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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내가 자동차를 가지지 않는 이유, 그리고 강의

by 깜쌤 2011. 2. 1.

 

아침 6시 10분에 집을 나섰습니다. 9시 10분부터 제가 해야할 강의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미시에 자리잡은 경북교육연수원이 오늘의 목적지입니다. 교육연수원옆에는 경북외국어고등학교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경주역구내 황남빵 판매소> 

 

1교시 강의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경주에서 동대구로 가는 첫기차를 타야만 했습니다. 다행히 아침 6시 30분에 동대구로 가는 기차가 있었기에 집에서 일찍 나섰던 것이죠.

 

 

                                    <경주역 기차표 매표소>

 

 물론 집에서 경주역까지는 걸어갑니다. 나는 아직까지 자가용 승용차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남들은 그런 사실을 꽤나 이상하게 생각하고 그 이유를 물어오면 돈이 없기때문이라고 말을 합니다.

 

 

                                               <경주역 지하도>

 

 당신 연봉이 얼만데 그러느냐는 식으로 반색을 하면서 다시 물어오면 그다음에는 환경보호를 위해서라고 대답합니다. 사실 이 말은 상당부분 진실이기도 합니다. 자가용 승용차 보급이 처음 이루어지던 시기에 수많은 언론매체에서는 자가용 승용차가 환경파괴-특히 대기오염의-의 주범처럼 이야기를 하고 보도를 해대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이제 그런 보도를 하는 언론매체는 거의 없습니다. 너나나나 모두 다 소유를 했기 때문에 애써 눈을 감는 것일까요? 아니면 요즘 나오는 자동차들은 워낙 잘 만들어져서 대기오염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일까요?

 

 

 나는 지금까지 일본을 3번 다녀왔습니다. 물론 배낭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일본인들은  기차표에 내가 기차를 사용할 경우 어느 정도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지를 밝혀줍니다.

 

 

 나는 나 자신과 내 후손을 위해서 자가용 소유를 자제하는 것뿐입니다. 내가 그렇게 산다고 해서 승용차를 가진 분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거나 미워하는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자동차 산업으로 우리가 벌어들이는 돈이 얼마이며 경제적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나는 예전부터 이렇게 말해왔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확실하게 2만달러가 넘어서거나 무공해 전기자동차가 일반화되면 그때는 자동차를 소유하겠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아이들 앞에서 말하고 자신과 다짐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 것 뿐입니다.

 

 

 덕분에 숱한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우리집 아이들의 고생도 컸고 아내의 반발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제 몇년 안으로 자동차를 구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이유로 인해 나는 기차를 타고 가는 것이죠. 동대구역에서 내려서 환승을 위해 20분간을 기다렸습니다.

 

 

                                            <경북교육연수원>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구미역에 도착했더니 8시 50분이 되었습니다. 이제 시간이 20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별 수 없이 택시를 탔습니다.

 

 

강사 대기실에 들어섰더니 강의시각 5분전이었습니다. 어리바리하기만 저같은 사람이 이런 곳까지 와서 강의를 하게 된 것은 인터넷 매체의 공이 컸습니다. 어쩌다가 초등교육의 전문가(?)라는 어설픈 소문이 나서 여기저기 강의를 하러 다니기도 합니다.

 

 

 저번에 한번, 겸손을 떤다고 강의가 부담스럽고 땀이 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 사실이 있지만 사실 강의하기가 나에게는 체질이라는 느낌을 받을때가 자주 있습니다. 교만한 이야기같지만 강의내용은 머리 속에 거의 정리되어 있으므로 거의 부담을 받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강의 자체를 즐기는 편입니다. 기독교 신앙, 신앙간증, 초등학교의 학급경영기법이나 아이들 다루기, 수업기술, 그리고 배낭여행 같은 영역이 제가 할 수 있는 강의의 주내용들입니다.

 

 

 제 강의를 듣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많겠지만 듣는 분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해가며 강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숱한 배낭여행경험과 학창시절부터 파고든 독서열 때문이었습니다.

 

 

 교만을 떤듯한 느낌이 들어 부끄럽기는 하지만 사실이 좀 그렇습니다. 두시간에 걸친 강의를 끝낸 뒤 당연히 기차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연수원에서 구미기차역까지는 물론 걸어갔습니다.

 

 

 그러므로 나에게 자가용 승용차는 없어도 되지만 비록 잡스런 책으로 채워진 것일지라도 서재가 없으면 제 삶의 의미 자체가 사라지는 것 같아서 너무 허전합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