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사막공로 2

by 깜쌤 2010. 11. 5.

 

 

 우리는 호탄(和田 화전)을 떠나 우전(于田 우전)을 거친 뒤 민펑(民豊 민풍)까지, 그리고 마지막에는 사막공로를 거쳐 우루무치까지 가게 될 것이다. 豊(풍)자는 간자로 丰으로 쓴다.  

 

 

 참으로 멀리도 돌아가게 생겼다.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가 너무 비슷하니 슬슬 졸음이 오기 시작했다. 자는게 최선이다. 지겹도록 자보기로 마음 먹었다.

 

 

 중간에 어디 한군데 들렀던 모양이다. 지도를 꺼내서 보니 책륵(策勒)이라는 도시였던것 같다. 도시라고 하지만 실상은 사막 한가운데 자리잡은 그저 그런 마을에 지나지 않는다. 지도를 보면 버스는 화전을 출발하여 낙포와 책륵을 거친뒤 우전에 도착하게 되어 있었다.

 

 

 이제 풍광은 완전히 변해버렸다. 어떤 곳은 정말이지 모래밖에 없었다. 바싹 마른 풀들이 대지에 뿌리를 박고 질긴 목숨을 이어가는 곳도 제법 있었다.

 

    

 세시간 정도를 달렸을까? 버스가 서는 것 같아서 눈을 떠보니 커다란 정류장을 들어서고 있었다. 삼십분 정도 쉬어 간단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버스에서 내렸다.

 

 

 우전(于田)이다. 문헌을 보면 화전의 옛이름이 우전이었다고 하는데 여기에 전혀다른 새로운 우전이 있으니 어찌된 셈인지 모르겠다.

 

 

 버스 정류장 부근에는 새로 지은듯한 아파트들이 우뚝 서 있었다. 사막 한가운데서 만나는 멋없는 아파트 모습이라니...... 알록달록하게 칠해놓은 아파트 벽면 색깔이 조잡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무릎 윗부분이 드러나는 옷을 입은 아가씨는 처음 본다. 옆에탄 어른은 화모를 쓰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무슬림이 분명한데....... 개방의 바람은 여기 이 사막 한가운데까지 밀어닥치고 있는가 보다.

 

 

 

우전 다음 마을은 민풍이다. 민풍에서부터는 타클라마칸 사막 속으로 들어가서 사막을 횡단하도록 되어있다. 지도에서 노란색 선은 사막공로(公路)를 나타낸다. 위 그림 지도 속에도 우전의 위치가 나타나있으므로 확인해보기 바란다. 

 

 

 워낙 기억력이 없는 사람이므로 내가 타고온 버스를 놓쳐버릴까 두려워 사진을 찍어두었다.

 

 

 시간이 날때마다 화장실을 다녀와야 했다. 한번씩 달리면 서너시간이 지나야 버스가 서므로 정류장에 들어설때마다 제일 먼저 화장실부터 갔다와야 하는 것이다. 한번씩 들르는 버스 승객을 상대로 하는 장사꾼들은 내가 한국인임을 재빨리 알아보았다.

 

 

 과자라도 하나 사고 싶었다. 작은 비스켓 종류를 사서 배낭에 넣었다.

 

 

 우전이라는 마을에 다시 올 가능성은 거의 없으므로 정류장 부근의 분위기를 살펴두는 것이 중요했다.

 

 

 나는 정류장 부근의 구멍가게들을 지나 구역밖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그럼 그렇지. 거대한 시장건물이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으므로 시장 건물속에 들어가볼 여유가 없었다.

 

 

 시장 입구 부근에 펼쳐놓은 난전 서너군데를 살펴보기로 했다. 내눈에는 이게 단순한 돌멩이인지 옥인지 구별될 리가 없다. 가져다 놓고 파는 것을 보면 옥인 모양이다. 옥의 산지로 유명한 호탄(=화전)에서 멀지 않은 곳이니 틀림없이 우전에서도 좋은 옥이 생산될 것이다. 

 

 

 나는 그냥 구경만 했다.

 

 

 난전을 지키는 상인들이 사람좋은 웃음을 날려주었다. 여기저기 옥을 파는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이런 원석을 사서 가공을 하는 모양이다. 나중에 우루무치에서 우리는 제법 큰 옥가게를 들러보게 되는데 나는 구경조차 하지 않았다. 상인들에게 시달리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좀 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뿐이다.

 

 

 버스터미널 건물을 나와 도로까지 나왔더니 바깥 경치는 그저 그랬다. 사막 한가운데 자리잡은 도시이니 눈이 번쩍 뜨일만한 경치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다.

 

 

 나는 다시 정류장을 향해 걸었다.

 

 

 우전은 교통의 요지같다. 타클라칸 사막 남쪽을 달리는 버스들은 당연히 들러야 하는 곳에 자리잡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

 

 

 오토바이 택시들이 제법 많았다. 화전에는 당나귀 택시들이 많았는데......

 

 

 버스 출발시간이 다 되었다. 나는 다시 버스에 올라 침대에 몸을 눕혔다.

 

 

 다음 도시는 민풍이리라...... 도시를 벗어나자마자 사막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젠 끝없는 모래사막이다. 나는 다시 슬슬 졸기 시작했다.

 

 

 어쩌다가 자그마한 마을을 지나기도 했다. 어디가 어디인지도 모르게 그저 졸리는 눈으로 흘러보내기만 했던 것이다.

 

 

 

 

어리

버리

 

 

 

 

'배낭여행기 > 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막공로 4   (0) 2010.11.10
사막공로 3  (0) 2010.11.08
사막공로 1   (0) 2010.11.03
호탄에서 2 - 옥  (0) 2010.11.02
호탄에서 1   (0) 2010.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