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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천지(天池) 2

by 깜쌤 2011. 1. 3.

 

   나는 물길을 따라 위로 올라갔다.

 

 

눈녹은 물이어서 그런지 정말 맑았다.

 

 

침엽수림 사이를 흐르는 물.....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보기 힘든 광경이 아니던가?

 

 

소나무도 침엽수이므로 그 사이를 흐르는 골짜기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다. 여긴 나무 종류가 달랐다.

 

 

저긴가보다. 물이 뿜어져 나오는 곳이.

 

 

물길 옆으로 난 보도를 따라 계속 올라가보았다.

 

 

저기까지 올라가면 천지가 보일지도 모른다.

 

 

비룡담이라 불리는 소천지와 천지사이는 그리 멀지 않다. 혹시 버스를 타고 천지로 똑 바로 가버린 사람도 소천지까지는 잠시 내려가보는 것이 후회하지 않는 일이 될 것이다.

 

 

 

이제 소천지도 숲사이로 살며시 숨어버린다.

 

 

아하, 천지에서 물이 원래 흘러나오는 곳보다 조금 수위를 낮추어서 물이 나오도록 장치를 해둔것 같다.

 

 

그렇다. 물이 뿜어져 나오는 곳은 바로 여기다.

 

 

이제 다 왔다. 보도가에 설치해 둔 게시판의 문구가 좋았다.

 

 

한글로도 해석이 되어있으니 살펴보기 바란다.

 

 

여기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이 거주하는 게르인가보다.

 

 

여러가지 음료수와 작은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다.

 

 

저기를 올라서면 천지가 보일 것이다. 그렇게 목마르게 찾았던 천지가 눈앞에 있는 것이다.

 

 

급할게 없었다. 다왔기 때문이다.

 

 

호수 한자락이 살포시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여기다.

 

 

여기가 천산산맥 한가운데 자리잡은 천지인 것이다.

 

 

고요한 산중호수를 꿈꾸고 올라왔다면 당신은 이내 실망하게 될 것이다.

 

 

호수에는 유람선이 떠다닌다. 그 유람선에서 흘러나오는 중국대중가요가 분위기를 망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고요하고 아름다운 호수에 떠다니는 유람선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관광객들은 키르키즈사람들의 옷을 빌려입고 기념촬영하기에 바빴다.

 

 

상권을 장악한 중국 한족들을 대상으로 전통 옷이라도 빌려주면서 살아가야하는 소수민족의 아픔이 느껴진다.

 

 

유람선에서 나오는 음악이 신경을 긁어대는듯 거슬치게 다가왔다.

 

 

그런데 호수 한켠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배낭여행자가 눈에 띄는게 아닌가?

 

 

자기 배낭을 뒤에 던져두고 그는 부지런히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

 

 

나는 슬금슬금 다가가 보았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온 청년이었는데 혼자서 조용하게 차를 끓여마시고 있는 중이었다.

 

 

그는 우리에게 자기가 끓인 차를 권했다. 차잎을 이스라엘에서 가지고 왔단다. 조그만 버너까지 알뜰하게 챙겨온 그는 진정한 여행의 맛을 아는 고수 같았다.

 

 

차림새로 보아 정통 유대인같기도 하다. 나는 그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풍악을 요란스레 울리며 유람선이 마구 떠다니는 이런 분위기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스라엘 청년이 건네준 몇잔의 따끈한 차에 힘을 얻은 우리는 다시 반대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었기 때문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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