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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투르판 1

by 깜쌤 2010. 11. 11.

 

 

 우리는 우루무치 시내 남부 버스터미널(=남부객운점)에 도착했다. 일단 시내로 들어가야한다. 왜냐하면 이녕으로 갈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방금 스물네시간 버스로 이동하고 나서 다시 침대버스나 좌석버스를 타고 이동한다는 것이 지겨워졌으므로 기차표를 알아보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1번은 카자흐스탄이다. 2번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이리지구이다. 이리지구 속에 이녕이라는 도시가 있다. 3번은 방금 우리가 도착한 우루무치의 위치를 나타낸다. 4번은 이리지구를 못살 경우 그 대안으로 찍어놓은 투르판이다. 우루무치에서 이리지구까지는 버스를 사용할 경우 대략 12시간 정도 탈 것을 각오하고 있어야한다.

 

 남부객운점밖으로 나온 우리들은 택시를 타고 우루무치 기차역으로 가기로 했다. 버스에서 알게된 설백옥(薛白玉)양을 택시 승강장에서 만났다. 그녀는 영어가 되었으므로 우리와 함께 택시를 타기로 했다. 택시비를 그녀가 내겠다고 해서 한참이나 실랑이를 벌였는데 내가 그녀의 고집에 지고 말았다. 

 

 그녀와 우리가 도착한 것은 우루무치 기차역과 붙어있는 버스 정류장이었다. 부근의 8.1빈관에서 그녀는 자기가 아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으니 잠시 만나고 가겠다는 것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녀의 사촌오빠였다. 

 

 

  그녀는 사촌오빠에게 이녕으로 가는 여러가지 방법을 알아오도록 부탁해둔 것 같았다. 백옥양의 오빠가 알아낸 정보에 의하면 우루무치에서 이녕으로 가는 기차표는 이미 매진되었다는 것이다. 그녀의 성의와 도움이 고마웠다. 하지만 내가 직접 확인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법이다.

 

 그녀와 헤어지고 난 뒤 우리는 우루무치역으로 가서 차표를 파는 매표소로 가서 이녕행 기차표를 확인해보았지만 허사였다. 내일 가는 것으로 딱 한장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세명인데 말이다. 그렇다면 다음 대안은 버스를 알아보는 것이다.

 

 식사시간이 되었으므로 일단 민생고를 해결하기로 했다. 우리는 기차역 부근의 식당가에서 각자 알아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나는 간단하게 10원을 주고 국수종류로 한끼를 떼웠다. 일행중 한분은 양고기 꼬치 5개와 요리 한개를 시켜먹었는데 38원이 나왔다며 투덜댔다. 

 

이젠 중앙객운점에 가서 이녕(伊寧)행 버스를 알아봐야한다. 중앙객운점은 역에서 그리 멀지 않다. 택시를 타도 부담이 없는 거리이므로 우루무치 역앞에 즐비한 택시옆에 진을 치고 손님을 기다리는 운전기사를 붙들고 물어보았다. 트러블 발생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타기 전에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다. 

 

 기사들은 한결같이 40원이나 50원을 불렀다. 우리돈으로 치자면 1만원 내외를 부른 것이나 다름없다. 미련없이 돌아선다. 시내버스를 타면 1원이면 가는 거리다. 택시기사들이 몇번이나 우리를 애타게 불렀지만 대꾸할 필요조차 없었다. 우리는 44번 버스를 탔다. 1원이면 간다.

 

 중앙객운점에 가서 알아보니 이녕행 침대버스는 오후 3시, 5시, 6시, 7시, 8시에 출발한다고 했다. 소요시간은 약 12시간. 밤새도록 버스를 탈 엄두가 나지 않아서 나는 단안을 내려야했다. 카자흐스탄과의 국경쪽으로 가는 것을 포기하면 된다. 처음에 이야기한대로 그 다음 대안은 투르판이다. 그래, 투르판으로 가는 것이다.

 

 

 우리는 다시 택시를 타고 남부객운점으로 갔다. 아까 우리가 도착했던 곳이다. 투르판 가는 버스는 자주 있었다. 거의 이삼십분마다 한대씩 있다고 보면 된다. 3시10분발 버스를 탔다. 투르판은 2003년 여름, 그러니까 7년전에 가본 곳이다.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다. 

 

 

 이제 이 길은 눈에 익었다. 기차를 타고 카스로 갈때도 지나쳤고 침대버스로 돌아올때도 지나친 곳이기 때문이다. 7년 전에도 두번이나 왕복했으니 낯선 길이 아니다.

 

 

투르판이 가까워지자 풍력발전소 단지가 나타났다. 풍력발전소 단지는 우루무치 부근에서부터 시작된다. 곳곳에 자리잡은 시설물이 투르판 부근에도 있는 것이다.

 

 

우루무치에서 투르판까지는 내려가는 길이라고 보면 된다. 해발고도로만 따지면 세계에서 두번째로 낮은 곳에 자리잡은 곳이 투르판 분지다. 해발보다 낮다.

 

 

그러니 여름 더위는 가히 살인적이다. 화덕이나 마찬가지고 찜통이나 마찬가지라고 여겨도 틀린 것은 아니다. 한번 겪어보면 덧정이 없을 정도이다.

 

 

황량한 대지 위에는 풀한포기 자리지 않았다. 워낙 더우니까 그런 모양이다.

 

 

 두시간 반 정도를 달리고나자 멀리 숲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투르판 분지의 숲이다. 사막 한가운데서 오아시스를 만난다는 것이 이리도 반갑다. 시내로 들어가자 낯익은 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할일은 호텔찾기다. 싸고 깨끗한 호텔을 찾아 도심을 뒤지고 다니기는 정말이지 지겨운 일이다.

 

 하지만 어쩌랴? 배낭여행자 입장에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행사인것을..... 미리 예약해두면 좋겠지만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해야 하니 그저 발품을 많이 파는 것이 좋다. 방을 보고 묵을지 말지를 정하는 것이 제일 안전하기에......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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