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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를 이렇게이렇게 For Gyeong Ju

경주에 오스만 남작은 없는가?

by 깜쌤 2011. 5. 10.

 

단일 도시로서 가장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도시가운데 유럽에서는 당연히 프랑스의 수도인 파리(Paris)다.  파리가 그냥 된 도시가 아니라는 사실은 커서 알았다. 명품도시 하나를 만들기 위해 모두들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던가?

 

나폴레옹 3세와 오스만 남작이 오늘날의 파리를 만든 공로자로 알려져 있다. 나폴레옹 3세는 프랑스 역사상 제2 제정(帝政)을 실시했던 인물이다. 그 유명한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의 조카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최초의 대통령이었다가 쿠데타를 일으켜 두번째로 황제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었으니 상당히 웃기는 인물이었다. 그런 과단성과 결단성을 지녔기에 프랑스 파리를 개조한 것인지도 모른다. 조선 말기 병인양요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의 프랑스 통치자가 바로 나폴레옹 3세였다. 

 

조르주 외젠 오스만 남작(Baron Georges-Eugène Haussmann)은 나폴레옹 3세(Charles Louis Napoléon Bonaparte)의 절대적인 신임을 등에 업고 그가 입안한 도시계획을 맹렬하게 추진해나갔던 사람이다. 

   

 

파리 도시계획의 유래야 어떻게 되었든 간에 지금의 파리는 세계 최고의 명품도시가 되었다. 파리시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수만 일년에 2,500만명이 넘는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을 보면 알만하다. 2007년의 통계를 보면 프랑스를 보기 위해 입국한 사람의 숫자가 7,500만명을 넘었다는 이야기까지 있었다.

 

명품도시 하나가 끌어들이는 관광객수는 짐작이 안될 정도이다. 흔히 말하기를 관광업은 '굴뚝없는 산업'이라고 하지 않던가? 환경오염이 없는 산업이라는 말도 되겠다. 21세기는 관광의 시대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파리가 명품도시가 된 이유가 무엇일까?

 

파리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파리의 상징물인 에펠탑에 올라가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도시를 이루는 주택들의 높이가 균일하다는 것이다. 철저한 고도제한을 통해 균형미를 가지도록 했다. 건물들만 아름다우면 명품도시가 될까? 결코 그렇지 않다. 도시 자체의 아름다움도 뛰어나야하지만  그 속에 스며들어 있는 고급 문화가 녹아있도록 했다는 점이 눈에 뜨인다.

 

 


어떤 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 1명이 지출하는 평균비용은 약 150만원 정도라고 한다. 경비 150만원 가운데 50만원 가량이 순수익이라니 이익률이 제법 높은 산업이 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것뿐이 아니다. 관광객 26명당 일자리 1개가 늘어난다고 하니 관광산업이야말로 21세기를 대표하는 굴뚝없는 산업인 것이다. 관광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관광을 통해 우리가 팔려고 추구하는 것은 이미지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특정지방이나 도시에 대한 이미지를 파는 게 관광산업 아니던가? 경주라고 하면 찬란한 천년 역사를 가진 고적도시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라야지 시멘트 덩어리로 가득한 볼게 없는 도시라는 평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젊었던 날 지방행정에 관한 강의를 들으면서 지방자치에 관한 이야기를 접했다. 지방자치를 해야하는 이유를 들으면서 참으로 신선하게 느꼈었다. 우리나라에서 도시 이미지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것은 1990년대 중반경부터라고 한다. 그때부터 지방자치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경주만해도 시민을 위한 행정을 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것이 그때부터가 아닌가 한다. 전국적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나름대로의 도시 이미지 창출에 나서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라남도 함평의 나비축제가 시작되고 충남 보령의 머드축제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으며 안동의 탈춤축제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도 모두 다 지방자치제가 본격화되면서 생긴 현상이 아니던가?

 

 

경주에는 옛날부터 신라문화제라는 행사가 있었다. 한때는 그런대로 구경거리를 제공하더니 어느때부터인가 시시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지방자치제가 시행되고나서부터 전국적으로 다른 축제가 생기면서 치열한 경쟁에 밀려난 것이 쇠퇴의 결정적인 원인이 아닌가 싶다. 

 

그것뿐인가? 경주는 어느새 다른 도시와 별로 구별이 되지 않는 시멘트 덩어리의 흔한 도시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된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세상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도시에는 사람이 찾아가지 않는 법이다. 같은 건물 같은 모습의 가게들이 즐비한 곳에 굳이 돈과 시간을 바쳐가며 찾아갈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를 잘 살펴보면 나름대로의 특색이 있는 법이다. 그리스 에게해의 작은 섬들에는 눈처럼 하얀 집들이 빼곡하다. 대표적인 곳이 산토리니다. 프랑스의 빠리에 관해서는 처음에 이야기를 했으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경주는? 경주는 과연 어떤 이미지를 가진 도시일까? 갑자기 오스만 남작이 그리워진다. 이제 경주에는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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