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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화왕(花王)이라 할만하다 - 모란을 보며

by 깜쌤 2011. 5. 4.

 

퇴근하다가 모란을 보게 되었다. 한자로는 牡丹(목단)이라고 쓰지만 모란으로 읽는다. 중국에서는 모란 사랑이 특별해서 꽃의 왕(花王)이라 불러왔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부귀화(富貴花)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럴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는 뜻이다.

 

 

모란꽃은 크고 탐스럽다. 크기로만 치자면 사람 얼굴만하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향기가 나지 않는다. 일연이 쓴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의하면 신라 27대 선덕여왕이 덕만이라는 이름의 공주 신분으로 있을때 중국에서 보내온 모
란 씨 3되와 그림 한폭을 보고는 향기가 나지 않는 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림에 벌과 나비가 보이지않는 것을 보고 향기가 없을 것이라고 알아맞추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볼때 원산지는 우리나라가 아님이 확실하다. 원산지는 중국으로 알려져 있다. 모란은 이두를 만든 것으로 전해지는 설총 화왕계 이야기 속에도 등장한다. 귀한 신분을 지닌 여인들의 옷차림에는 예로부터 모란꽃을 수놓기도 했다. 그래서 부귀화(富貴花)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귀한 대접을 받아온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화왕계(花王戒) 이야기에서 화왕(花王)은 모란을 의미한다. 이야기 속에는 장미와 할미꽃도 등장한다. 할미꽃은 백두옹(白頭翁)이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왕은 모름지기 여색에 빠지지 말고 늙은 충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라는 그런 이야기 정도가 될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향기까지 갖추었더라면 더 없이 이상적인 꽃이 될뻔했다. 아깝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코를 기준으로 했을때의 문제이지 곤충들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꽃가루가 얼마나 많은지 꽃잎 부근에까지 묻어나왔다. 꽃 하나당 생산되는 꿀의 양은 알 수 없지만 곤충들 입장에서는 절대 싫어하지 않을 것 같다.

 

 

자태를 가만 살펴보니 과연 화왕(花王)이라 할만하다. 붉은색 속에 자주빛이 섞여들어간 그런 색상도 만만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보면 볼수록 모란은 그리 우스운 꽃이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고귀함의 상징이 될만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