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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상기하자! 7.12 !

by 깜쌤 2011. 6. 10.

 

 

한때는 유용하게 쓰이던 물건이라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는 것들이 수두룩한 법이다. 농업이 기계화되면서 농사짓기에 필요한 많은 도구들이 사라지고 말았다. 도구가 사라지면 말도 함께 사라지고 만다. 공중전화도 그럴 것이다. 아직은 군데군데 남아 작은 몫을 감당하고 있지만 조만간 사라지게 될 것이다. 공중전화가 사라지면 한때 필수도구 비슷하게 지니고 다녔던 공중전화카드도 사라지게 될 것이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는 한 교육이라는 것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교육은 꼭 어린아이만 상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공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사교육의 폐해를 소리높여 부르짖고 있지만 공교육이 교육을 독점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아직도 공교육만능을 외치고 있다면 시대의 흐름에 한참 뒤처져 있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젖어있는게 아닐까? 사교육을 편들어 장려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의 예를 들어보자. 자라나는 차세대에 대한 교육이 워낙 중요하므로 국가에서 교육과정을 정하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낸다는 거창한 목표와 구호아래 한때는 공교육 시스템이 교육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도 과연 그럴까? 지금 도시고 농촌이고 산촌이고 어촌이고 할 것없이 사교육을 하나도 받지 아니하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과연 몇명 정도나 될까?

 

지금 초등학교의 6학년 교실은 학력을 올리기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 확실히 전쟁수준의 투쟁과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다음달 7월 12일에 전국단위 시험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험성적에 따라 교사와 학교장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시군교육청 및 더 나아가서는 시도교육청까지 평가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모두들 눈에 불을 켜고 학력을 올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자라나는 세대가 가지는 학력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과연 그게 다일까? 정말 학력이 전부라고 생각하는가?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사람들과 일부 언론매체들이 생각하는 학력의 정확한 개념은 무엇인지 그것부터 자세히 설명이라도 해주면 좋겠다.

 

 

학생들은 당연히 실력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시험을 쳐서 나오는 성적이 개인의 인생과 국가의 장래를 결정하는 전부라는 식으로 몰고가는 것은 부당하다. 미슐랭 레드 가이드에 등장하는 최고급 레스토랑의 초일류 셰프들은 모두 요리학교의 최고 우등생들이었을까? 피카소가 미대 수석 졸업생이며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가 하버드 수석 졸업생이던가? 

 

나는 중학교부터 입시시험을 치르고 상급학교로 진학을 했던 전형적인 입시만능주의 세대출신이다. 암기위주의 교육을 받은 우리들은 일류학교 진학에 목숨을 걸고 살았다. 승자들이 의기양양하게 전리품을 즐기고 있는 동안 들러리를 섰던 우리들은 주변인으로만 살아와야 했다. 그동안 우리는 일류학교를 나온 사람들이 기득권을 틀어쥐고 이 나라와 조직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보며 살아왔다.

 

 

 

경험도 미천하고 배운 것도 적으며 견문이 좁아서 아는 것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인간이지만 적어도 지금 일선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결과위주의 주입식 교육은 개인과 국가장래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미래학자들의 말이라고 해서 다 맞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 중 상당수가  그렇게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 소수의 승자가 못된 들러리들의 슬픔과 비애도 고려하는 교육은 없는가?

 

현재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나는 내자식부터 자퇴를 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이상적인 교육을 찾아 방랑의 길이라도 떠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경제적인 여건만 허락된다면 초등대안학교를 만들어 모두가 원하는 이상적인 교육을 실시해보고 싶은 꿈을 꾼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