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시간동안 기차를 타고 꼬박 앉아서 가다 3 - 황토고원지대

 

 

이 산골짜기들을 빠져나가면 드디어 황토고원지대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경치가 제법 그럴듯해서 정신없이 밖을 보고 있었다.

 

 

 

기차안에서는 외판원을 겸한 승무원에 의해 온갖 물건들이 승객들 앞에 펼쳐지고 있었고.....

 

 

강가를 따라 펼쳐진 좁은 경작지에는 옥수수와 콩들이 키자랑을 하듯이 자라나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집들의 모습조차도 변하기 시작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산들의 모습까지도 확연하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곳에 터잡고 살고있는 민족들이 달라지기 시작하는지도 모른다.

 

 

기차가 철교위를 지나고 있었다. 강건너편에 깨끗하고 정갈한 동네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눈에 척 봐도 아름답다.

 

 

한족들이 사는 동네는 아닐 것이다. 혹시 백족의 일파가 사는 것일까? 운남성 대리 부근의 백족마을과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곳에 사는 주민들은 물때문에 고생을 할 것 같다. 황토물이 아무리 많아도 마실수가 없다면 문제가 심각하지 않을까? 바닷물위에 뜬 배위에서 갈증으로 인해 죽어야 한다면 그것도 비극이다. 

 

 

골짜기가 끝나가자 확실히 황토고원 냄새가 슬슬 풍겨난다.

 

 

밥을 못먹은지가 하루가 넘었다. 같이 간 일행중에 라면을 먹고싶어한 사람이 있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는 라면가지고 타령할 일이 아니다.

 

 

이번에 우리가 가져간 책은 론리플래닛 최신판이다. 라면이 퍼지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올려다두었다.

 

 

황토고원! 바람에 날려온 고운 흙입자들이 오랜 세월동안 퇴적되어 이루어진 지구상의 경이로운 현상가운데 하나가 황토고원(黃土高原)이다. 해마다 봄철이면 우리나라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황사 현상가운데 20%정도는 황토고원지대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입자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온천지가 누렇다. 물도 땅도 다 누런 곳이다.

 

 

산에도 나무가 드물고 흙먼지들이 가득하다.

 

 

난주부근에서부터는 황량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서서히 사막이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진에서 보는것처럼 황토층의 두께는 상당하다. 조사에 의하면 어떤 곳은 황토층의 두께가 200여미터 정도 되는 곳이 있다고 한다. 중국 야후에서 검색한 사진을 한장 소개해보기로 하자.

 

 

 

사진의 출처는 중국 야후이다. 하늘에서 본 모습은 엄청난 장관을 이룬다. 중국야후에서 검색한 황토지대에 관한 설명을 보기로 하자.

 

 

概述 黄土高原 黄土高原是世界最大的黄土沉积区。位于中国中部偏北。北纬34°～40°，东经103°～114°。东西千余千米，南北700千米。包括太行山以西、青海省日月山以东，秦岭以北、长城以南广大地区。跨山西省、陕西省、甘肃省、青海省、宁夏回族自治区及河南省等省区，面积约40万平方千米。按地形差别分陇中高原、陕北高原、山西高原和豫西山地等区。 平均海拔1000～1500米，除少数石质山地外，高原上覆盖着深厚的黄土层，黄土厚度在50～80…

 

문장을 잘보면 황토고원지대의 면적은 40만제곱킬로미터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마어마한 규모다. 평균해발은 1000미터에서 1500미터에 이르며 두께는 50~80미터라니 그 규모의 광대함과 크기에 압도당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난주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난주는 감숙성(=깐수성)의 중심도시다. 이 사실을 기억한 상태로 위에서 인용했던 문장을 한번 더 확인해보자.

 

包括太行山以西、青海省日月山以东，秦岭以北、长城以南广大地区。跨山西省、陕西省、甘肃省、青海省、宁夏回族自治区及河南省等省区，面积约40万平方千米

 

어설프게나마 대략 해석을 해보자.

 

황토고원지대는 태행산 서쪽에서부터 청해성의 일월산 동쪽으로 존재한다. 진령 이북에서부터 만리장성 이남으로 광대한 지구에 퍼져있다. 산서성과 섬서성과 감숙성, 청해성과 영하회족자치구에 이르고 하남성에도 분포한다. 면적은 약 40만 제곱킬로미터에 이른다.

 

 

중국지도를 머리속에 넣어두면 이해하기가 아주 쉽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수수께끼같은 문장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여행에서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이렇게 말하는 나도 사실은 엄청 무식한 사람이다. 내가 지닌 한자 실력도 워낙 미천하니 모르는 부분은 어물쩍 넘어갈 수밖에 없다. 

 

 

어찌되었거나 우리는 황토고원지대를 달려나가고 있는 중이다. 인간이 개간할 수 있는 곳은 거의다 개간해서 밭 한 뙈기라도 만들어 부쳐먹고 있다.

 

 

건조한 곳이니 주로 가뭄에 강한 밭작물들이 많이 보였다. 수수나 옥수수가 주요한 재배작물인 것 같다.

 

 

깊이 파인 골짜기로는 누런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누가 봐도 이것은 완전한 흙탕물이다. 황하(黃河)다.

 

 

이제 산에서는 거의 나무들이 사라졌다.

 

 

자연환경을 극복해가며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이 있다.

 

 

기차는 계속해서 서북쪽으로 줄기차게 달려나갔다. 천수와 농서같은 도시에서 제법 사람들이 내려버려서 기차안이 상당히 넓게 보였다. 우리는 드디어 편안한 자세로 의자에 기대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처지가 되었다.

 

 

마침내 황하줄기가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제 난주가 엄청 가까워졌다는 말이 된다. 난주는 내륙의 중요한 거점도시이며 중화학 공업이 발전한 도시이다. 실제적으로는 난주에서부터 실크로드가 시작된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차창가의 풍경이 공장시설로 인해 더 거칠게 느껴졌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