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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1 중국-대륙의 극과 극:산동, 청해성(完

폐허 속에 솟아난 꽃 - 결고사 2

by 깜쌤 2011. 10. 4.

 

결고사(結古社)는 언덕배기 위에 자리잡았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도로 양쪽으로는 복구를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일가족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들이를 가는 모양이다.

 

 

밑에서 올려다보니 멀리서는 공사중인지 아닌지 의심스러워보이던 모습이 이젠 확실하게 구별이 될 정도였다. 역시 공사중이었다.

 

 

이 동네도 엄청 무너진 것 같았다. 금이 심하게 가거나 회복불능 상태인 건물은 모두 철거했을 가능성이 높다.

 

 

 

공동우물터쯤되는 장소에서 아이들과 아주머니들이 빨래를 하고 있었다. 남자아이들에게는 자주빛 승복이 일상복 정도로 여겨지는듯 하다. 머리를 땋아내린 여자아이의 얼굴에 커다란 점이 있었다. 그게 나그네의 마음을 아리게 만들었다.

 

 

 그 빨래터 위 언덕배기에 결고사가 자리잡았다. 라마불교 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투파의 일종인 하얀색 라마탑이 한줄로 늘어서 있었다.

 

 

도랑가로 자리잡은 장족들 집에는 거의 예외없이 티베트(나는 이번 글에서 늘상 티벳이라고 표기를 해왔다)의 특산개인 장오가 집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 사실을 모르고 불쑥 들어서기라도 하면 큰일나기 딱 알맞다.

 

 

우리는 언덕으로 쉽게 올라가는 지름길을 찾았다. 아이들에게 손짓으로 물었더니 쉽게 답이 왔다. 앞에 보이는 작은 길로 올라가라는 것이다.

 

 

언덕배기에는 작은 꽃을 매단 풀들이 자라고 있었다. 얼핏보면 무척 낭만적이지만 잘못건드리면 혼나는 수가 생긴다. 들꽃에는 예상외로 풀쐐기들이 많이 붙어 있었다.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워서 똑딱이 카메라의 줌으로 당겨 보았다.

 

 

라마불교 사원답게 하나하나의 라마탑마다 불상(佛像)이 한개씩 들어있다.

 

 

하얀색의 탑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올라가는 오솔길에서 마주친 작은 바위에도 글씨가 새겨져있었다. 불경의 한구절이 새겨져 있는게 아닐까?

 

 

 

언덕배기는 하얀색 자잘한 꽃으로 덮여있었다. 언덕밑으로는 무너진 시가지가 낡은 빨래감처럼 널려있었고..... 

 

 

 

대지진을 당하기 전에는 그리 아름다웠다고 한다. ㅂ형님은 풀을 잘못 건드렸다가 풀쐐기에게 쏘인 것인지 따갑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던 물파스를 꺼내어 발라드렸다.

 

 

언덕의 안쪽으로 자리잡은 골짜기 모습이다. 하얀 구름들이 하늘길을 지나가면서 산에다가 그림자로 무늬를 만들었다.

 

 

이제 거의 다 올라온듯 하다.

 

 

 

높이 오를수록 시가지 모습이 더 확연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제 거의 다 올라왔다. 하얀색 라마탑이 바로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재의 내 컴퓨터 옆에 비치해두고 있는 "동아원색 세계대백과사전"의 라마탑 항목에는 라마탑에 대해 대강 이런 식으로 기술하고 있다. 

 

"라마탑은 인도의 스투파가 중세에 변형된 것으로서, 티벳에서는 아래에서 위로 사각 ·원 ·삼각 ·반월() ·보주()의 5형()을 쌓아올린 것으로 보아, 지() ·수() ·화() ·풍() ·공()의 5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불탑은 후한()에서부터 시작되는 중국계의 고루형() 불탑과, 원대()에서 시작되는 티베트계 불탑으로 대별되는데, 보통 후자를 라마탑이라고 부른다.

