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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분재원의 사나이

by 깜쌤 2011. 2. 5.

 

 그는 한가지 일에 미친 사람이다. 자기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나무 가꾸기에 들어가 평생을 바친 사람이다.

 

 

 한달내내 극성을 부렸던 지난 1월의 강추위 속에서도 늘 밭에 나가 일을 했다. 내가 알기로 그는 씨를 뿌려서 키운 나무를 분재로 다듬어나가는데만 18년의 세월을 바친 사람이다.

 

 

 그는 엄청난 양의 소나무와 매화나무 그리고 애기사과나무의 분재 소재목을 가지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분재를 한답시고 산에가서 될성 부른 나무를 캐와서는 이리저리 가지를 치거나 철사걸이로 가지를 무리하게 비틀어서 분재로 만들어가는 방법을 택한다. 하지만 그는 그런 방법과는 근본적으로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가 키우고 있는 애기사과나무이다. 어른들 허벅지만한 굵기를 자랑하는 소재들이 수두룩하다.

 

 

지난 세월을 보상받을 수 있는 나무들이 이제 서서히 나무 모양을 갖추어가고 있다. 나무에 대해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이제는 화분에 올려서 가지만 잡으면 명품분재가 탄생할 수 있을 수준이다.

 

 

나는 그의 농장에 한번씩 가보는 편이다. 마음속으로나마 응원을 해주기 위해서이다. 나무에 대한 전문지식은 없으므로 그가 하는 일을 도와주지는 못한다.

 

 

봄이 되면 그의 농장에는 매화향기로 가득하다. 나는 매화향기의 아름다움을 미치도록 좋아한다.

 

 

 몇년전 나는 그의 열정에 반해 그가 키운 매화나무분재를 몇그루 샀었다. 모두들 탐을 내는귀한 것이었지만 내가 관리하는 요령이 부족해서 그만 얼려죽이고 말았다.

 

 

그걸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 그가 십몇년을 공들여 키운 나무였기 때문이다. 그게 몇년전의 일이었어도 마음이 아픈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구하면 안죽이고 잘 키워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그의 꿈이 알차게 열매맺기를 기대한다.

 

 

 온갖 풍상을 이겨내고 꿋꿋이 버티는 소나무 같이 오랜 세월을 잘도 버텨내왔다. 그가 겪은 어려움을 나는 조금 알고 있기때문에 그가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빈다.

 

 

한번씩 그의 농장에 사람들이 방문하기도 한다. 요즘은 그도 "분재신사"라는 아이디를 가지고 블로그를 시작해서 나무에 관한 여러가지 글을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 주소는 아래와 같다. 분재 나무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꼭 한번 눌러보기 바란다. 

 

http://blog.daum.net/lovebunge/

 

 

 

사람좋은 그가 하는 일이 꼭 성공하기를 빌어본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