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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그와 남산가기

by 깜쌤 2011. 1. 21.

 

 그의 고향은 미국 동부 코네티컷주라고 들었다. 대학공부는 플로리다에서 했다고 했다. 파란 눈동자를 가진 그는 그림과 음악에 특별한 재능을 보였다. 예술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삼계탕에 맛을 들인 그와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는 버스를 타고 경주남산에 갔다. 

 

 

심릉에서 버스를 내린 뒤 상선암이 있는 곳으로 올라갈 생각이었다.

 

 

양지쪽에만 눈이 녹은 삼릉이 제법 아름답게 빛났다.

 

 

경주에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는 일은 그리 흔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안다.

 

 

삼릉부근의 등산로만 눈 속에서 빠꼼하게 얼굴을 내밀었다.

 

 

나는 이런 분위기의 길이 좋다. 이런 길은 하루종일 걸어도 싫증이 나지 않을 것 같다.

 

 

이 부근 어딘가에 머리부분이 있을테니 찾아보라고 했다. 물론 농담이다.

 

 

그는 경주에 일년 남짓 살면서도 남산은 처음이라고 했다.

 

 

사실 혼자서는 아무리 돌아다녀보아도 그 흔한 유적하나도 제대로 찾아서 구경하기가 어렵다.

 

 

 약간 가파른 부분이 있긴 해도 남산길을 오르기는 쉬운 일이다.

 

 

상선암에 올랐다.

 

 

겨울 절간은 특별히 더 조용한 법이다.

 

 

그에게는 이런 작은 암자가 신기할지도 모르겠다.

 

 

온 천지에 눈이었다.

 

 

상선암 뒤 바위벽 속에는 부처가 있다.

 

 

말없이 천년세월을 응시하는듯 하다.

 

 

멀리 영남 알프스의 봉우리들이 진을 쳤다.

 

 

그는 올해 2월에 돌아갈 생각으로 있다.

 

 

우리나라에 더 있고 싶지만 가정형편이 돌아가야만 하도록 되어 있는 모양이다.

 

그에게 경주는 어떤 의미를 가진 도시일까?

 

 

그는 자기 평생에 처음으로 해외나들이를 했다고 한다. 나는 그런 사실이 처음에는 믿겨지지 않았다.

 

 

이 산의 정식 이름이 금오산이라고 했더니 그는 구미에도 같은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고 했다.

 

 

자기 고향에는 눈이 1미터 정도씩 쌓인다고 했다.

 

 

온 산길에 눈이 가득했다.

 

 

통일전 부근의 남산 마을로 내려왔다.

 

 

나는 그에게서 before와 ago의 정확한 사용법에 대해 배웠다.

 

 

남산마을쪽으로 내려오자 해가 지기 시작했다.

 

 

이제 얼마 안있으면 그와도 헤어져야 한다.

 

 

9월 30일이 그의 생일이었다. 영화배우 제임스 이 죽은 날이다.

 

 

우리는 경주역 부근의 시장앞에서 헤어졌다. 그는 친구를 만나러가고 나와 나의 친구는 저녁을 먹기 위해 집으로 가야만 했기 때문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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