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일간은 악전고투를 치렀습니다. 학기초여서 학교일이 쏟아지니 미룰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 수업과 생활을 위한 기초훈련을 기본적으로 해야했고, 거기다가 음악회 준비와 교회일 때문에 분초를 다투며 살았습니다.
거의 밤마다 뛰어다니며 일을 했습니다. 집에 붙어있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어떤 날은 아침 5시에 나가서 밤 10시경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아내 얼굴보는 것조차 이틀에 한두번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습니다.
안그래도 무리가 가 있는 몸인데 그런 상황이었으니 견딜 재간이 없었습니다.
오늘 아침 모임이 보문관광단지에서 있었습니다. 어제 낮에는 콧물이 쉬지않고 흘렀습니다. 밤새도록 정신없이 쓰러져 있다가 아침 6시 5분에 집을 나섰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약속장소로 갔습니다. 이렇게 늘어져 있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무리를 한 것이죠.
50분간 정도만 페달을 밟으면 됩니다. 모임을 끝낸뒤 8시 반에 보문을 출발해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오늘따라 보문호수가 너무 고요했습니다.
나는 사진을 찍어가며 집으로 향합니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이니 썩어없어질 내몸뚱아리를 너무 아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피로에 절어 사는 인생은 괴롭기만 합니다만 의미는 있습니다.
요즘 내 마음은 거짓말을 아주 조금 보태면 거울처럼 고요합니다.
시골에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쓰라릴때가 많지만 말이죠.
누가 내 마음에 돌맹이를 던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지금 음악을 들으며 이글을 씁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내 몸상태를 안타깝게 여긴 의사선생님께서는 낮에 시간을 내어 그분의 병원을 꼭 다녀가라고 권해주셨습니다.
주사라도 한대 놓아드리겠다는 것입니다.
제 주위에는 선한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부족하고 어리석은 저에게 과분한 복인 셈이죠.
정말 아무것도 아닌 저같은 어리바리가 너무 과분한 복을 받고 산다는 것을 체감합니다.
지금 집을 나가면 결혼식장부터 들러야합니다.
이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남의 일을 축하해 줄 수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릅니다.
보문호수의 아름다운 경치를 블로거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특히 이 경치를 투병중이신 강세님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강세님께서 이 글을 보실 수 있는지 모르지만 꼭 회복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희망과 용기를 지니십니다. 희망과 용기 말입니다.
저도 항상 작은 소망과 희망을 가슴속에 품고 삽니다. 그러길래 이런 순간들이 더없이 행복합니다. 몸은 너무 괴롭지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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