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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화염산 4

by 깜쌤 2010. 11. 19.

 

이젠 제법 높이올라왔다. 산높이가 500미터 정도라고 하지만 더 높게 느껴지는 이유는 투르판 분지가 해발고도 아래쪽에 있기 때문이다.

 

 

웅장하게 솟아오른 천산 봉우리들이 뿌연 모래바람 때문에 낯을 가리고 있다는게 너무 아쉽기만 하다.

 

 

우리는 능선을 따라 걸었다. 자칫 발을 잘못 내딛으면 저 아래쪽에 가서 처박히리라. 무섭다.

 

 

한참을 올라왔건만 정상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꼭 정상에 오르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저 모래산의 꼭대기가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궁금증과, 정상 너머의 경치가 어떨까 하는 호기심 하나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밑에서보면 나즈막하게 보였던 모래산 봉우리였지만  막상 올라보니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전체모습의 90%를 물 밑에 숨겨두고 떠다니는 빙산 말이다.

 

 

모래산을 곁에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은 어떤 것일까? 그 비밀은 나중에 하나하나 밝혀서 다시 소개해드린다.

 

 

모래바람이 불어올까봐 은근히 걱정이 되면서 빨리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괜히 조바심이 났다.

 

 

그래도 조금만 더 올라가보고 싶었다.

 

 

칼날처럼 양쪽면이 곤두선 부분을 만났다. 조심스레 발을 옮겼다.

 

 

구르기라도 하면 끝장이다.

 

 

내가 앞서 걸으면서 친구가 올라오는 모습을 찍었다.

 

 

사막이 아름답다고 하면 이상하게 여길 사람도 많겠지만 사실이 그런 것을 어떻게 하랴?

 

 

화염산을 내려간 뒤 우리는 베제클리크 천불동을 볼 것이다. 그런 뒤에는 다시 원래 왔던 길을 되돌아나가서 고창고성으로 가게 될 것이다. 우리가 차를 타고 왔던 길이 보인다.

 

 

모래언덕으로 누가 차를 타고 지나갔을까? 바퀴자국이 선명했다.

 

 

이런 식이다. 다 올라왔다 싶어도 저 앞쪽으로 언덕이 계속되는 것이다.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근히 슬슬 지겨워졌다.

 

 

붉은 모래밭 사이로 거칠게 모가 난 하얀 돌들이 가득 박혀있었다.

 

 

봉우리 면의 경계가 칼날같이 선명하게 구분지어져 있었다. 바람이 불면 작은 모래입자들이 경계면에서 마구 날리는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그럴 때는 카메라도 배낭속에 넣고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는게 최선이다. 모래가 얼굴에 닿으면 제법 따갑다.

  

 

이젠 내려갈 일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쯤에서 돌아서는게 현명한 일이지 싶다.

 

 

친구와 나는 돌아서서 하산하기로 했다. 심산유곡에서 최절정의 무술 기예를 지닌 스승으로부터 모든 무술 기술을 다 습득한 수제자가 된듯한 기분으로 말이다.

 

 

일찍 하산한 동료가 저 밑에서 걸어가고 있었다. 사람이 점처럼 보였다.

 

 

 

다시 올 일은 없으리라.

 

 

이 사진을 기억하는가? 저번저번 글에서 보여드린 사진이다. 산꼭대기의 모습이 어떨 것 같은가? 궁금증은 바로 아래 사진에서 풀린다. 

 

 

내려가는 길도 평탄하지는 않았다. 올라올때 밟은 곳을 밟으며 내려갔다. 사막에서는 모래가 강처럼 흐르는 곳이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조심해야 한다.

 

 

 

친구는 피부관리도 하며 산다. 나는 아무렇게나 다녀서 피부가 새까매진지 오래다.

 

 

우리가 내려오는 길을 중국 승려 한분이 오르고 있었다. 제법 호기를 부리며 올라가긴 했는데.....

 

 

이제 다 내려왔다. 힘이 다 빠지고 말았다. 땀을 하도 많이 흘려서 그늘에 쉬면서 물을 마셨다.

 

 

사막용 짐승이라는 낙타까지도 널부러져 엎드려 있을만큼 강력한 더위 밑에서 모래산을 올랐으니 우리도 조금은 미친 짓을 했다.

 

 

정신을 차린뒤 우리는 베제클리크 천불동에 들어갔던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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