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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천지(天池), 너 잘 있느냐? 1

by 깜쌤 2010. 12. 24.

 

천지(天池)를 가보기로 한 날이다. 아침에 눈을 뜨니 기분이 상큼했다. 호텔이 깨끗하고 정결해서 그렇지 싶다.

 

 

큰 배낭을 정리해두고 작은 배낭만 챙겨서 방을 나섰다.

 

 

천지를 가는 여유버스(=관광버스)는 홍산공원 부근에 있는 인민공원북문 근처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북문(北門)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우리가 묵고있는 호텔에서 걸어갈 경우 한 10분 정도면 너끈하게 도착하므로 여유있게 걸어갔다.

 

 

인민공원을 따라 난 길은 가로수가 울창한데다가 깨끗해서 좋았다.

 

 

북문 부근에는 여러대의 버스들이 주차하고 있었는데 행선지가 다 달랐다. 파라솔을 펴두고 작은 책상 하나를 밑천삼아 손님을 모으는 아주머니에게 천지가는 버스를 물었더니 그녀는 단번에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아보았다.

 

아주머니는 우리말을 할 줄 아는 총각을 불러왔다. 어설픈 한국어지만 의사소통이 너무 쉽다. 9시에 출발하는데 점심을 제공하고 문표요금 포함해서 1인당 130원이라고 한다. 천지까지는 편도거리만 해도 120킬로미터 정도 되므로 그 정도는 주어야된다고 생각했다. 거기다가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우리는 선금을 주고 계약을 했다. 그리고는 옥수수를 사서 까먹는 것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그런 뒤 계약서를 다시 세밀하게 살펴보았더니 출발시각이 나와있지 않았다. 속으로 아차 싶었다. 출발시각이 없으면 곤란하지 않은가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잠시 뒤에 새로운 대형버스가 도착했고 우리는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버스는 천지로 직행하는 것이 아니라 시내의 주요 호텔을 찾아서 한바퀴 도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 예약한뒤 기다리는 손님을 태워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출발지에서 탔으니 제일 좋은 앞자리에 앉아 갈 수 있는 대신 약간은 지루하게 생겼다.

 

 

오늘 이 버스에서 우리를 가이드해나갈 할 사람은 총각이었다. 그의 수첩에는 예약한 손님들의 휴대전화번호가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우리들 휴대전화번호도 요구하기에 적어주었다. 소용도 없는 것이겠지만 그는 안심하는 듯 했다. 그는 늦게 오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하기도 했다.

 

시내를 출발한 버스는 교외로 빠지는듯 하더니 거대한 옥(玉)가게 앞에 차를 세웠다. 벌써 10시가 되었는데 말이다. 옥가게에서는 아주 고급스럽게 만든 작은 광고지를 건네주었다.

 

 

차가 시내를 벗어나고 있는데 뒤쪽에 앉은 제법 잘생긴 청년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큰소리로 한참이나 떠들어댔다. 차안에 있는 사람들이 통화내용을 듣고 한바탕 웃기도 했다.

 

너무 큰소리로 이야기를 한다 싶어서 좀 불쾌했는데 고속도로 위를 지나는 다리밑에 차를 세우고 나자 얼마 안있어 두사람이 헐떡거리며 좇아오더니 버스를 타는 것이었다. 청년과 일행이었는데 어떤 형편이 있어서 시간에 맞추어 차를 타지 못한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가는 곳은 천산산맥 보거다 봉우리 근처에 있는 천지라는 거대한 호수다. 중국에는 천지라는 이름을 가진 호수가 60여개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는 천지라고 하면 백두산 천지만 생각하지만 중국인들 머리속에는 수많은 천지가 떠오르는 모양이다.

 

위 지도를 누르면 크게 뜬다. 단 스크랩해간 글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1번은 투르판, 2번은 화염산 베제클리크 천불동, 3번은 고창고성, 4번은 토욕구의 위치를 나타낸다. 노란색으로 A라고 표시된 곳이 오늘의 목적지이다. 지도 중간쯤에 오른쪽으로 길게 누운 산들의 흐름이 천산산맥인 것이다. 하얗게 빛나는 것은 눈에 덮힌 산봉우리들이라고 보면 된다.  

 

 

버스는 새로 만든 도로 위를 신나게 달렸다.

 

 

교통량이 적어서 제법 속도를 내기도 했지만 난폭운전은 하지않았다.

 

 

도로가로는 오아시스 농업을 하는 밭들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이내 사막이 나타나기도 했다.

 

 

왼쪽으로는 농사가 가능한 토지가 계속 이어지기도 했다.

 

 

오른쪽은 산자락인데 아주 황량했다.

 

 

밭가에 자라는 포플러나무 잎들이 노랗게 변하고 있었다. 8월하순인데 벌써 이파리 색깔이 변하다니......

 

 

그러다가 버스는 주유소에 도착했다. 잠시 쉬어가려는 모양이다.

 

 

워낙 정신이 없는 깜쌤인지라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버스를 찍어두었다.

 

 

중국의 시설물들도 이제는 많이 현대화되었다.

 

 

이사람들은 뭘 하나 만들어도 크고 웅장하게 짓는다.

 

 

다시 버스는 출발했고......

 

 

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밭이 펼쳐졌다.

 

 

4차선 도로를 한참 달리다가 드디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제 천지로 이어지는 도로로 접어드는가 보다.

 

 

천지가는 길에는 미국 프로농구에서 활약하는 중국인 스포츠 스타의 얼굴이 등장하는 간판이 등장하기도 했다. 요명(姚明, 야오밍)이다. 228센티미터의 키를 자랑하는 꺽다리가 나를 환영해주기 위해 여기까지 마중나와 있을리는 없고......

 

 

도로가로 물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천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리라.

 

 

숲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이내 눈에 익은 거북이 바위가 나를 맞아주었다.

 

 

그런 뒤 백양나무가 우거진 길을 따라 다시 한참을 달려나갔는데......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