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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천지(天池) 4

by 깜쌤 2011. 1. 6.

 

천지를 둘러싼 도로 산비탈에는 삼나무와 전나무를 연상시키는 침엽수들이 제법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지금 우리는 A지점에서 3번 지점을 향해 걷는 중이다. 4번 코스는 산으로 올라가는 길로 알고있다. 나는 그길로 올라가보지를 못했다. 1번으로 표시된 길이 골짜기를 따라 올라오는 등산로이다.

 

 

여긴 유럽의 알프스같은 느낌을 준다.

 

 

하늘에는 그 유명한 천산의 매가 날고 있었다. 녀석들은 먹잇감을 찾아 맴돌이를 하는 것일까?

 

 

호수가와 숲사이로 난 길을 걷는 것은 낭만 그 자체이다.

 

 

이쪽으로 오니까 너무 조용했다.

 

 

도시의 소음만 해도 지겨운데 여기까지 와서 유람선에서 내는 잡소리를 들어야만 하는가 말이다.

 

 

물이 제법 잔잔했다.

 

 

바람이 그치면 거울처럼 고요할 수도 있으련만......

 

 

터키의 볼루 생각이 떠올랐다. 볼루! 앙카라에서 이스탄불 가는 길목 중간쯤에 있는 작은 도시다. 나는 거기에서 처음으로 이런 경치를 보았었다.

 

 

울창한 숲과 산중호수! 나는 지금도 볼루 생각을 하면 가슴이 마구 뛴다.

 

 

하늘로 쭉 곧게 치솟은 나무들이 너무 아름답다. 아니 시원스럽다.

 

 

일본에는 삼나무들이 많았다. 일본의 숲도 이런 느낌을 주는 곳이 많았다.

 

 

현지인 두사람이 버스정류장쪽으로 걸어나가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이 사라지자 숲은 다시 고요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아주 오래전에 러시아의 상크트뻬쩨르부르에서 모스크바까지 가는 야간열차를 타보았다. 나는 새벽부터 일어나 차창가로 펼쳐지는 울창한 숲을 살펴보았었다. 새삼스레 그때 기분이 들면서 몸이 떨려왔다.

 

 

너무 마음에 드는 곳이다. 내일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도 이런 분위기이리라.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갈 수가 없었다. 산밑 버스정류장까지 돌아가야만 했기때문이다. 5시에 버스가 출발한다고 했으니 부지런히 걸어나가야 할 처지다.

 

 

우리는 다시 걸어온 곳으로 되짚어 나갔다.

 

 

중간에서 친구와 헤어지기도 했지만 무사히 내려왔다.

 

 

내려가는 길은 쉬운 법이다. 아는 길인데다가 경사가 급하지 않아서 좋았다.

 

 

버스는 5시에 출발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옥(玉)가게에 들렀다.

 

 

아침에 옥을 선전하는 선전물을 나누어 주던 가게였는데 나는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후회했다. 안살때 안사더라도 옥 공예품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혼자 버스에 남아있었더니 옥구경을 하고 온 뒷자리의 모녀가 말을 걸어왔다.

 

 

복건성 장평에서 온 분들이었다.

 

 

그들은 나에게 자기들이 가지고 다니며 마시는 차를 선물했다.

 

 

나는 그녀들에게 내가 선물용으로 가지고 다니던 필기도구 세트를 답례로 드렸다.

 

 

루준이라는 아가씨와 그 엄마는 다음날 깊은 산중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인연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다.

 

 

시내로 돌아온 우리는 간단한 국수 한그릇으로 저녁을 때웠다. 그리고는 잠에 곯아떨어졌던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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