 된다. 컵라면 속에 포크가 들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호르몬 걱정은 좀 해야할거다.    

 

 

 

기차가 역에 서면 내려가서 소매상인으로부터 작은 군것질거리를 살 수도 있다. 하지만 말이 안통하는 외국에서는 바가지 쓸 가능성이 100%다. 더구나 여기가 중국이라면 바가지 쓸 가능성이 1,000%다. 일본은 예외일 것이다.

 

중국에서 살아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기는 단골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한다. 단골이 되면 더 좋은 물건을 헐한 가격에 주는 것이 한국인의 생각이지만 중국인들은 그 반대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인간관계보다는 돈을 더 중요시한다는 말을 증명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기차는 골짜기 사이를 달렸다. 천수와 보계 사이인 모양이다.

 

 

 

눈에 익은 경치다.

 

 

 

우리는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말다가 그러다가 다시 졸다가 말다가를 반복했다. 밤 10시가 되어서 기차는 서안에 도착했다. 우리와 대화를 나누었던 아가씨는 서안에서 동쪽으로 한시간쯤 더 간 곳에서 내렸다.

 

 

 

이젠 자야한다. 더 버틸 힘도 없기 때문이다. 무지무지 불편하지만 쪽잠을 계속해야했다. 온몸이 찌푸퉁하고 몸이 결린다. 눈을 떴더니 기차는 개봉을 지나서 서주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개봉은 송나라 당시 한때 수도이기도 했다.

 

 

 

서주에서 기차는 북상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연주에서 내리기로 마음먹었다. 서주출발이 오전 10시 8분이다. 서주 다음에 기차가 서는 역은 속장서역이었는데 11시 28분 출발이었다. 그 다음 서는 기차역이 연주역이다. 연주역 도착이 약 12시 30분 정도였다.

 

서녕역에서 어제 오전 9시에 출발했으니 27시간 30분동안이나 기차를 타고 앉아서 버틴 셈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이 정도의 기차 여행은 약과다. 고생을 했다고는 하지만 엄청난 거리를 이동한데다가 호텔비를 절약한 셈이니 손해본 것은 아니다.

 

 

 

이제 중국인들도 기차를 탈때 줄을 설줄 알게 된 모양이다. 줄을 선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연주! 한자로는 라고 쓴다. '바를 연'자이다. 하(夏)나라의 9개 주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니 역사가 꽤나 오랜 글자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삼국지연의에도 연주라는 지명이 등장한다. 지하도에 보이는 전광판 글자를 보면 연주라는 지명이 등장함을 알 수 있다. 삼국지연의에 연주자사(兗州刺史) 유대(劉岱)라는 이름과 지명이 등장하는 것이다. 유대는 황건적에게 패하여 죽는 것으로 등장했다가 곧 사라진다.

 

 

 

연주역앞에는 주차장이 있었지만 무질서했다. 연주역에서 공자의 고향인 곡부까지는 가까운 거리다. 제남에서 내려오는 것보다는 연주에서 곡부로 가는 것이 쉬우므로 우리는 연주에서 내린 것이다.

 

 

 

연주라는 도시는 역사가 깊은 도시다. 함부로 우습게 볼만한 도시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들에게는 곡부보다가 가치가 떨어진다. 지금같은 경우만 해도 우리는 연주를 보기 위해 내린 것이 아니고 곡부를 가기 위해 잠시 들린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잘 살펴보았더니 연주역 맞은편에 버스터미널이 보였다. 그것만 해도 다된 것이나 다름없다.

 

 

 

론리플래닛을 통해 대강의 위치를 짐작해두었으므로 찾아가기는 너무 쉽다.

 

 

 

택시를 세워둔 곳은 그나마 좀 낫다. 줄이라도 맞추어두니 보기가 나았다.

 

 

 

우리는 버스터미널에서 표를 샀다. 연주에서 곡부(曲阜)가는 버스표다. 곡부는 굽은 언덕 정도로 해석을 해야하나? 차표에는 발차시간이 아주 멋진 용어로 표시되어 있다. 유수(流水)란다. '물이 흐르는대로'라는 식으로 해석할 수 있으니 그냥 발차시간이 되면 곡부로 가는 아무 버스나 타면 된다는 말이리라. 

 

 

 

요금은 5원이다. 만약 택시를 타면 열배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싶다.

 

 

 

 

길가의 풍광은 어디나 비슷했다.

 

 

 

가구점인가보다. 중국인들은 조금 큰 가게는 성(城)으로 표현하는가보다.

 

 

 

연주 시내를 벗어나지 끝없이 광활하게 펼쳐진 옥수수밭이 나왔다. 옥수수 아니면 수수밭인것 같다.

 

 

 

연주와 곡부 사이에는 4차선도로가 직선으로 뻗어있었다.

 

 

 

중국에서 이 정도면 바로 옆동네나 마찬가지다.

 

 

 

으흠, 저기가 곡부 버스터미널인가보다.

 

 

 

곡부기차참이라......  중국에서 기차는 버스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기차는 화차라고 한다.

 

 

 

여기가 공자의 고향인 곡부다. 중국인들 발음으로 하면 취뿌 정도로 소리날 것이다. 사진 속에서 보이는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면 되지만 자주 오지 않았기에 우리는 결국 택시를 타기로 했다.

 

 

 

서녕에서 택시를 타는데 맛을 들였기에 우리는 쉽게 택시를 선택한 것이다.

 

 

 

터미널 앞에 기다리고 있는 택시는 장거리전용차들이었다. 어디에나 쉽게 돈벌고 싶은 인간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우리는 택시를 탔다. 터미널에서부터 일직선으로 달리면 시내가 된다.

 

 

 

여기가 곡부란 말이지?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드디어 우리가 공자의 고향마을에 찾아온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