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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1 중국-대륙의 극과 극:산동, 청해성(完

당번고도를 따라 문성공주를 찾아가다 1

by 깜쌤 2011. 10. 9.

 

새아침이다. 오늘은 문성공주묘를 가보기로 마음먹고 있었기에 살짝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윗층에 머무르고 있는 친구의 상태를 알아보니 오늘도 몸이 무겁다고 한다.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우리는 3층에 있는 식당에 아침을 해결하러 갔다. 아침식사가 방값에 포함되어 있으니 반드시 먹어주어야했다. 처음 만들때는 분명히 많은 돈을 들여 꾸민 것이 틀림없지만 괸리상태가 엉망이었다. 바닥은 하얀색 타일이었고 의자와 탁자도 흰색으로 해서 고급스럽게 만들었지만 청소는 언제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의자는 아무렇게나 놓여있었고.... 

 

  

그래도 안먹을 수는 없어서 자리에 앉았다. 우리가 자리에 앉자 계란 4개와 속이 없는 만두를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정말 고맙게도 죽도 한그릇 주는게 아닌가?

 

 

쌀죽이다. 그런데 제법 구수한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 

 

 

그리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살다가살다가 쌀죽을 젓가락으로 떠먹은 일도 아마 여기가 처음이지 싶다. 맛있었다. 밋밋하기만 한 맨빵에다가 오이무침, 계란 한개와 죽한그릇의 아침 식사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다.  

 

 

방에 들어와서 일단 짐을 챙겨두었다. 팀멤버들과 의논해서 방 한칸은 오후까지 빌려두기로 결정했다. 원래 체크아웃시간이 낮 12시이므로 그때까지는 방을 비워주어야 한다. 하지만 일행 가운데 한사람이 아플 경우에 체크아웃을 해버리면 오후 4시 10분 버스가 출발할때까지는 어디가서 쉴 수도 누울 수도 없는 처지가 된다.

 

그럴 때는 체크아웃을 늦추는 대신 방값을 조금 더 주면 된다. 그런 제도를 활용해서 아픈 친구가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쉴 수 있도록 해주자는 말이다. 모두들 기꺼이 동의해주어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카운터에 그걸 알아듣도록 영어로 설명하는데 힘이 들었다.

 

 

국제신사 친구를 방에 남겨두고 우리는 가벼운 차림으로 방을 나섰다. 이제는 차를 교섭해야 한다. 론리플래닛을 새로 읽어보고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검색해보아도 그쪽으로 가는 노선버스는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버스가 있긴 있을 것이지만 이런 산골짜기에서는 아침 일찍 노선 버스가 출발하면 그걸로 끝인 경우가 많다.

 

 

카운터에 일하는 청년 가운데 영어가 아주 조금 되는 젊은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에게 문성공주묘까지 가는 택시를 빌리려면 얼마쯤하는가라고 물었더니 자기가 교섭을 해주겠다고 나섰다.

 

"여기 장족들은 거의 다 한자를 모릅니다. 영어를 아는 친구도 아주 드물어요. 그러니 제가 알아봐드리겠습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말이 안통하면 차를 대절하기가 정말 어려운 일인데 그가 나서서 도와주겠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문성공주묘를 가는데 보통 40원에서 50원을 준다고 한다. 그렇다면 왕복으로는 100원 내외가 들것이다. 그런데 거기서 시내로 돌아올때 과연 택시를 구할 수 있는지 없는지 그 상황을 모르니 답답해진다.

 

  

거기다가 우리는 오후 3시 반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적어도 반나절 이상은 빌려야한다. 나는 180원 정도는 주겠다고 마음먹었다. 반나절 차를 빌리는 시세도 그 정도라고 한다.  

 

우리는 카운터의 청년을 따라 큰길로 나섰다. 택시 표시가 없는 개인 승합차를 잡더니 청년은 곧바로 교섭에 들어갔다. 반나절에 180원이라면 후하게 주는 가격이니 차를 빌리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운전기사는 순하게 생긴 덩치가 큰 장족 청년이었는데 처음에는 오케이를 하더니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오후 3시 넘어서까지 차를 빌리겠다고 하자 난색을 표했다. 200원은 꼭 받아야한다고 나섰다.

 

180원으로 깎은 뒤 나중에 팁을 더 주려고 하다가 장족들은 거의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나는 흔쾌히 그가 부른 가격을 받아주었다. 카운터의 청년도 기분좋게 돌아가고 우리는 차에 올랐다. 3사람만 가는 것이다.

  

 

문성공주묘는 시내에서 약 2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다고 하지만 도로 표지판에는 18킬로미터로 표시되어 있었다. 티벳의 중심도시인 라사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간다고 보면 된다. 우리가 탄 승합차는 도로공사장비가 가득 널려있는 길을 따라 달렸다.

 

 

 

 

오른쪽 위쪽의 빨간색 점이 옥수다. 왼쪽 아래 빨간색 점은 라사의 위치를 나타낸다. 노란색 선은 청해성에서 티벳으로 이어지는 간선도로이고.....

 

 

우리는 공사중인 학교옆을 지났다. 어제 저녁에는 반대편에서 학교를 본 것이다.

