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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정말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by 깜쌤 2011. 9. 4.

 

라 트라비아타

 

 

 

 

베르디의 어느 음악을 들으면

나로 인하여 박명(薄命)하여가는

여자의 눈물이 보인다.

 

 

 

 

                                               후미진 뒷거리

성에낀 창가에 몸을 누이고

낯빛같이 흰 수건에

동백을 토하는  

 

 

 

 

 

아니면

파랗게 깎은 머리를 달빛에 쪼이며

풍경우는 절마당을

맴돌고 있는지.....

 

 

 

 

어쩌면 나 마냥

흙바람 눈을 찌르는

활의 가두街頭에서

구겨진 지전紙錢을

간추리고 섰는가!

 

 

 

 

그대 이미 어느 산 양지에

백골로 마를지라도, 용서하라

헛된 열을 거느려

참된 하나를 살피지 못한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

다 태우지 못하고 떠나 온

만원滿員의 막버스 마냥,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나 말하면 될까

 

 

 

 

베르디를 들으면

내 가슴 울어 예는

가을 강 위에

비가 뿌린다.

 

 

 

                        안동 지례예술촌의 촌장님으로 계시는 김원길님의 시 <라 트라비아타>입니다.

 

 

 

정말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형편이 그렇게 되질 못했습니다. 그날 일정이 확정이 되지 않아서 미리 연락을 드려도 아무 의미가 없었기에 사전에 알려드리지 못했습니다.

 

 

 왜그런지는 몰라도 항상 바쁘게 삽니다. 저명인사도 아닌 삼류 허드레 인생을 사는데도 이렇습니다.

 

 

퇴근후 부지런히 부근으로 갔습니다. 자전거로 말입니다. 도저히 빠질 수 없는 행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의식과 식사가 끝난 뒤 적당한 시간에 빠져나왔습니다.

 

 

 

모처럼 귀한 걸음을 했는데 결례를 할 수 없다는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시간을 살면서도 항상 다른 곳에 머물다가 가는 그런 인생인가 봅니다.

 

 

 

 

정말 송구스럽게 되었습니다. 하는 짓이 이렇게 부족하고 어리석기만 하네요.

 

 

이런 어리석음 탓에 남의 마음만 아프게 하고 살았습니다.

 

 

무엇하나 깔끔하게 해두지 못하고 바보처럼 살아왔습니다. 그게 제 진짜모습이기도 합니다.

 

 

이제 이만큼 살아서 인생 자체가 저물어가게 되었습니다.

 

 

 

잘못한 일들을 되돌아보며 후회도 많이하고 어리석음에 대해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그냥 내려오는 발걸음이 너무 허전하고 무거웠습니다.

 

 

내내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더더욱 아름답게 잘 사셔야지요. 

 

 

이렇게나마 소식과 안부전합니다.

 

 

다음 만날 날이 언제가 되고 어디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인생이기에 오늘 하루도 조용히 뉘우쳐보았습니다.

 

 

그저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저는 뻔뻔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