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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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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1 중국-대륙의 극과 극:산동, 청해성(完

칭다오는 이런 곳이다 - 노신공원

by 깜쌤 2011. 9. 1.

 

오늘은 이동하는 날이다. 29시간 동안이나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버텨야한다. 기차안에서 세끼 식사를 해야하는 무지막지한 여행을 하는 날이다. 그렇다고 해서 몸보신 수준으로 아침을 특별히 잘먹을 일도 없다. 어제처럼 만두 몇개와 죽한그릇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우리는 어제 아침을 먹었던 성도미식에 갔다. 서민들이 모이는 곳이니 가격부담이 없었다. 1인당 5원정도면 해결나는 곳이었으니까. 이빠진 접시도 예사롭게 내어놓는 곳! 거기가 중국이다. 손님을 우습게 여긴다는 식으로 오해를 해서 괜히 기분나빠할 필요가 없다.

 

 

맑은 죽을 먹었더니 속이 편안해졌다. 누구 생각인지 몰라도 확실히 멋진 방식이다.

 

 

호텔의 체크아웃 시간이 12시였으므로 최대한 늦게까지 버티고 있다가 12시가 되면 체크아웃을 하고 나가기로 했다. 그런 뒤 점심을 먹고 기차를 타면 시간낭비가 없을 것 같았다. 작은 배낭만 매고 어제 못다한 해변구경을 나간다.

 

 

도로를 건너자마자 잔교가 보였다. 비가 와서 그런지 어제와는 또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무엇보다 일단 사람이 적어서 좋았다.

 

 

 

구경을 나온 사람들도 우산을 펴들고 있었다.

 

 

오늘도 바닷물결은 잔잔했다.

 

 

 

오늘은 잔교너머 신가지쪽으로 올라가볼 생각이다. 제1해수욕장까지 가게될지 모르겠다.

 

 

비가 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잔교로 향하는 저 무시무시한 인파들을 보라. 왜 그렇게 잔교로, 잔교로만 몰려드는지  슬쩍 스쳐지나치는 나같은 이방인은 알턱이 없다.

 

 

우리는 해변을 따라 걸었다.

 

 

해변을 따라 이어지 도로가의 풍경은 제법 아름답다.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깔끔하게 단장한 집들도 많았다.

 

 

바다물에 둥둥 뜬 저 쓰레기들은 무엇일까?

 

 

남매로 보이는 아이들이 바닷가 도로에 세워둔 관광버스 짐칸을 의자로 삼아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번뜩이는 재치가 귀여웠다. 저렇게 하면 비도 안맞고 편안하기도 하고.....

 

 

해군박물관 부근의 바닷가 모습이다.

 

 

버스를 巴士로 쓰는 모양이다. 중국인들의 외국어 조어(造語)수준은 가히 세계 최고급이다. 코카콜라를 중국인들은 가구가락(可口可樂)으로 쓰기도 한다. 입에 옳고 입이 즐거운 것이 콜라 아니던가? 커우커콜러 정도로 소리가 나는 모양이지만 발음과 뜻을 기막히게 연결한 낱말이다.

 

 

해변이 끝나는 곳부터는 골목이 이어진다. 아침 식사를 파는 음식점인 모양이다.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아침 먹은지가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 참기로 했다.

 

 

드디어 해군박물관 앞까지 걸어왔다. 잔교에서 그리 먼거리는 아니다.

 

 

해군박물관에는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해군박물관을 지나면 조금 후에 노신공원이 나온다. 입장료도 없는 곳이니 노신공원에 가보기로 했다.

 

 

중국문학이나 역사에 조금만 밝은 인물이라면 노신 정도는 알 것이다. 그를 모른다면 도리어 이상해진다.

 

 

 

1번이 잔교다. 2번은 소청도이고.... 3번으로 표시된 곳에 노신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부두에 배가 대어져있는 곳이 해군박물관이라고 보면 된다. 오른쪽에 보이는 해수욕장이 제1해수욕장이다.

 

 

노신(魯迅)은 중국어 발음으로 표기하면 루쉰 정도로 소리가 난다. 노신의 본명은 주수인(周樹人)으로 알려져 있다. 절강성(省 저장성) 소흥(興 사오싱)출신이다. 그가 쓴 작품으로는 <광인일기>와 <아Q정전>같은 명작이 있다. 

 

솔직히 고백한다면 나도 소설 제목만 들었지 자세히 읽어본 사실은 없다. 이러니 깜쌤이라는 작자도 문제가 참으로 많은 사람이다. 자기도 모르는 주제에 건방스럽게 아는척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의 이름을 딴 공원이니 들어가보지 않으면 괜히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았다. 바닷가에 만들어둔 산책로에 붉은 벽돌을 깔았다.

 

 

물기를 머금은 바닷가의 바위들도 붉은 빛이다. 전체적으로 붉은 빛이 감도는 공원이라고나 할까?

 

 

붉은 바위들을 따라 만들어놓은 산책로라고 여기면 된다. 청도사람들은 노신공원을 청도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라고 여긴단다.

 

 

맞은편에 보이는 곳이 제1해수욕장이다. 저런 자잘한 해수욕장들이 여기저기 숨어있는 곳이 청도해변인 것이다.

 

 

나는 시간을 확인해가며 걸었다. 호텔로 돌아가는 시간을 계산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해봐도 제1해수욕장까지 가기는 힘들것 같았다. 그 위로는 나중에 청도로 다시 돌아와서 구경해도 된다. 어차피 귀국하는 비행기는 청도에서 타야하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야만 하는 형편이다. 그러니 오늘 다못보았다고 해서 그리 아쉬울 것도 없다.

 

 

붉은 바위에 새겨놓은 초록 빛깔의 시라니.....

 

 

비안개가 끼어서 그런지 먼데 경치가 꿈속에 나타난 그리운 얼굴마냥 흐릿하게 비쳐졌다.

 

 

나는 붉은 바위틈 사이에 힘겹게 살고있는 분꽃을 보고 내 서재앞 화분에 자라나고 있을 분꽃을 떠올렸다. 녀석은 꽃망울이라도 맺었는지 모르겠다.

 

 

아침부터 물놀이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보였다. 그렇다. 젊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귀한 것이기도 하고......

 

 

아랫줄 제일 마지막 글자는 먼저 선(先)자 같기도 해서 아리송송했다. 할 수 없이 아랫줄의 여섯글자만을 가지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서 전체 글을 읽어낼 수 있었다. 특히 아랫줄이 아주 유명한 글귀라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橫尾冷對千夫指 (횡미냉대천부지)

 俯首甘爲孺子牛 (부수감위유자우)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은 눈썹을 치켜뜨며 무시하지만,
기꺼이 머리를 수그려 아이들을 위한 소가 되도다.

 

 

 

나자신이 어리바리(어리버리가 아니다)하기로 소문난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평소 고사성어에 대해서는 조금 안다는 교만한 마음이 마음 한구석에 도사리고 있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멋지게 한방 먹은 셈이 되었다. 왜냐하면 유자우(孺子牛)라는 말은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 모르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유자(孺子)라 말은 젖먹이다. 유자우라고 했으니 대강 짐작은 된다. 

 

 

 

 

# 나는 글 마지막에는 항상 어리바리의 사투리인 어리버리를 필명 대신으로 써왔다. 양해하시기 바란다. 글 중간에는 표준말이 어리바리라고 밝혀두었기에 해명이 필요할 것 같았기에.....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