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회에 가보기로 했다.
골목에서 느끼는 정감이 이만큼 아름다운 동네가 또 있으랴?
이엉위에서 익어가는 애호박이 시골 정취를 한결 돋구어주었다.
하늘에 동동 흘러가는 구름은 왜 그렇게 하얀지......
조롱조롱 달린 감들이 홍시로 변해가고 있었다.
종탑의 모습도 잘 어울린다.
교회에서 보는 마을 경치가 너무 아름다웠다.
이 평화로운 풍경을 또 어디에서 만날 수 있으랴?
예배당 처마 곡선이 너무도 날렵하게 보인다.
알고보면 시골교회의 형편이 정말 어려운데...... 아무 도움이 못되는 나 자신이 부끄럽기 그지없다.
나는 초가지붕 너머로 펼쳐지는 산자락의 부드러움을 정신없이 감상하고 있었다.
기와집과 담장의 어울림......
흙담 밑으로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몇송이가 가을임을 증명해주는것 같다.
이젠 이런 풍경만 봐도 가슴이 뛴다.
그런 것을 보면 나는 어쩔 수 없는 한국인임을 깨닫는 것이다.
잘 가꾸어진 텃밭 하나를가져보는 것이 나에게는 그리도 어려운 소원이 되었다.
골목을 돌아나오다가 마당을 곱게 잘 가꾼 집을 발견하고 한참을 살펴보았다.
아주 세밀하게 신경을 써서 가꾼 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주인의 아름다운 품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다.
골목 끝에는 곱게 단풍물을 먹은 나무 한그루가 서 있었다.
민박집이었을까?
나는 문화재급의 기와집들은 다음에 살펴볼 생각으로 남겨두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 자체가 너무 짧다.
골목에는 관광객들이 그득그득 했다.
이런 집에는 누가 사는 것일까?
들판에는 나락들이 모두 다 고개를 숙였다.
그만큼 가을이 무르익었다는 말이리라.
논길을 걷는 여성의 모습이 풍경을 한층 더 빛내 주었다.
초가집 너머로 맑은 물이 가득한 강이 흐르고 있음을 상상이나 할 수 있으랴?
부서지기 쉬운 이 아름다운 풍광을 지키고 서있는 허수아비에게서도 넘치는 정감을 찾을 수 있다.
마을을 지나 버스정류장쪽으로 걸어나온 나는 공연장을 찾아가 보았다. 공연장에는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공연장의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구수한 안동 사투리가 귀전을 맴돌았다.
"야, 이눔아야(=이놈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하회마을 방문한 기념으로 만든 건물이지 싶다. 속에 들어가서 보면 관계되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젠 시내로 돌아갈 시간이다. 나는 오후 3시에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전시관 앞 마당에서 기다렸다. 시내버스를 타려면 표지판 앞에서 기다리면 된다. 버스는 정확하게 시간을 맞추어서 왔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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