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안동에서의 자전거 라이딩 4 - 묵계서원 주사

by 깜쌤 2011. 9. 7.

 

강당에서 누(樓)와 재사를 보았습니다. 마당에 가득한 서걱거리는 짙은 회색빛 잔자갈을 걷어내고 황토를 깔아두면 어떨까 싶기도 했습니다.

 

 

강당으로 쓰는 입교당 사방 벽에는 서예 습작품들이 제법 많이 보였습니다.

 

 

나는 주사채로 나가기 위해 쪽문쪽으로 가봅니다.

 

 

강당건물 뒤에 자리잡은 사당이 슬쩍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문을 나서면 주사(廚舍)가 있는 공간이 됩니다. 서원을 관리하는 분이 거주하는 공간을 주사라고 합니다.

 

 

쪽문에서 나는 다시한번 더 서원을 살폈습니다. 수수한 꽃들이 주는 감흥이 도도하게 솟구쳐 오릅니다.

 

 

황토로 벽을 바른 주사가 고전미를 풍깁니다.

 

 

 

얼마나 오랜만에 보는 출입문인지 모릅니다. ㅁ자 모양으로 된 집이니 안쪽 마당은 그지없이 아늑하게 보일 것입니다.

 

 

안주인이지 싶은 분이 나누시는 이야기 소리가 너무도 정겹게 안으로부터 귓전으로 들려왔습니다.

 

 

서원건물에는 고요함만이 가득합니다.

 

 

담장밖에 심은 봉숭아꽃이 왜그런지 몰라도 약간은 애처롭게 느껴졌습니다. "울밑에선 봉숭아야~~"라는 노랫말이 생각났습니다.

 

 

뜬금없는 소리같습니다만 우리는 남을 정죄하는데는 정말이지 너무 빠른 것 같습니다. <봉선화>를 작곡한 홍난파 선생도 친일파로 분류되어 교과서에서 작품이 모두 삭제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잠시 홍난파에 관한 위키 백과의 내용을 소개해 봅니다.

 

  1. "홍난파는 친일파 708인 명단에 올라 친일인명사전에까지 수록되었으나 홍난파의 후손이 낸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를 상대로 낸 친일행위조사결과 통지처분 효력정지 신청이 2009년 11월 26일 서울행정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서 유보 결정되었다. 당시 재판부는 "홍난파의 행위를 일본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더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처분의 효력을 중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9년 11월 26일 8:35)

 

 

안동지방에는 독립투사들이 많이 배출된 곳으로 유명합니다. 아마 철저한 교육덕분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예전에 지방에서 교육활동이 가장 왕성하게 이루어졌던 장소가 서원이었던 것으로 압니다. 

 

 

분명히 사람소리는 들리는데 어디에 계시는지는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나는 다시 걸음을 옮겨 담장밖을 따라 서원 뒤쪽으로 슬며시 다가가보았습니다.

 

 

예상대로 강당뒤에는 사당이 있었습니다.

 

 

태극무늬가 그려진 문과 배롱나무에 달린 꽃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었습니다.

 

 

나는 하찮은 것에서라도 작은 아름다움을 찾아내기만 하면 정말이지 자주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예쁜 꽃 하나,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이파리 하나, 바닥을 기는 작은 벌레 한마리에서도 생명체가 지닌 생명의 고귀함과 소중함을 느낄때가 많습니다.

 

 

저 밑에 보이는 건물이 주사입니다.

 

 

돌을 박아넣은 흙담과 주사 건물이 주는 질박함이 우리나라의 전통 건물이 주는 한국적인 멋의 정수가 아닐까하고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사당안쪽의 마당모습입니다.

 

 

사당 담장 너머로 보이는 숲이 고요함을 더해주는듯 합니다.

 

 

백일홍 꽃과 봉숭아꽃이 흐드러진 담장옆을 지나 주사 건물로 다시 내려왔습니다.

 

 

봉숭아꽃물로 손톱을 물들이던 그리운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유난히 빨갛게 핀 겹봉선화가 늦은 여름의 정취를 더해주었습니다.

 

 

주사로 들어가는 길목엔 작은 돌로 디딤돌을 만들어두었습니다. 비가오면 여기도 제법 질척거렸을 것입니다.

 

 

담장너머로는 서원건물들이 세월의 무게를 안고 육중한 자세로 앉아있습니다.

 

 

주사 안마당의 모습입니다. 작은 꽃밭이 주인의 고운 마음씨를 대변하는듯 합니다.

 

 

맨드라미들이 몇포기 보였습니다. 마루밑에는 장작들이, 그리고 마루 위에는 기왓장에 그린 그림들이 자리잡기도 했습니다.

 

 

한지(韓紙)를 바른 문을 활짝 열어두었는데 구멍 하나 없는 것으로 보아 아이들은 없는듯 합니다.

 

 

문간방에는 누가 머무르는 것일까요? 한켠에 개어둔 여름용 이불이 정겨움을 더해줍니다.

 

 

지금 보이는 돌계단이 있는 곳이 정문일것 같습니다.

 

 

요즘 시대에 이런 기와집을 보는 것은 큰 행운에 속할 것입니다. 땅바닥에서의 높이가 제법 됩니다. 연세가 높으신 어른들은 오르내리시기가 조금 힘들었을 것입니다.

 

 

모퉁이를 돌아서자 부엌이 보였습니다.

 

 

이제 묵계서원과 주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지 싶습니다.

 

 

투박한, 그러나 약간은 잘 다듬어진 댓돌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묵계서원!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한국적인 고요함을 맛보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쯤 찾아가볼만 합니다.

 

 

이제 이런 건물도 그리 많이 남아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나는 다시 서원정문 앞으로 돌아왔던 것이죠. 사진에 보이는 길을 따라 안으로 걸어들어가면 산비탈에 세워진 멋진 정자로 갈 수 있습니다.

 

 

저런 정자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나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 보았습니다.

 

 

마루에 서면 묵계골짜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골짜기를 따라 감돌아흐르는 길안천도 보이고....

 

 

산자락 바로 아래에 있는 작은 못도 보입니다. 나는 다시 자전거를 타고 안동시를 향하여 달렸습니다.

 

 

쉼터 이름이 너무나 그럴듯 합니다.

 

 

나는 길안천을 가로 지른 다리위에 자전거를 세우고 먼데 경치를 잠시 살펴보았던 것입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