 

 

이정표를 살폈다. 새로 만들어진 비행장까지는 17킬로미터란다. 참도지구의 가까운 도시까지만 해도 170킬로미터가 되니 사람사는 동네가 띄엄띄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청해성에서 가장 완벽한 형태의 원시삼림지대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낭겸보호구까지 그정도라니 어이가 없다.  

 

 

옥수시가지를 벗어나면 정말 깨끗한 자연을 만날 수 있다. 하늘은 높고 짙푸르다. 도로를 따라 세차게 흘러오는 물줄기도 얼마나 맑은지 모른다. 아마 물은 엄청 차가울 것이다.

 

 

왕복 4차선 도로가 정말 시원하게 쭉 뻗었다. 하지만 너무 좋아할 필요가 없다. 언제까지나 쭈욱 이어질 길이 아닌줄 알기 때문이다. 

 

 

도로 한쪽으로 목장이 나타났다.

 

 

천막집이 보였다.

 

 

관광용인지 거주용인지 모르겠다. 골짜기안에 저수지를 만든 것일까? 주변의 경관과 잘 어울리지 않는 흉측한 둑이 보였다.

 

 

야크 무리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여기에 있었던 동네도 무너져버린 모양이다.

 

 

긴급구호용 천막이 줄을 지어 서있었다.

 

 

마침내 문성공주묘로 들어가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600미터만 더가면 향파랍도가촌이 나올 모양이다. 그런데 향파랍이라니? 사진속의 풍경이 보통 아니다. 내가 잘못 안게 아니라면 향파랍(香巴拉)이라는 말 속에는 제법 의미심장한 뜻을 가지고 있다. 

 

황금향(黃金鄕)을 의미하는 엘도라도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럼 이쯤에서 한번 확인하고 가보자. 문제 나간다. 맞추는 분들은 어휘력이 대단한 분들이다. 하지만 쉽다.

 

 

[문제 1] 다음 낱말들이 가지는 공통적인 요소를 줄여서 간단히 나타내보시오

 

엘도라도, 에덴동산, 무릉도원, 샹그릴라, 파라다이스, 유토피아, 극락, 천국

 

정답은 이상향(理想鄕)이다. 인간이 정말로 한번쯤은 가서 살아보기를 꿈꾸는 진정한 행복이 넘치는 동네 말이다. 그 중에서 샹그릴라라는 티벳과 관계가 있는 낱말이다. 티벳어에 '샹바라'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이상향을 나타내는 말이다. 한자로는 향파랍(香巴拉)이라고 쓴다.

 

한자로 향격리랍(香格里拉)이라고 쓰고 '샹그릴라'라고 발음하는 말도 이상향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 블로그 왼쪽에 <샹그릴라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배낭여행기가 있다. 운남성에 있다고 전해지는 샹그릴라를 찾아갔던 여행기다.

 

 

그러면 위키피디아에서는 '샹그릴라'에 대해 무엇이라고 설명하고 있을까? 한번 확인해보자.

 

 

샹그릴라(Shangri-La)는 제임스 힐튼이 쓴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 1933)이라는 작품에 나오는 가공의 장소이다. 쿤룬(Kunlun)산맥의 서쪽 끝자락에 있는 숨겨진 장소에 소재하는 신비롭고 평화로운 계곡,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고 외부로부터 단절된 히말라야의 유토피아로 묘사되었다.

 

소설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 말은 지상의 어딘가에 존재하는 천국을 가리키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샹그릴라 사람들은 평균적인 수명을 훨씬 뛰어넘어 거의 불사(不死)의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상상에서 우러난 동양(Orient)에 대한 이국적 호기심(Exoticism)을 담고 있다. 샹그릴라 이야기는 티벳 불교에 전승되는 신비의 도시 샹바라(Shambhala, 香巴拉)에 기초하고 있다.

 

 

위 글상자속의 글의 출처는 위키피디어라고 밝혔다. 혹시 샹그릴라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면 아래 주소를 눌러보기 바란다.

 

                             http://blog.daum.net/yessir/3748818

 

                        http://blog.daum.net/yessir/3699984

 

 

나는 이 부근에서 샹그릴라 비슷한 냄새를 맡았다. 이 부근에는 그런 의미를 지닌 마을이 있는가보다.

 

 

장오에 관한 광고가 많았다. 티벳 특산품인 최고 명품견 장오는 한마리에 7억씩이나 한단다.

 

 

우리가 사진을 찍으려고 할때마다 친절한 기사는 속도를 늦추어 주었다.

 

 

시간이 좀 더 있다면 샹그릴라를 찾아서 떠나보련만.....

 

 

이 도로를 따라 안으로 더 들어가보면 샹그릴라 비슷한 마을을 찾아낼지도 모른다.

 

 

나중에 우리는 이 길을 따라 안으로 살짝 들어가보게 된다. 그곳 경치는 나중에 소개해 드린다.

 

 

그런데 골짜기 저안쪽의 분위기가 아무래도 수상했다. 이 부근 어딘가에 문성공주묘가 있으리라. 이상야릇한 냄새가 산골짜기 전체에서 슬슬 풍겨오기 시작했는데.....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