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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사막공로 3

by 깜쌤 2010. 11. 8.

 

 민풍을 지나서부터는 방향을 바꾸어 사막 속으로 들어간다. 지금까지는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을 달렸지만 이제부터는 죽음의 사막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위의 사진지도에서 1번은 민풍이다.  민풍은 예전부터 니야로 알려졌던 곳이다. 이 도시는 현장이 통과한 곳이기도 하다. 서기 644년의 일이었는데 당시에는 니야를 이양성으로 불렀다고 전해진다. 나는 젊었던 날부터 니야와 호탄, 롭노르 호수를 가보고 싶어했다.

 

 특히 방황하는 호수로 알려진 롭노르(로프누르, 로프노르)호수는 꼭 한번 보고 싶어했지만 요즘 그 부근은 중국의 핵시설과 핵무기 실험장이 잇는 곳으로 알려져 방문하기가 어려운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니야는 역사기록에 정절국()이 있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정절국은 동쪽에 자리잡은 차말국()과 세력다툼을 벌이기도 했던 모양이다. 위 지도에서 2번쯤에 차말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의 도시 이름을 영어로는 차르찬 정도로 발음하는데 한자로 쓰고 우리식으로 읽으면 차말이 된다.

 

 

 사막에 물기가 묻은 곳은 조금 푸르게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강을 만나기도 했다. 니야강이다. 자동차가 만들어지기 이전 시대에 사막을 건너다니던 대상들이나 여행객들이 물이 흐르는 강을 만났을때 느끼는 기분은 과연 어떠했을까 싶다. 상상만해도 통쾌한 일이 아니던가?

 

 

 나는 버스 안에서 바깥 경치를 살피다가 슬슬 졸기 시작했다.

 

 

 차창가로는 모래뿐이었다. 어쩌다가 자갈밭이 나오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모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니야강도 말라붙어서 나중에는 모래바닥만 남았다.

 

 

 강을 지나고 나니까 이번에는 모래언덕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끝없는 모래언덕이 펼쳐진 모래사막을 만나보기를 원했다. 그런 사막은 내몽골 자치구에서 이미 만나본적이 있다.

 

 

 내몽골의 고비사막에서 낙타를 두어시간 정도 타보기도 했었지만 그 일도 벌써 십년전의 일이다. 이번 중국배낭여행은 다섯번째이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크기는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의 크기기와 비슷하므로 다섯번을 다녀도 못본곳이 수두룩 할 수밖에 없다.

 

 

 드디어 모래언덕 저너머로 해가 지기 시작했다. 바다 수평선으로 넘어가는 해넘이도 아니고 끝없이 펼쳐진 광야에서 만나는 해넘이도 아니다.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는 버스 - 그것도 침대버스 - 안에서 마주친 해넘이다. 

 

 

 너무 진귀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셔터를 연속해서 눌렀다. 내가 사진찍는 것을 보고 자세를 낮추어준 왼쪽 침대의 중국 청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주었다.

 

 

 연속으로 찍은 사진 중에서 그래도 이 사진이 조금 낫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치고는 제일 잘 나온 사진이다. 사진에 대한 이해와 기술과 장비부족은 정말이지 어쩔 수가 없다.

 

 

 그러다가 우리들은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거의 세시간마다 버스는 한번씩 휴게소에 들렀다.

 

 

 사막 한가운데 있는 주유소를 겸한 휴게소였다. 그래도 가게가 몇개 나란히 서 있어서 거칠은 음식 나부랭이도 조금은 구할 수 있는 곳이다. 버스가 휴게소에 들를때마다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화장실을 다녀오는 일이다.

 

  

 우리를 싣고 온 침대버스도 기름이라는 자기 양식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다, 동쪽 하늘에 달이 뜨고 있었던 것이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만나는 보름달이라니....

 

 

 보름달이 솟아올랐던 것이다.

 

 

 여기 휴게소 이름을 살펴보았더니 차말(且末)이라는 한자가 눈에 들어왔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차말은 고고학적 연구 결과 잠시 동안의 독립을 유지하다가 나중에는 선선국(善國)의 영토가 되어 지배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여행중에 우리는 아직까지도 '선선'이라는 이름을 가진 도시 부근까지 가보게 되는 것이다. 

 

 

 여기가 행정구역상으로는 차말인 모양이다. 차말에 가보지 못한 것을 너무 아쉬워했는데 이렇게나마 땅이름을 보고 나니 조금 속이 풀린다. 처음에는 이 휴게소의 위치를 잘몰라서 애를 먹었는데 나중에 구글 위성 지도로 검색한 결과 저 위에 올려둔 지도의 3번 지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사막을 종단하는 도로 한복판에 세워진 구조물의 설주에 쓰여진 글귀가 마음에 와닿았다.

 

 

 只有荒凉的沙漠     (지유황량적사막)

 沒有荒凉的人生     (몰유황량적인생)

 

"황량한 사막은 있을지언정, 황량한 인생은 없다"

 

뭐 그런 뜻이 아닐까 싶다.

 

 

 어느 정도 쉬고난 뒤 우리는 다시 버스에 올라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밖은 어두워지고 만다. 비록 달이 떠있다손 치더라도 같은 경치가 계속되므로 자야했다. 내일을 위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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