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를 떠나 김천, 대구를 경유해서 부산으로 가는 기차인가 보다. 기적소리를 짧게 울린 후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기차를 타는 사람도 없었지만 내리는 사람도 없었다.
한 30초가량 서있던 기차는 다시 소리도 없이 떠나버리고 말았다. 기차가 떠나고나자 역에는 다시 기나긴 적막이 감돌았다.
나는 다시 대합실로 들어왔다.
대합실에 머무를 이유가 없었으므로 길거리로 빠져나왔다. 어쩌다 한번씩 오는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아줌마 한명 뿐이었다. 시내버스는 이 부근에서 방향을 틀었다.
점심을 먹기에는 약간 이른 시간이었지만 나는 역앞에 있는 박달식당으로 들어섰다. 지금 점심을 먹어두어야 피곤함 없이 회룡포를 다녀올듯 했기 때문이다.
음식점 문을 열고 들어서자 텔레비전에 등장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광고판부터 눈에 들어왔다.
1박2일팀이 다녀간 모양이다. 그것뿐이 아니다.
전국시대란 프로그램에도 등장했고.....
무한지대큐에도 소개가 되었다니 상당히 이름있는 집인가 보다.
전설이야 어떻든 깨끗해서 좋았다. 나는 의자를 꺼내어 앉았다.
차림표는 순대와 돼지고기를 중심으로 엮어져 있었다.
나는 순대국밥을 먹어보기로 했다. 편육이라고 해야하나? 돼지고기 누른 것이 소금과 함께 담겨나왔다.
곧이어 순대국밥이 나왔다.
바깥 날씨가 제법 추웠으므로 뱃속을 덥혀두는게 중요했다. 구수한 냄새가 입맛을 돋구기 시작했다.
깔끔하면서도 잘 익은 깍두기가 등장하고.....
맛깔스럽게 보이는 김치도 조금 담겨나왔다.
약간 매콤한 음식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고추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마늘절임까지..... 내가 못먹는 것은 하나도 없다.
든든히 먹어두어야 했다. 시골길을 걸어가려면 말이다. 특히 오늘처럼 찬바람부는 추운 날씨에는 더욱 그렇다.
나는 무엇이든 잘먹는 습성을 지녔으므로 모든 음식이 다 맛있게 여겨진다. 그러니 음식맛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나에게는 무리다.
점심을 먹고 난뒤 서빙을 담당하는 젊은 총각에게 알아낸바에 의하면 12시 15분에서 20분 사이에 회룡포로 들어가는 시내버스가 있다는 것이었다.
시간을 보니 여유가 있는 것 같아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려 보았다.
그런 뒤 나는 다시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었다.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가로 중요한 시설이 모두 몰려 있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거리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조차 드물었다.
이런 시골에 수석가게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물론 없으란 법은 없지만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문경 부근에 제법 알려진 수석산지가 있는듯 했다.
참기름과 들기름을 짜는 집이 보였다.
텔레비전 위력이 대단한 모양이다. 이 집에도 막강한 힘을 발위하는 텔레비전이라는 대중매체에 등장한 사실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인지 커다란 현수막에 그 내용을 적어 걸어놓았다.
회룡포로 가는 길임을 알리는 도로표지판이 큼지막하게 공중에 걸려있었다.
버스정류소는 부근에 있었다. 나는 매표소에 들어가 시간표를 확인해보았다. 안동으로 나가는 직행버스 시각도 미리 알아둔다. 나는 오후 3시 5분발 버스를 탈 생각이다. 그걸 놓치면 오후 3시 45분차는 무조건 타야했다.
시내버스를 기다리기가 너무 지루해서 나는 표지판을 보고 걷기 시작했다. 회룡포의 대강 위치는 짐작하고 있으므로 방향만 확인하면 되었다. 회룡포의 위치가 아래쪽에 보인다. 처음에는 논벌 사이로 지나간다.
철도 건널목을 지나 제법 걸어왔더니 이정표가 보였다. 회룡포까지 6킬로미터라니 한시간 반정도면 걸어갈 수 있겠다. 삼강주막은 다음 기회에 가보기 위해 남겨두었다.
시간이 급하다면 택시를 타도 되겠지만 그럴 이유까지는 없다.
나는 저기 멀리 보이는 마을에서부터 걸어온 것이다. 여긴 들이 제법 넓었다. 다시 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는데 트럭이 한대 옆에와서 섰다. 혹시 회룡포에 가는 것이라면 타라는 것이다.
구제역때문에 외지인들을 멀리할 터인데 마음문을 열고 태워주니 고맙기만 했다. 한 이삼분정도 타고 갔을까? 운전기사는 끝까지 태워주지 못해 미안하도 하면서 장안사 들어가는 길목에다가 나를 내려주었다. 너무 고마웠다. 이젠 내성천을 건너갈 차례다.
내성천은 나에게는 아주 익숙한 하천이다. 이 강 상류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참아야 한다. 그럴 때가 아니다. 빨리 목적지를 둘러보고 용궁으로 돌아나와야 했기 때문이다. 멀리 회룡포로 연결되는 커다란 다리가 보였다.
어리
버리
'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 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걸어서 가보는 겨울 회룡포 4 (0) | 2011.01.20 |
---|---|
걸어서 가보는 겨울 회룡포 3 (0) | 2011.01.19 |
걸어서 가보는 겨울 회룡포 1 (0) | 2011.01.17 |
양동 8 (0) | 2010.11.23 |
양동 7 (0) | 2010.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