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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를 이렇게이렇게 For Gyeong Ju

아침마다 벌어지는 전쟁에서 이길 길이 없어보인다면?

by 깜쌤 2011. 5. 14.

 

  경주역 광장에 서서 보았을때 도로 건너편 오른쪽은 시장이다. 성동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재래시장이다. 어떤 경주사람들은 웃시장(=윗시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네이버 백과사전의 기록내용에 의하면 1971년에 개장되었다고 하니 그렇게치면 약 40년밖에 안되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여튼 경주를 대표하는 재래시장이라고 보아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지도를 가지고 확인해보면 위치 파악하기가 아주 쉽다. 현재의 경주역 광장앞 도로 건너편이다. 문제는 거기에 새벽마다 잠깐 서는 새벽 번개시장의 모습이 극도의 혼란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상인과 고객이 도로의 2차선을 점령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간혹 1차선까지 사람들이 나와 교통혼잡을 빚어내고 있다.   

 

 

 버스승강장 앞에까지 사람들이 모두 다 차지해버렸다. 사진 속에 보이는 차량 두대는 지나가는 차가 아니다. 아예 버젓이 주차를 해두고 시장을 보는 것이다. 잠시 장을 보기위해 나와서 세웠는데 무슨 간섭이냐는 무언의 시위를 하는 것 같다. 이런 차량들이 한두대가 아니다.

 

시내버스나 택시기사들은 이 부근을 지날때마다 투덜거리기 일쑤다. 외지인이 본다면 경주시민의 자질과 시민의식을 의심받을 만한 현장이 된다. 아무리 너그럽게 생각해도 이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음을 나도 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젠 아주 관행이 되었다. 모두들 아무런 문제의식없이 방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반짝 섰다가 사라지니 잠시 허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민의 안전과 청소문제, 교통혼란, 법질서 등을 생각해보면 어떤 조치가 취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화(愚話) 한편으로 이야기를 끝내자.

 

 

<왕이 백성들을 위해 아름다운 공원을 만들었다. 나무도 심고 중간중간에 꽃밭도 만들고 잔디도 잘 가꾸어서 흔히 말하는 그림같은 경치가 되도록 해두었더니 사람들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팻말도 만들어 붙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화가 치밀어 오른 왕은 잔디밭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행정적으로 처리하기 시작했다. 벌금을 매긴 것이다.

 

벌금을 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반항심과 왕에 대한 미움이 싹트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공원때문에 사람들이 모여들자 이번에는 자연스레 장사꾼들까지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느새 잔디밭에는 전에 없던 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에는 자연스레 길이 만들어져버린 것이다. 단속하는 신하들이 나타나면 도망가던 사람들이 어느날부터는 대어들기 시작했다.

 

고분고분했던 사람들이 공권력에 도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다. 공원문제때문에 인기도 떨어지고 속이 상한 왕은 결국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결국은 그문제 때문에 통치자의 마음을 몰라주는 백성들을 원망하며 죽고 말았다. 다음 왕위에 오른 왕은 아주 간단하게 이 문제를 해결했다. 담당 신하를 불러 지시했다.

 

"사람들이 많이 다녀 길이 난 곳은 멋지게 잘 포장해서 길로 만들어 개방해주시오. 이왕 난 길이니 잘 포장해주는 것이 도리 아니겠소? 백성이 편하면 그렇게 되도록 해주는게 정치의 요체요. 돈이 문제되긴 하지만........" >

 

 

"세계적인 관광도시 경주"라느니 "Beautiful 경주"같은 구호가 무색해지는 무질서의 현장을 언제까지 그대로 두고 볼것인지 궁금해진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