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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포도구

by 깜쌤 2010. 12. 1.

 엉터리 계산으로 인해 분위기를 잡쳤지만 구경은 계속해야했기에 화를 누그려뜨려야만 했다. 나야 뭐 성질을 잘 내는 사람도 아니거니와 설혹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쉽게 가라앉히는 사람이다. 얄팍한 속임수를 써서 사람을 속여가면서까지 돈벌이에 혈안이 된 위구르인 장사치가 오히려 더 불쌍하게 여겨졌다.   

 

 

 그들이 갑자기 우리에게 친절해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포도구 구경을 가는 길이라고 하자 자기들 음식점 뒤편에도 포도 넝쿨이 우거져 있다면서 구경하라는 것이다. 안보면 우리만 손해이니 까짓것 기꺼이 봐준다. 한쪽에는 취사용으로 쓰려는지 석탄 덩어리들이 딩굴고 있었다.

 

 

보여준다는데 안보는 것도 그렇고 해서 구경이나 했다. 포도넝쿨이 제법 울창했다.

 

 

뜨거운 햇볕 밑에 마련해둔 포도원에는 짙은 그늘이 만들어져 있었다. 포도 익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어느 정도 마음을 다잡은 뒤 나는 포도구로 향했다. 기사가 하도 포도구는 별것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두분은 빠지겠단다. 입장료도 거금 60원이라고 하니 모두들 구두쇠 정신을 발휘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입구까지 가보았다. 여기는 7년전에 들어가서 실컷 구경하고 나온 사실이 있으므로 안들어가도 된다. 하지만 입구 정도는 보고 나와야 본전치기라도 하지 싶어서 기어이 입구까지 가본 것이다.

 

 

 계곡 한쪽으로는 물길이 흐르고 있다. 사실 포도구라고 해도 알고보면 별것은 아니다. 그냥 광대하게 뻗어있는 포도밭 정도를 상상하면 된다. 단지 사막 가운데에서 낙원같은 포도밭을 만날 수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놀라운 것이다. 포도구 속에는 몇가지 볼거리는 있지만 중국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워낙 유명한 곳이어서 그런지 어지간하면 한번씩은 들러가는 곳이 되었다.

 

 

나는 주차장으로 돌아나오면서 건포도를 구경했다. 포도 종류가 많기도 하다.

 

 

별별 색이 다 있다.

 

 

중국의 가장 대표적인 포도산지가 투르판이다.

 

 

 실크로드 상에 있는 합밀(=하미)이 하미과라는 과일로 유명한 것처럼 투르판은 포도로 유명한 곳이다. 하미과는 멜론의 한종류라고 보면 된다. 위에 소개한 '여인향'이라는 건포도만 해도 명품으로 소문난 종류라고 한다.

 

 

포도의 종류만도 200여종이 넘어간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포도를 재배한 것은 그리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고려시대에 중국에서 전해졌다니 말이다. 그럼 중국에 포도를 제일 먼저 전래시킨 사람은 누구일까? 현재로서는 실크로드를 개척한 한나라 시대의 장건이 가장 유력한 후보자라고 전해진다.

 

 

하여튼 실크로드를 이야기할때는 그저 장건이라는 인물이 빠지면 곤란하다.

 

 

 실크로드를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온 과일과 채소로는 포도, 석류, 호두, 마늘, 참깨, 당근, 오이같은 것들이 있으니 정말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포도송이가 한 줄기 속에 주렁주렁 달리는 것도 있을까? 당연히 있다. 한개의 줄기 속에 포도 송이(포도 알갱이가 아니다)가 와르르 달려 있는 그런 종류의 포도도 분명히 있었다.

 

  

 포도 종류가 다양한 것 만큼 건포도의 종류도 다양했다. 당도는? 그야 물론 최상품으로 칠만큼 달콤하다. 달콤한 정도를 넘어서 그냥 설탕덩어리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지금까지 올린 사진 가운데서 한장의 사진은 포도가 아니다. 다른 과일이다. 찾아내는 분은 눈썰미가 대단한 분이다.

 

 

나는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우리는 이동하기로 했다. 바로 이 가게다. 우리에게 사기를 치려고 시도했던 음식점이 바로 이 곳이다. 3호! 꼭 기억해두시기 바란다. <포도구 유락원 정차장(주차장)의 명강(明江) 음식점 3호>말이다. '쾌찬청'은 음식점 정도로 번역이 가능할 것이다.

 

 

 포도구는 투르판 시내에서 가깝다. 이제 우리는 교하고성으로 가려고 한다. 고창고과는 반대방향에 자리잡은 성이 교하고성이다.

 

 

포도구를 벗어난 승용차는 일단 투르판 시내로 들어섰다. 그런 뒤 중심도로를 따라 교하고성으로 가는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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