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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토욕구 3

by 깜쌤 2010. 12. 13.

 

노인의 집을 나선 뒤 마을 안쪽의 더 깊은 곳으로 걸음을 옮겨보았다.

 

 

아까 언덕에서 보았던 모스크가 보였다.

 

 

모스크 인근의 길가집 담벼락에는 가축 사료용으로 쓰이는 듯한 건초더미가 기대어져 있었다.

 

 

모스크 정면의 모습은 제법 그럴듯 하다.

 

 

마을을 이루고 있는 집들은 하나같이 흙벽돌집이었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곳이니 지붕모양에 신경쓸 필요가 없겠다. 흙벽돌을 쌓고 그 위에 나무기둥을 걸친뒤 나무가지 같은 것으로 덮고는 흙을 올리면 지붕이 될 것 같다.

 

 

구조로 보아서는 아래층은 가축용이고 2층이 주거용이지 싶다.

 

 

외양간에는 검은 소가 매여져 있었다. 구조는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원시적이다.

 

 

벽돌 구멍이 보이는 곳은 포도건조장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확인해보지는 못했다.

 

 

이제 우리는 모스크 앞쪽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사방은 흙천지다.

 

 

바람이 안부는 날이니 살만하다. 바람이라도 불어닥치면 온 천지가 모래로 덮힐 것만 같았다.

 

 

골목에는 사람 흔적이 거의 없었다. 일하러 간것인지 집안에 숨어있는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마을 안쪽으로 흐린 물이 흐르는 도랑이 지나가고 있었다. 도랑 위로 집을 지은 모양이다.

 

 

나는 이런 풍경을 보면서 시인 이 상이 쓴 권태라는 수필이 생각났다. 나까지도 나른해지면서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깊은 곳으로 서서히 갈아앉으면서 너무나 나른해지는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바싹 마른 먼지구덩이 길과 흙벽돌, 지저분한 도랑, 사람을 다 녹일듯한 무서운 햇볕......

 

 

신기한 것은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하다는 것이다.

 

 

도랑가로 나무라도 심어져 간신히 자라고 있으니 이런 그늘구경 하는 것이라도 가능하지 안그랬더라면 그냥 옴몸으로 땡볕을 받아야만 했을 것이다.

 

 

골목길에서 우리는 작은 구멍가게를 찾아냈다.

 

 

노란색 문짝을 달아놓은 가게 속에는 먼지를 뒤집어쓴 과자 나부랭이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사방은 적막하기만 했는데......

 

 

 

입구의 냉장고 옆에는 남매가 가게를 보고 있었다.

 

 

 

방학중인 모양이다. 원래는 아리안계의 피를 이어받은 듯 했으나 이제는 황인종 냄새가 얼굴 윤곽에 가득 스며들었다.

 

 

 

가게 맞은 편 집에는 온갖 잡동사니들이 가득했다. 화분에는 꽃을 피운 유도화가 심겨져 있기도 했다.

 

 

 

길옆을 흐르는 도랑에 물이 흐르고 있었다.

 

 

 

물에 적셔진 대지에는 생명체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히잡을 쓰고 아틀라스 무늬의 원피스를 입은 여인이 땡볕사리 속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집은 어디일까?

 

 

활짝 열어놓은 출입문 안으로 위구르 사람들의 남루한 세간살이들이 보였다.

 

 

고요한 골목에는 짐승들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길가집 창살 안에서 언뜻언뜻 움직이는 존재를 찾았다.

 

 

 

구정물이 흘러내리는 작은 웅덩이 옆에 오리들이 놀고 있기도 했다. 참으로 나른한 날이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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