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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이제 그정도로만 하고 아이들의 굴레를 벗겨주자

by 깜쌤 2011. 6. 27.

 

아이들이 모두 다 법과대학만을 가서 판검사와 변호사만 득시글거리는 사회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모두들 의과대학을 가서 온천지에 의사만 가득하다면 인간세상이 어떻게 변할까? 환자가 하나도 없어져 생노병사의 문제가 해결되는 이상사회가 만들어 질 수 있을까?

 

법조인들이 가득한 세상에서는 법에 관한 지식이 충만해져 법의 엄정함과 공평함 속에서 모든 분쟁과 다툼이 사라지게 될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이 가진 품성으로 보건대 말로 해결할 수 있는 자그마한 분쟁까지도 모조리 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그런 사회는 상상하기조차 싫을 뿐이다. 

 

 

법보다는 덕과 선행이 앞서고 사랑과 도덕정신으로 무장하여 악을 악으로 갚기보다는 악을 선으로 갚는 사회가 이루어진다면 그게 훨씬 더 나은 일이 아닐까 싶다.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없이 모두들 자기 재능을 발휘하여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사회는 정녕 꿈에서만 가능한 사회일까? 어떤 아이는 공부를 잘 하고 어떤 아이는 노래를 잘 부르고 어떤 아이는 그림을 잘 그린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요즘은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아이들이 너무 바쁘게 살아간다. 정상적인 학교공부만 잘 하려고 해도 학습하는 양이 차고 넘치는 세상인데 사교육 기관에서 내어주는 과제까지 다 해내야되는 아이들을 보면 우리의 후세들은 수퍼맨 되기 연습을 하며 사는가 싶은 생각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확실히 지금 아이들은 공부에 치여산다. 공부! 공부! 공부라는게 도대체 무엇인지 아이들을 가르치며 수십년을 살아온 나도 이제는 정확한 정의를 내리는 것조차 불가능해지고 말았다. 무엇이 공부고 무엇은 공부가 아니라는 것인지 구별조차 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사용하는 교과서를 본적이 있는가? 아이들 교과서 속에 등장하는 낱말 수준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읽어두어야하는 교과서 속에서 요구하는 학습량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확인해본 사실이 있는지 학부모님들께 물어보고 싶다.

 

  

부모님들이 길러내고 싶은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인지,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의 정확한 개념이 무엇인지 학교에 대해 구체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싶다. 내가 보기에 대부분은 자기자녀가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자식 농사의 최대목표로 삼고 있는 것 같다.

 

대학에 진학한 다음에는 무엇을 하기를 바라는지 궁금하다. 그 다음 순서는 대학을 나와서 남들이 다 알아주는 좋은 직장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 좋은 직장을 잡으면 참한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고 자식낳고 기르면서 부모가 밟아온 같은 과정을 걸어가는 것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이며 부모들의 희망사항이지 싶다. 어쩌면 대부분의 학부모들 소망이 그런 정도가 아닐까 싶다.

 

   

갈수록 먹고 살기 힘들어지는 세상이기에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좀더 좋은 직장을 획득한 뒤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고 그 속에서 한세상 곱게 살다가 늙어죽기를 최대 목표로 삼고 이런 식으로 살아야한다면 이것은 진정한 인간의 삶이 아닐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짓이 해도 너무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한번 살고 죽는 인생인데 꼭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하는가?

 

 

얼마전 울산에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교무실에서 선생을 때려 전치 8주의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서 네티즌들을 비롯한 온 국민들이 놀란 사실이 있다. 뉴스 자체도 충격적이었지만 인터넷 뉴스에 달린 댓글을 보면 도대체 우리 사회가 어디로 굴러가고 있는지 짐작조차 못할 정도이다.

 

학교에서 터지는 사건들을 일일이 매스컴에서 보도를 안해서 그렇지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별별 일이 다 생긴다. 요즘 아이들이 참을성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아마 울산에서 교사를 폭행한 아이도 나름대로는 어떤 심각한 사연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예전엔 신체적인 결함을 가진 아이들이 지금 아이들보다 많았다. 소아마비로 인해 지체가 부자유한 아이도 제법 있었고 자그마한 신체적 흠이 있는 아이들도 제법 많았다. 지금은 신체적으로는 멀쩡한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훨씬 많다.

 

한국인 특유의 욱하는 성질 때문에 사고를 내는 아이들이 예전보다 훨씬 더 많아진 것 같다. 정확한 통계가 없어서 확실히 비교하기 어렵지만 예전에는 ADHD(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 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 증후군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은 정말 드물었다.


그런 아이들은 어쩌다 한번씩 만나보았던 것 같다. 자폐증 증세를 보이는 아이도 그리 많지 않았다. 1970년대 1980년대 아이들은 지금 아이들보다 신체적인면에서 덩치는 작았을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는 훨씬 더 건강했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첫발령을 받은 뒤 얼마되지 않아 폐렴으로 보름간 병원에 입원을 한적이 있었다. 사실 결혼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던 때인데 병원에 있는 동안 시골 아이들이 병문안을 제법 다녀갔다. 내가 직접 담임을 한 사실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졸업하여 중학생이 된 여학생들도 몇몇 찾아온 기억이 새롭다.

 

요즘 말로하면 제법 철이 든 아이들이었다. 사람이 해야할 행동과 하지 않아야 할 행동을 잘 가려서 할 줄 아는 성숙한 아이들이 제법 있었다는 말이다. 지금은 어떤가? 학급에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해있는데도 찾아가서 위문조차 할줄 모르는 아이들이 수두룩하다. 병원에 한번 가보는 것 보다 학원에 가야하는게 급선무여서 병원에는 가볼 생각조차 못하는 것이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은 제법 많다. 그런데 공부 외에 다른 재주는 없는 아이들도 제법 된다는 것이 문제다. 아인슈타인 박사가 바이올린 연주에 일가견이 있었다든지 슈바이처 박사가 파이프 오르간 연주에 전문가 뺨치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정도는 우리 사회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 되었다. 

 

논리가 비약하는것 같지만 건전한 싱식과 이성을 지녔다고 생각되는 정치지도자가 드물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왜 우리 정치인들은 허구한날 국민들에게 욕을 얻어먹어야 하는 것일까? 워낙 다양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사는 것이 국가라는 사회이니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많은 국민 개개인과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때문에 비난과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긴 하다.  

 

 

그게 문제의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공부는 잘해서 아주 똑똑하고 아는 것은 많은데 인간미가 결여된 것은 어릴때 성장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게 아닐까? 아이를 가르치면서 느끼는 것인데 성장과정에서 부딪히고 겪어본 문제와 다양한 경험은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실하다.

 

좀더 성숙한 인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제 우리 아이들을 좀 풀어주고 놓아주자. 부모의 과욕에서부터 좀더 자유롭도록 놓아주고 풀어주자. 아이들이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고 그들의 어깨에 우리가 지워놓은 멍에를 과감하게 풀어주자. 판검사도 좋고 의사도 좋지만 아이가 가진 재능을 살려 무엇인가 성취해낼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자.

 

19세기까지는 군사력이 지배하는 시대였다면 20세기 전반부는 경제력과 군사력이 지배하는 세상이었으며 후반기는 경제력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키워드(Key Word)였다. 21세기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세계를 지배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