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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사막공로 4

by 깜쌤 2010. 11. 10.

 

 얼마나 잤을까? 시간을 보니 새벽 4시가 되었는데 버스는 어두컴컴한 정류장에 들어서고 있었다. 사방이 워낙 캄캄하니 어디인지 구별이 안된다.

  

 이 새벽에도 새참을 먹는 사람들이 있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공간이 모두 다 자연화장실이라니 어이가 없다. 동네사람들은 냄새때문에 살기가 어렵겠다. 

 

 다시 버스에 올라 자다가 눈을 떠보니 밖이 훤했다. 날이 다 샌것이다. 그래도 버스는 줄기차게 달렸다.

 

 

 버스는 극도로 황량한 산골짜기를 달리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골짜기로 잘못 접어들면 살아나오기가 어렵겠다.

 

 

 어떤 골짜기 바닥에는 소금기가 허옇게 말라붙어 있었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두눈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무시무시한 곳이었다.

 

 

 모래가 마구 아래로 무너져내릴 것 같은 바닥에 텐트가 보였다. 뭐하고 사는 사람들일까? 

 

 

 내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헛걱정을 하는 동안에도 버스는 골짜기를 요리조리 빠져 나갔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정표를 보았다. 우리는 곧 탁극손( Toksun )에 도착할 것 같다.지도를 꺼내보니 투르판이 부근에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우루무치까지는 이제 두세시간만 가면 된다는 이야기다. 참으로 많이 달려왔다. 구글 지도로 검색해보니까 우리가 통과한 곳은 정말 대단한 골짜기였다. 황량하기 짝이없는 엄청난 불모지였던 것이다.

 

 

 골짜기를 벗어나자 드디어 평탄해지기 시작했다. 멀리 큰 도시를 앞에 두고 버스는 길가의 주유소에 들어가 멈춰섰다.

 

 

 이게 우루무치로 가는 중에 가지는 마지막 휴식이 될 것이다.

 

 

 주유소 뒤로 돌아가보았더니 마티즈 짝퉁이 보였다.

 

 

 호탄에서 출발한 버스는 벌써 20시간 이상을 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톡순(타커쑤, 탁극손)에서 우루무치로는 고속도로나 다름없는 길이 닦여있으니 아주 편하게 갈 수 있다.

 

 

 천산산맥의 눈녹은 물이 스며든 골짜기에는 풀이 자랄 수 있는 오아시스가 만들어져 있다.

 

 

 사람들이 모두들 잠에서 깨어나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다. 나는 옆자리의 아가씨와 이야기를 해본다. 그녀는 호탄에서 나서 자란 아가씨였다. 우루무치에 있는 신강대학의학부에 다니는 재원이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영어를 잘 하지 못했다.

 

 

 내 위에 앉아있던 아가씨가 영어를 조금 할 줄 알았다. 설백옥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그녀는 사천성 성도 출신이었다. 

 

 

 버스는 눈에 익은 소금 호수곁을 달리고 있었다.

 

 

 풍력발전소가 늘어선 곳을 지나 우루무치 시내로 접어들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우루무치 남부장거리버스 터미널에 우리를 토해놓았다.

 

 

 의과대학에 다니는 아가씨다. 그녀의 이름은 Re Na, 위구르 사람이었다.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아가씨였지만 연락할 길이 없다. 이메일 주소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자 완전무장한 경찰특공대팀(SWAT=Special Weapons and Tactics의 머리글자)이 버스를 둘러쌌다.버스에서 내리는 승객들을 조사하면서 신분증을 회수하는게 아닌가? 특히 위구르 남자들이 그 대상이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서역남로, 그러니까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을 돌아오는 길에 엄청나게 많은 검문이 있었고 은근히 위구르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감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두시간 정도를 달리면 검문이 이루어졌다. 로컬 버스의 경우 승객들이 다 내려서 경찰앞에 자기 신분증을 제시해야 했다. 외국인은 당연히 여권을 보여야 한다. 한가지 웃기는 것은 우리가 타고온 초호화버스같은 경우에는 승객들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경찰이 올라와서 아무나 찍어서 검사를 했다는 사실이다. 돈있는 사람들은 신분증 검사에서도 우대를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옆에서 있는 총각은 고등학교 동기라고 한다. 대학생이었다. 우리는 그녀와 헤어져 시내로 들어가야만 했다. 드디어 24시간짜리 장거리 버스여행을 끝낸 것이다. 이동하는데만 버스로 꼭 하루가 걸렸다. 지겹다.

 

 오늘,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를 결정해야만 했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약 5일정도이다. 카자흐스탄과의 국경지대에 자리잡은 이녕을 갈까, 아니면 몽골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이 마주치는 지점인 알타이 지방을 갈까 하고 참으로 많이 망설였다. 행선지 결정하기가 그리도 힘들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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