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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교하고성 2

by 깜쌤 2010. 12. 4.

 

 교하고성은 원래 차사국(車師國)의 수도였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차사국은 차사전국과 차사후국으로 구별되는 모양이다. 전한(前漢) 시대때 이미 실크로드부근에는 36개 정도의 나라가 있었다고 한다. 거의 모두가 오아시스 국가였지만 그 중에는 광대한 세력을 자랑하는 나라도 있었다.

 

 

차사전국의 수도는 참으로 묘한 곳에 자리잡았다. 이런 곳을 찾아냈다는 것도 대단한 발견이 아니던가?

 

 

 

이 지도를 보면 교하고성의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지도의 왼쪽에 배 앞머리처럼 생긴 터가 보이지 않는가? 거기가 교하고성이다. 1번은 주차장이고 2번 자리에 기념관이 있다. 3번에는 교하고성이라고 써진 커다란 표지판이 있고..... 노란색 화살표 뒤로 있는 점선들은 고성의 중앙부에 자리잡은 중앙대로이다. 남북방향으로 뻗어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중앙대로 끝머리쯤에 커다란 절터가 남아있다. 회교가 들어오기 전에 여기에 살던 사람들의 종교는 불교가 대세였다. 차사국은 불교국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러가지 흔적을 가지고 확인해볼때 여기에 처음 살았던 사람들은 인도 아리안계통의 사람들이었고 언어도 그쪽 계통이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터의 양쪽은 깊은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에서 보이는 숲은 절벽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는 셈이 된다.

 

 

 성터 곳곳에는 빼곡하다라고 표현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많은 유적들이 남아있다. 흙덩어리로 된 것도 있고 흙벽돌로 된 것도 있지만 구운 벽돌로 만든 유적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그렇다면 이들은 벽돌굽는 법을 몰랐던 것일까? 자연환경으로 보아 벽돌을 구우려면 많은 양의 땔감용 나무가 필요한데 여기에서는 그런 나무를 구하기가 어렵다. 굳이 구하려면 구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무를 구했다고 해도 난방용이나 취사용이 우선 아니었을까? 

 

 

우리는 저 아래쪽으로 보이는 큰길을 따라 걸어올라왔다.

 

 

사막 한가운데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고 계곡 한가운데 버들잎 모양의 요새가 있다는 것 자체가 자연의 기이함을 보여준다.

 

 

 초록색 천막이 쳐진 곳은 전망대였는데 우리는 거기로 올라가는 길을 찾지 못한채 돌아나오고 말았다.

 

 

산비탈에 보이는 납닥한 건물들은 건포도를 만드는 포도건조장들이라고 한다.

 

 

중앙대로를 중심으로 해서 관청가와 일반 건물이 있는 곳을 구별했다고 한다.

 

 

흙으로 만든 유적이라고는 해도 높이가 상당하다.

 

 

우리는 관청가 사이의 통로를 다녀보았다.

 

 

날이 워낙 뜨거우니 양산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현명할듯했다. 나야 뭐 땡볕 아레에서도 그냥 막 돌아다니는 사람이니 피부관리라는 측면에서 볼때에는 괄호밖의 인물이나 마찬가지다.

 

 

사방이 다 똑같은 모습이니 보는 것 자체가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돌아나가야 한다. 입구가 출구이고 출구가 입구이니 왔던 곳으로 나가야 했다. 그렇다면 아까 우리가 야단맞았던 곳을 지나쳐야 할 것이다. 다른 중국인 관광객들은 질서를 철저히 잘지키는지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듫었다.

 

 만약 다른 중국인들도 더위에 못이겨 유적이 만들어주는 그늘을 찾아 들어가는데도 관리인인듯한 녀석이 아무말 하지도 않고 말리지도 않고 있다면 한마디 해주고 나가야 한다. 법집행이라고 하는 것이 공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그렇게 생각이 들자 묘하게 전의(戰意)가 불타올랐다. 이런 것을 보면 나도 참 치사한 인간이다.

 

 

이 부근은 일반 백성들 주거지다. 여러개의 방과 개인용 불상이 안치된 그런 흔적이 보인다고 한다.

 

 

이제 진흙덩어리들은 유감없이 많이 보았으리라.

 

 

그렇게 해서 이젠 입구로 내려가는데........ 

 

"어라? 저것봐라? 그래, 잘 걸렸다."

 

 일단 사진부터 한장 찍어둔다. 바로 아래 사진이다.

 

 

 아까 우리에게 시비를 걸어온 그 관리인 녀석이 보는 가운데 수많은 중국인들이 통로를 벗어나서 그늘에 들어가 있는게 아닌가? 히히덕거리며 그늘로 들어갔다나왔다가 하는 것은 보통이고 기념사진을 찍어대고 통로를 벗어나서 막 돌아다니고 있었다. 증거확보용으로 사진 한장을 찍어두고 가까이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여보시오, 관리인 양반. 아까 당신이 우리에게 뭐라고 말했소? 그런데 지금 이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통로를 벗어나서 그늘에 들어가 있는데 왜 당신이 말리지 않는가 말이오?"

 

 처음에는 영어로 말을 했다. 그 다음에는 당연히 우리말로 한다. 신나게 퍼부어준다. 녀석은 얼굴이 벌겋게 변하더니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왔다.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왔으니 이젠 그만 돌아서간다. 더 오래 퍼부으면 감정싸움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해도 나 자신이 치사하지만 내 말은 법집행이라는게 공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관리인 녀석이 나에게 점잖게만 했어도 나도 이런 식으로 나오지 않는다. 한국인이 그리 만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어야만 다음에 가는 한국인들을 우습게 여기지 못한다.     

 

 

그런 사연을 남겨두고 우리는 교하고성을 구경한 뒤 돌아나왔던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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