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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운문사 1

by 깜쌤 2011. 4. 15.

 

가까이 있으면서도 거의 찾아가보지 못한 절이 운문사(雲門寺)다. 자동차가 없는 나는 기동성이 없으므로 가보겠다는 마음을 먹는다하더라도 갈 길이 없었다. 그런데 천만다행으로 그쪽으로 갈 일이 생겼다. 나는 남의 차에 묻어서 갔다. 

 

 

운문사를 구경하기 위해서는 산문격인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어야한다. 문화재관람이라는 명목으로 받는지 공원이라는 이유때문에 받는지 모르겠다. 언제부터 절에 들어가는데 입장료를 지불해야만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종단에서 소유하는 재산이므로 들어가는데 돈을 받는다면 할말이 없다.

 

 

우린 당연히 입장료를 지불했다. 솔숲 사이로 난 길을 걸어간다. 

 

 

나는 천천히 걷는다. 이런 아름다운 길을 서둘러서 걸어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귀한 음식일수록 맛을 음미하며 천천히 먹는게 여러모로 의미가 깊지 않던가?

 

 

솔바람길 옆으로는 동창강의 상류가 따라온다. 동창강이라고 하니까 북한에 있는 동창강을 말하는게 아니다. 남한강의 지류로는 동강이 있다.

 

 

이 작은 개울엔 특이하게도 갈대가 수두룩하다. 나는 중국 사천성의 절경 구채구를 떠올렸다.

 

 

산만 더 높다면 구채구와 비교해서 안될게 뭐있겠는가 싶다. 구채구의 물색은 환상 그자체여서 누구나 한번은 꼭 가보기를 권해왔다.

 

 

갈숲 사이를 흐르는 물이 향기롭기까지 하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산하가 그림처럼 아름답다는 표현이 틀린 말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

 

 

이 물은 운문댐으로 인해 만들어진 호수로 흘러들어간다. 운문댐은 경상북도 청도군에 있는 작은 댐이다.

 

 

무슨 나무일까?

 

 

가지끝에는 꽃망울이 조롱조롱 맺혔다.

 

 

꽃망울들이 곧 터질듯하다.

 

 

이런 공사를 하는 돈을 누가 냈는지 궁금하다. 입장료를 받는 측에서 만들었을까?  아니면 지방자치단체에서 국민세금으로 공사를 한 것일까?

 

 

우리가 흔히 하는 농담으로 '너무 많이 알려고 하면 다친다'는 표현이 있다. 과연 그럴까?

 

 

물이 없다면 이런 경치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확실히 물이라고 하는 물질은 신비로운 존재다.

 

  

물이 만들어내는 경치중에 최고는 어디일까?  

 

 

물가로 나들이를 나온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나는 이 아름다운 경치를 두고 앞으로만 가는게 너무 아쉬워 일부러 천천히 걷는다.

 

 

아직은 물이 찰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히 뛰어들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

 

 

바위밑에 가재도 산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 세상살이가 아무리 험하고 힘들어도 그 정도를 못견디랴 싶지만 알고보면 안그런 법이다. 나름대로 자기 인생은 다 힘들었던 것으로 느끼는게 인간사의 이치다.

 

 

상선약수(上善若水)다. 인생살이의 최고 묘수는 물처럼 사는 것이리라.

 

 

길가와 물가에 진달래가 피었다. 영변 악산 동대의 진달래가 그리도 아름답다고 하더만 볼 일이 없다. 참꽃이라 부르던 진달래 꽃들을 따먹던 날들이 어제일처럼 기억이 새롭다.

 

 

나는 진달래가 여기저기 묻어있는 길을 간다.

 

 

'오지다'라는 말이 있다. 경상도 일부지방의 방언으로 아주 예쁘고 탐스럽운 상태를 의미한다. 한곳에 소복하게 피어있는 것을 보고 그런 표현을 사용해서 나타냈었다. 오지게 피어있는 참꽃은 어디가서 만나랴?  

 

 

물기를 머금은 가지마다 새싹을 달고 있었다. 이, 봄이다. 확실히 봄인 것이다. 나에게 남은 봄은 이제 몇번쯤 되는지 모르겠다. 이게 마지막 봄인지 아닌지 누가 알겠는가?

 

 

나는 이런 길이 좋다. 단정하게 포장된 시골길도 좋지만 풋내가 가득한 산골 초입의 길도 좋은 것이다. 

 

 

개나리와 목련과 벚꽃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길은 드물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 15분 정도를 걸었을까? 드디어 절담이 보이는 곳까지 왔다.

 

 

담장너머로 거대한 불당이 보였다.

 

 

입구는 담장 어디엔가 있을 것 같다.

 

 

산골밭이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단정함! 참으로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절담 밑으로 야생화를 심은 모양이다. 무슨 꽃일까?

 

 

아하, 그러고보니 여기에 승가대학이 있는 모양이다. 나는 궁금증을 안고 절마당으로 들어섰던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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