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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투르판 야시장

by 깜쌤 2010. 12. 17.

 

우리는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약속대로 운전기사에게 차량대절요금 180원을 지불했다. 가격에 불만이 있는지 그는 부지런히 자기나름대로 메모한 종이를 찾고 있는듯 했다. 아침에 그는 200원을 불렀었지만 내가 180원으로 깎았었다. 

 

그와 눈이 마주쳤을때 멋진 운전기사였다는 뜻으로 내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주자 그는 기분 좋은듯 선한 웃음을 날려왔다. 그때 나는 20원을 팁으로 주었던 것이다. 할인한 금액을 팁으로 준 것이지만 그는 너무나 흡족한듯 했다.  

 

나는 항상 그렇게 한다. 운전수의 태도를 보고 있다가 잘한다고 생각이 들면 깎은만큼 팁으로 주는 것이다. 오만불손하게 나오거나 거칠게 나오면 당연히 팁은 주지 않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겪어보면 그 사람에 대해서 저절로 알아지는 법 아니던가?

 

 

우리는 아침을 먹은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깨끗한데다가 가격조차 착하기만 하니 안갈 수 없는 것이다. 아 참, 여기에서 누구나 다 아는 여행팁 한가지. 아침에 대절한 승용차를 출발시킬때 자기들 사무실을 거쳐나가도록 되어 있었다.

 

그때 관리인은 선금을 달라고 요구를 해왔다. 사무실이라고 해도 조그마한 간이 부스 정도인데 절대로 돈을 먼저주면 안된다. 나는 당연히 나중에 주겠다고 했고 모든 일정을 마친 뒤 호텔앞에 도착했을때 대절요금을 지불했던 것이다. 계약금조로 미리 조금 줄수도 있지만 나는 그것조차 주지않았다.  

 

 

점심을 먹고난 뒤 우리들은 다시 방에 들어와서 조금 쉬기로 했다. 그동안 나는 인터넷 접속을 위해 터미널 부근의 피시방을 찾으러 갔다. 야시장이 열리는 맞은편 인민광장 쪽으로 피시방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지만..... 

 

 

속에 들어가보았더니 전자오락실 비슷했다. 온갖 소음이 나는 가운데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느냐고 물어보았지만 아주 귀찮다는 듯한 표정으로 안된다고 매정하게 거절했다. 외국인이어서 귀찮게 여기는 듯했다. 고얀 녀석들 같으니라고.

 

 

나는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그런 뒤 친구와 함께 부근을 돌아보기로 했다. 야시장이 있는 광장을 둘러싼 화단에는 금잔화가 가득했다.

 

 

분수대는 물뿜기를 그쳤다. 저녁나절에 다시보면 장관일듯 하다.

 

 

가운데 보이는 건물이 우정국이다. 그 앞 빈터에 저녁마다 야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햇볕이 너무 뜨거웠다. 뜨거운 정도가 아니라 사람을 아주 구워버리는듯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은 일사병을 자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조금 걸어가다가 우리는 포기하고 말았다.

 

 

그늘만을 골라 걸어도 비오듯이 마구 흘러내리는 땀은 막을 길이 없었다.

 

 

우리가 묵는 교통빈관 부근에 시장이 있었다. 이제는 시장구경도 질린터라 들어가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날이 너무 더운 것도 그렇게 결정한 한가지의 원인이 되었으리라.

 

 

호텔에 돌아와서 낮잠을 조금 잤다. 저녁 시간에 우리는 다시 야시장을 향해 어슬렁어슬렁 걸음을 옮겼다. 원래 중국여행에서는 이런 식으로 저녁을 해결하는 법이 아니다.

 

요리집에 가서 몇가지 요리를 시켜 먹는 것이 기본이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그런 기회를 잘 가지지 못했다. 일행중 한분이 그런 식사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중국여행일 경우에는 항상 서너명으로 팀을 꾸렸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그게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중국여행에서는 먹는 즐거움을 무시하면 곤란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중국요리는 범위가 너무 한정되어 있다. 진짜 중국요리는 그 종류만 해도 무궁무진하다. 식재료의 다양성은 말할것도 없고.....

 

 

결국 우리는 야시장에 가서 길거리 음식을 선택해서 먹어야했다.

 

 

중국인들의 위생관념이야 뻔하지 않겠는가? 물론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야시장에 와서 한끼를 때우고 있었다.

 

 

우리인들 예외이겠는가?

 

 

야시장이라고는 해도 음식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니 무엇을 먹을 것인가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걱정안해도 된다.

 

 

나는 닭다리가 들어간 사궈를 선택했다.

 

 

만두도 같이 주문을 했고.....

 

 

사궈 한그릇만 먹어도 배가 불렀다.

 

 

저녁을 해결했으니 이젠 배를 꺼뜨릴 차례다.

 

 

나는 천천히 야시장부근을 돌아다녔다.

 

 

야시장 너머로 분수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음악에 맞추어서 말이다.

 

 

워낙 뜨거운 곳이어서 그런지 밤이 되자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시원한 물줄기가 솟아오르는 분수대 주위는 시민들에게 인기장소였다.

 

 

사막 한복판에서 이런 물줄기를 본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 아니던가?

 

 

동쪽 하늘에 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분명 달이었다.

 

 

그것도 보름달이다.

 

 

갑자기 집이 그리워졌다.

 

 

그리움이 분수가 되어 마구 솟구쳐 올랐다.

 

 

물줄기가 잠시 사라지자 그리움도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 같았다.

 

 

분수대 주위로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온가족이 함께 나온 경우도 많았다.

 

 

음악에 맞추어 물줄기가 다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분수대 주위 길바닥에는 투르판 지역과 관련이 깊은 역사적 인물들의 이름을 새긴 석판을 깔아놓았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내 눈길을 끈 인물이 보였다. 종표장군 조파노! 사마천이 쓴 사기에 나오는 인물 아니던가? 기원전 109년경, 기병 약 700여기를 거느린 조파노는 누란왕국을 침략해서 멸망시켰던 인물이다. 

 

 

한족들에게 그는 영웅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씁쓸한 기분을 맛보며 호텔로 돌아왔다. 내일은 투르판을 떠나 우루무치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오늘이 투르판에서의 마지막 밤인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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