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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안동에서의 자전거 라이딩 1 - 천지갑산에서 만휴정까지

by 깜쌤 2011. 8. 29.

 

 그분은 내 부탁을 듣고 자신의 분신처럼 아끼는 탱크 로리(tank lorry) 위에 내 자전거를 실어주시겠다고 허락해주셨습니다. 내가 아끼는 고물 자전거를 높디높은 지붕위로 시원스레 올리시더니 직접 끈으로 묶으셨습니다. 내가 줄창 타고다니는 사랑스런 애마는 그 덕분에 트럭위에 곱게 몸을 누인 것이었죠.

 

운전기사는 마음씨가 너무 순수하고 너그러운 어른이셨습니다. 저보다도 연세가 높은 어른이시지만 사심이 없는 분이어서 남에게 작은 것 하나라도 베풀면서 세상을 살아가려고 노력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아침 일곱시에 경주를 출발했습니다. 7번 국도를 따라 가다가 안강을 거쳐 산골로 들어섭니다.

 

 

포항시 죽장면 죽장삼거리에서 방향을 틀어 청송군 현동쪽으로 접근합니다.

 

 

이윽고 청송군으로 들어섰습니다. 차가 크고 높다보니 조수석에서 보는 경치 하나는 일품입니다. 승용차 조수석에서 보는 모습과는 전혀 딴판입니다.

 

 

오늘 하루 황금같은 휴일을 얻었습니다. 원래는 벌써 개학을 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하는데 학교에 특별한 사정이 생겨 개학이 조금 연기되었습니다.  모처럼 얻은 휴식기회여서 그냥 놓쳐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시간이기에 큰 맘을 먹은 것이었습니다. 

 

 

안동 임하댐 부근의 산골에 숨어있는 비경을 찾아나선 길입니다. 오늘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저번부터 벼르고 벼르던 지례예술촌이라는 작은 마을입니다. 마을이라고 하지만 단 한가구가 사는 곳입니다. 그래도 번듯한 기와집이 몇채나 모여있는 신기한 곳이어서 꼭 한번 가보고 싶어했었습니다. 이제 저 다리를 지나자마자 내릴 것입니다.

 

 

지례예술촌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요일 저녁의 인기프로그램인 <1박 2일> 팀도 찾아간 곳이니만큼 아는 분도 제법 많지 싶습니다. 아늑한 작은 산골짜기 전체에 문화재급의 유서깊은 기와집들이 옹기종기 자리를 잡았는데 그 앞쪽으로는 임하댐으로 인해 생긴 호수가 쑤욱 들어와서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보이는 곳입니다.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지류가운데 하나인 길안천 옆 천지갑산 휴게소 부근에서 자전거를 내렸습니다. 이제부터는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생각입니다. 

 

 

 운전기사 어른은 나와 내 애마를 도로변에 내려놓고선 사람좋은 웃음을 씨익 날리며 사라져갔습니다.

 

 

 천지갑산 휴게소에 들어가서 일단 자판기 커피라도 한잔 뽑아마시면서 정신을 차릴 생각입니다. 오늘 내가 라이딩을 해야할 구간은 제법 되지 싶습니다. 경주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약 두시간이 걸렸습니다. 지금 시간이 오전 아홉시 정각입니다. 


 

  

 나는 커피를 마시면서 가지고 온 지도책을 꺼내들고 다시 한번 라이딩 코스를 확인해두었습니다. 스마트폰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 놈의 사용료가 아직은 나에게는 비싸게 느껴지므로 책을 가지고 확인하는 구시대적인 방법을 쓰는 것이죠. 

 

 

 

 

오늘 나는 천지갑산 휴게소가 있는 1번 지점에서 라이딩을 시작할 것입니다. 일단 길안까지 갔다가 방향을 바꾸어 청송방면으로 조금 간 뒤 다시 용계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임하댐으로 인해 생긴 호수쪽으로 접근할 것입니다.

 

고개 정상에서 방향을 바꾸어 2번 지점에 있는 지례예술촌을 들렀다가 다시 돌아나와 임동의 수애당 앞을 지난 뒤 임하댐을 거친 뒤 안동대학교 부근까지 가서 라이딩을 끝낼 것입니다.

 

그런 뒤 버스를 타고 안동역까지 가서는 기차를 타고 경주로 돌아갈 계획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서둘러야 했습니다. 만약에 타이어 펑크라도 나면 산골짜기에서 꼼짝없이 붙들릴 가능성이 높기에 정신없이 페달을 밟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한번도 달려보지 않은 길이므로 은근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일단 길안천을 눈에 넣어둡니다. 상류에 오염원이 없으니 1급수나 마찬가지입니다.

 

 

 물길이 산골을 감아흐르면서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여기저기 숨겨두었습니다.

 

 

 맑은 물이 가득한 개울을 본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이제부터 자전거를 타고 하류방면으로 달려나갈 것입니다.

  

 

 교통량이 많지 않은 도로여서 라이딩하기에는 그만입니다.

 

 

 우리나라만큼 구석구석 도로가 잘 나있는 나라도 드물지 싶습니다. 거기다가 포장율도 높으니 금상첨화입니다.

 

  

 밭에는 주로 고추를 많이 심었습니다. 사과나무를 재배하는 과수원도 제법 보입니다.

 

 

 확실히 바닥에 반사막(?)을 깔아둔 곳의 사과는 발갛게 익은듯한 빛깔이 한결 곱더군요. 농사기술의 중요성을 눈으로 확인합니다.


 

  

 길안 못미쳐 묵계서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묵계서원을 들르기 전에 먼저 가보아야할 곳이 한군데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곳은.....  

 

 

 바로 만휴정(晩休亭)입니다. 어떤 아름다움을 지닌 곳인지는 눈으로 봐야 확인이 될것입니다. 

 

  

 도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묵계서원만 보고 만휴정에 가보지않고 지나친다면 너무 아쉬운 일이 될것입니다.

 

 

 만휴정을 가기 위헤서는 길안천을 건너야합니다. 신발벗고 개울을 건널 일은 없습니다. 요즘은 어딜 가더라도 다리가 워낙 잘 놓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평범한 곳에 무슨 좋은 경치가 숨어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자연을 너무 얕잡아보는 것입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작은 마을이 나왔습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슬쩍 지나칩니다.

 

 

 돌담밑으로는 봉숭아꽃과 과꽃이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마을이 끝나는 곳쯤에 산으로 올라가는 시멘트길이 보였습니다. 살짝 따라올라갔더니 맑은 물소리가 귓전을 울렸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작은 폭포와 정자가 모습을 슬쩍 드러냅니다.

 

 

 폭포밑에는 작은 소가 보였습니다.

 

 

물웅덩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조금 더 큽니다. 지금은 여름이어서 수량이 많은 모양입니다. 이런 곳에 함부로 뛰어들면 큰일 나는수가 있습니다.

 

 

 정자가 제법 아름답습니다. 정자자체의 아름다움도 좋지만 정자가 터잡은 주위 환경과 분위기가 더 멋진 것 같습니다.

 

 

 만휴정이 맞네요.

 

 

정자로 들어가는 작은 길을 걸어봅니다. 산길 바로 밑에 있으므로 오래 걸을 일이 없었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