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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1 중국-대륙의 극과 극:산동, 청해성(完

란저우는 깔끔했다 2

by 깜쌤 2011. 9. 10.

 

아침이 왔다. 창밖을 보았더니 역광장에 벌써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기차역 건너편 산허리에 도로가 감아올라가고 있었다. 커다란 뱀이 칭칭 감은 것 같아서 괜히 징그러웠다.

 

 

역건물에 붙은 시계의 바늘은 아직 7시도 되지 않았음을 가리키지만 벌써 많은 사람들이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역으로 몰려들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동쪽을 보았더니 고층빌딩 위로 햇살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황량한 반건조지역 속에 이런 거대한 도시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상상하기가 어렵다.

 

 

기차역 앞 도로를 오가는 차량들이 서서히 엉겨붙기 시작했다. 중국인 운전자들에게 양보를 기대한다는 것은 누구말대로 하면 중국에서 민주주의 정치가 꽃피기를 기다리는 것 만큼 힘든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버스와 승용차, 트럭들이 뒤엉긴채로 경음기를 마구 울려대는 꼬락서니가 한마디로 가관이다.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올 지경이다. 신호등은 있으나마나하고 경찰도 어쩔 수 없으며 예의도 양보도 필요없다. 여긴 오직 거친 물리력만이 존재한다.

 

 

무지막지하게 밀고 들어와서 나만 편하게 지나가면 만사 오케이라는 것일까? 내 죽고난 뒤에는 대홍수가 나든말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심보와 뭐가 다르랴? 내 후손들이야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든 없든 내가 알바 무엇이냐라는 심보로 대형차만 고집하는 어느나라 사람들과 비교하면 그 수준면에서 막상막하가 될것이다.

 

 

저쪽에서 교통흐름이 엉겼다가 간신히 문제가 해결되면 이번에는 이쪽에서 막히고......  고막을 찢어버릴듯한 날카로운 경음기 소리는 하루종일 이어지고.....  우리가 묵고 있는 곳은 18층이다. 그러니 지상에서의 소리가 훨씬 더 잘 전달된다. 내려다보고 있으려니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피식 터진다.

 

 

인간들의 아귀다툼이 벌어지는 무자비한 현장 위로 아침 햇살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자비는 자연을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베풀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팀멤버들을 깨우기 위해 옆방에 가보았더니 테이블 위에 오렌지가 보였다. 허락을 얻고 껍질을 벗긴뒤 한조각 베어 물었다. 상큼했다.

 

 

다른 방에서 보는 난주의 경치는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주상복합 건물들이 하늘 위로 치솟아오르고 있었다.

 

 

위용들이 대단하다.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엉망진창같던 상황을 보였던 도로도 조금 나아진듯 했다. 우리는 아침을 먹기위해 시내로 나섰다. 아침을 먹고난 뒤에는 난주 시가지 구경을 나가야 한다.

 

 

아침은 간단히 먹기로 무언의 합의가 이루어져 있었으므로 교자를 파는 죽집을 찾았다. 그런 집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다. 

 

 

교자를 시키고.....

 

 

 

계란탕을 주문했다. 계란탕이 약간 달달했다. 너무 신기했다. 달달한 계란탕이라니.....  우리나라의 감주를 탕으로 끓인듯한 맛이 났다. 교자 한통은 5원이었고 계란탕은 3원이었다. 8원짜리 식사인 셈이다.

 

 

 

우리는 택시를 타고 백탑공원으로 향했다. 위 지도에서 1번 지점이 난주 기차역이다. 중국인들 표현대로 하자면 란저우 화차참인 것이다. 지도 위쪽의 2번 지점이 백탑공원이고 난주기차역 부근의 3번 지점이 오천산공원이 된다. 저번에 이야기한대로 난주는 동서로 길쭉한 동네이니목표를 찾아가기가 너무 쉽다.

 

 

 택시기사는 황하를 건너서 길가에다가 우리를 내려주었다. 백탑산공원에 오르면 난주 시내의 윤곽이 환하게 드러날 것이다.

 

 

입구 맞은편에 철교모습의 다리가 보였다. 저긴 이따가 돌아갈때 건널 것이다. 황하가 흐르는 강변 벽에 조잡하게 만든 거대한 황룡이 붙어있었다. 중국인들이 보기에 황하를 황룡으로 여기는 것이 틀린 비유는 아니리라. 그러니 촌스럽게나마 구조물을 만들어 붙이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무엇을 하나 만들어도 크고 장대하게 만드는 천성이 있는 모양이다. 거대구조물 강박증이라고나 해야할까 보다.

 

 

땅이 크고 생산되는 물산조차 엄청난 나라이니 그런 심리를 가지게 되는 모양이다. 

 

 

 

한쪽은 박물관이었다. 확실히 중국은 최근 10여년 사이에 많이 달라졌다.

 

 

이들이 인류에게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멋진 덕목을 가지고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일본인들은 그들이 가지는 특유의 쫌생이 기질과 편협성때문에 세계속에서 리더가 될 자질이 없다고 본다. 우리는 중국인들에게서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

 

 

거대함만을 추구하는 성향은 환경보호와 지구자원 절약이라는 측면을 두고 볼때 서로 조화가 되는 덕목은 아닐 것이다. 그러면 일본인 특유의 아기자기함은 어떨까? 글쎄다.

 

 

우리는 통로를 따라서 위로 올라가보았다. 중국 고유의 그 비싼 입장료가 없으니 마음이 푸근하다.

 

 

이제 난주시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기대가 된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