 

 

원나라의 세조()가 네팔 사람인 아니고 (哥)를 시켜 만든 베이징의 묘응사()의 백탑()이 최초인 듯하다. 라마사원의 경내에 세워지는 외에 묘탑()으로도 많이 만들어졌고, 화북(北)뿐만 아니라 양자강(江) 유역까지 퍼졌으나 현재는 그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확실히 라마탑의 양식은 독특하다. 표준형은 밑에서부터 사각 ·원 ·삼각 ·반월() ·보주()의 5형()으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안그런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결고사도 지진의 피해를 벗어날 수는 없었다고 한다. 한창 공사중인 현장이 그 사실을 증명해주는듯 하다. 

 

 

온갖 장비들이 총동원되어 재건 공사를 벌이는 중이었다.

 

 

장족들에게 절은 일상생활공간이나 다름없기에 동요하는 민심을 잡으려면 절을 재건해주는 것이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중국정부의 처신은 능수능란의 정도를 넘어 교활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모택동이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나라를 건국할 수 있었던 이유도 민심을 휘어잡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조감도를 보면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건물로 여기를 채울 모양이다. 아래 사진을 보자.

 

 

 완공되면 대단한 건물군이 될 것 같다.

 

 

이런 건물들은 승려들의 생활공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엄청 많이 무너진듯 하다.

 

 

언덕배기에 서면 옥수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곳은 옥수시내 입구에 해당한다. 우리는 저 아래에서부터 버스를 타고 진입한 것이다. 상황이 그러니 버스안에서는 시내에 들어서는 처음 순간부터 엄청난 천막촌을 보게된 것이리라.

 

 

옥수는 그림같은 초원속의 도시이지만 지금은 거대한 시멘트 덩어리로 채워지고 있는 중이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집집마다 아름답게 벽을 장식하게 되리라.

 

 

하천을 끼고 도시가 늘어서 있었다. 정말 많이도 무너졌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 입구에는 새로운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드디어 아파트가 이 산중도시에까지 진입하게 되는 순간이리라.

 

 

푸른 초원으로 덮인 산은 아름답기 그지 없지만 티벳지방의 자연조건은 그리 만만한게 아니었다.

 

 

이쪽이 시내 중심부다. 사진 속에 보이는 큰 건물이 장족들을 위해 중국정부에서 지어주는 병원건물이다. 그 부근에 버스 터미널이 있다고 보면 된다. 병원건물 앞으로 비스듬하게 뻗어있는 도로가 중심거리이다.

 

 

다시 중심가의 모습을 조금 더 당겨서 찍어보았다. 도시 전체가 건축공사장 분위기다.

 

 

하늘은 끝없이 높고 맑았다.

 

 

이런 하늘을 또 어디에서 만나랴? 중원에서는 꿈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리라.

 

 

여기가 새로짓는 법당이다.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법당 반대쪽의 모습이다. 산중턱에 자리잡은 둥근 좌대위에 거대한 불상이 올라가 앉을 것이다.

 

 

맞은편 조금 왼쪽의 모습이다.

 

 

완공될 경우 대전(大殿)의 모습은 정말 거대하겠다.

 

 

 

 

이 정도로만 만들어주면 장족들의 불만을 어느 정도는 사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게 중앙정부의 생각일 것이다. 장족들이 가지는 기본적인 불만 사항은 그게 아니라 장족영토로 밀려들어오는 한족의 대량이주다. 티벳을 한족들의 영토로 영구화시키기 위한 중국정부의 계책은 한족들의 꾸준한 이주를 바탕으로 한 한족화일 것이다.  

 

 

공사현장에는 장족들이 사용해온 글자가 보인다. 하지만 이제 티벳에는 온천지에 한자 투성이다. 글자를 잃어버리는 민족은 어느 순간 민족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시가지를 굽어보는 라마탑 뒷면에서 나는 장족들의 서글픈 운명을 읽을 수 있었다. 티벳 장족들이 지극정성으로 섬기는 신은 지금 이 순간에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