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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사막공로 1

by 깜쌤 2010. 11. 3.

 

  거의 언제나 그랬지만 나는 론리 플래닛 애용가이다. 배낭여행 안내서로 론리 플래닛만한 책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우리말로 번역된 것도 조금 있어서 얼마나 유용한지 모른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참고로 하면서 가지고 다녔던 책이다.

 

 

 저번 글에서 이야기를 잠시 꺼냈지만 화전은 옥으로 유명한 곳이다. 화전을 대표하는 물건은 누가 뭐래도 단연 옥(玉)이다.

 

 

 한자로 된 글에서 고유명사를 찾아읽기는 정말 힘이 든다. 더구나 나같이 어설픈 한자 얼치기는 더더욱 힘이 든다. 위의 글과 사진을 잘 살펴보건대 제목으로 쓰여진 다섯글자중 마지막 글자는 틀림없이 비단같은 천의 종류를 나타내는 글자이리라. 실 사(絲)를 나타내는 글자에 주나라 주(周 혹은 두루 周)를 붙였으니 틀림없는 옷감이다. 

 

 한자를 보면 비단을 나타낸 글자가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전에 사마천이 쓴 사기 중에서 사마상여(司馬相如)편을 다시 읽어보았다. "자허·상림(上林)의 부"라는 명문(名文)이 사마상여 열전 속에 소개되는데 다양한 한자들이 엄청 등장했다. 얼핏 우리가 아는 글자만 해도 비단을 나타내는 말로 錦(금) 綾(능) 紬(주) 絹(견) 紗(사) 羅(라) 緞(단)같은 낱말이 있지 않은가?

 

 앞의 네글자는 아마도 아틀라스라는 음을 한자로 적은 것이지 싶다. 그러니 결국 아틀라스 옷감이라는 말이 되리라. 위구르 여인들이 즐겨입는 무늬옷이다. 나는 위구르 여인들의 원피스에서 강렬한 향수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그 다음엔 당연히 옥이야기다. 화전옥과 흉노와의 관계나 화전옥의 전래 같은 내용으로 공부를 해서 글을 써보고 싶었지만 역부족이다. 전문성 없는 공부를 하는 것은 평생 아마추어로 끝나고 만다는 것은 잘 알고 있으므로 포기하는 것이 좋다. 

 

 

 위구르 남자들이 머리에 얹고 다닌 모자를 화모(花帽)라고 한다는 사실도 이제 알았다. 나는 시장에서 기념으로 화모를 하나 사려다가 참았다.

 

 

 우리는 배낭을 쌌다. 오늘은 이동하는 날이다. 거의 2000킬로미터를 24시간동안이나 버스를 타고 가야하니 미리미리 철저히 준비를 해두어야 했다. 서울 부산간 거리의 다섯배를 이동한다고 보면 된다.

 

 

 언제 다시 호탄에 오겠는가? 여기 말고도 갈곳이 많은데 새로 찾아온다는 것은 잠꼬대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쩌다가 우루무치는 두번이나 오게 되었지만......

 

 

 오늘 우리가 타고가야할 버스는 어떤 녀석일까?

 

 

 우리는 호텔방을 나와 체크아웃을 했다. 오늘 보니 접수대의 아줌마는 아주 인자하게 생긴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제 그 아가씨는 인자하게 생긴 아줌마와 어떤 관계일까?

 

 

 우리는 호텔과 붙어 있는 장거리버스터미널 대합실로 들어섰다. 워낙 긴거리를 움직여야 하므로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이 좋다. 건물 한모퉁이에 붙어있는 화장실의 수준은 이야기 안해도 뻔하다.

 

 

 

 위의 지도를 클릭하면 더 자세하게 볼 수 있게된다. 녹색선은 국경을 나타낸다. 지도 가운데 갈색 달걀모습처럼 생긴 곳은 죽음의 사막으로 널리 악명을 떨치고 있는 타클라마칸사막이다. 노란색 선은 우리가 다녀온 길을 의미한다. 우리는 오늘 분홍색 선을 따라 이동할 생각이다. 지도 오른쪽 위 1번으로 표시된 나라가 몽골이다.  

 

 

 대합실 건물벽에 붙여둔 버스시각표이다. 여기서 말하는 버스는 침대버스를 의미한다. 우리는 비싼 돈을 들여 최고급 버스표를 끊었다. 오후 1시에 출발하는 장거리초호화침대버스! 좌석번호는 하포 9번, 요금은 387원. 우리돈으로 약 6만5천원 정도이다. 

 

 

 시간이 조금 남았길래 나는 배낭을 친구에게 맡겨두고 버스정류장 대합실 건물 밖으로 나가보았다. 어제 저녁에 가본 레스토랑인데 먹을 것이 마땅찮아서 안먹고 나온 곳이다.

 

 

 터미널 앞은 여전히 혼란스러웠고.....

 

 

 버스터미널 건물은 여전히 단정했다.

 

 

 길거리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고.......

 

 

 우리는 차표를 보여주고 개찰을 한 뒤 버스를 찾아나섰다.

 

 

 그래, 바로 이녀석이다. 차체가 엄청 컸다.

 

 

큰배낭은 짐칸에 넣었다. 귀중품이 든 작은 배낭만을 매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침대찾기가 힘이 들었다. 저급 세탁제를 써서 침구를 세탁해서 그런지 화학약품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아이구 머리야"

 

 

 침대번호는 침대밑쪽으로 붙어있었다. 그러니 찾기가 어려울 수밖에...... 일단 내자리 정리부터 해야했다. 작은 배낭에서 음료수를 두병 꺼내서 앞에 올려두었다. 하나는 녹차이고 하나는 생수이다.

 

 

 내 침대의 오른쪽 위 침대의 모습이다. 빨간색으로 8上이라고 표시되어 잇는 것이 좌석번호(=침대번호)인 셈이다. 

 

 

 내 침대의 왼쪽 하단의 모습이다. 버스 안에 카펫이 깔려 있으므로 운전석부근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와야한다. 신발 넣는 곳은 자기 침대 머리쪽에 있다. 나는 내 침대 밑바닥에 넣어두었다. 샌들이어서 냄새가 날 염려도 없으니 언제든지 꺼낼 수 있도록 한것이다.

 

 

 공교롭게도 내자리 바로 앞에는 작은 텔레비전이 매달려 있었다. 이거 틀게되면 소음을 각오해야 하는데.......

 

 

 오후 1시가 되어 버스는 출발했다. 자, 이제 하루 종일 달려보는 것이다. 24시간을 줄기차게 달려나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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