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교회에서는 철저한 민주주의의 원칙을 적용해서 의사결정을 합니다. 교회를 운영하는 제도자체도 상당히 민주적이지만 운영도 민주적으로 한다고 봐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물론 그렇지 못한 교회도 있을 것입니다만 대부분의 개신교 교회 운영방법을 보면 알게 모르게 엄청나게 민주화되어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한해 살림을 살기 위한 예산안을 심의결정하고 결산보고를 하는 일이나 교회내의 중요한 역할을 할 지도자를 선출해야할 일이 생기면 세례를 받은 모든 교인들이 모여 진지한 토론을 거쳐 결정하기도 합니다. 이런 모임을 공동의회라고 합니다.
교회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는 두달마다 한번씩 규칙적으로 재정지출과 수입에 관한 내용을 상세하게 보고하는 행사를 가집니다. 교회의 수입이라면 거의가 헌금으로 이루어지는데 완전히 전산화를 해서 연말정산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둡니다.
지출도 마찬가지입니다. 철저한 증빙서류를 갖추어 집행하는 것은 기본이고 정확한 결산을 위해 전산화하여 운영하며 두달마다 교회일을 맡은 분들(=제직) 앞에서 보고를 합니다. 이것을 제직회라고 합니다. 제직회에서는 꼭 재정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는 재정문제를 중심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다음으로 당회(堂會)가 있습니다. 당회는 보통 교회에서 시무하는 목사와 부목사, 장로로 조직합니다. 장로교의 경우 보통은 그렇습니다. 세례를 받은 교인이 30명을 넘을 경우 당회를 구성할 수 있는데 기본 구성은 장로 2명과 목사 한명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보통 장로라고 하면 성도(聖徒) 가운데 공동의회에서 투표로 뽑는데 투표자의 3분의 2 이상의 표를 받아 선출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장로교의 경우입니다. 그러므로 장로와 목사의 모임인 당회가 교회를 이끌어나가는 실질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주식회사로 치자면 이사회 정도가 될까요?
대부분의 교회는 이런 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어서 중요한 안건을 결정하고 논의하며 의견을 묻고 수렴하여 운영을 해나갑니다. 화목한 가정에서 멋진 자녀가 길러지듯이 화목한 교회에서 멋진 성도가 길러져 나온다고 봐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요즘은 교회를 비판하고 욕하는 일이 너무 비일비재해서 마음아플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사람사는 동네여서 온갖 일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지만, 해서는 안될 일을 하기도 하고 안해도 될 말을 하며 가지 않아야 할곳을 가고 먹지 않아야 할 것을 함부로 먹고 마시고 저지르지 않아야 할 일을 아무런 양심의 가책없이 저지르다가 사회인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성도의 의무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가끔씩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는 남을 탓하기 전에 항상 제 잘못을 먼저 돌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자세로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는 남보다 잘난 것이 하나도 없을뿐만 아니라 가진 재주도 없는 어리석은 인생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더 낮아지려고 노력했지만 어떨 때는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 작은 교만이 고개를 들기도 했습니다. 그럴때마다 더 반성하고 뉘우치기를 반복했습니다. 삼십대 중반부터 확실하게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이며 이 세상에는 똑똑한 분들이 정말 많고 능력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라는 것 말입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나자 모든 분들이 다 존경스럽게 보였습니다.
고개는 숙이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숙이면 숙일수록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는데는 한참이 걸렸습니다. 넓고 큰 것을 보기 위해서는 한번씩 고개를 들되 입은 다물고 귀는 열고 눈을 더 크게 떠야 한다는 사실도 함께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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